도심 속 동물원에서 탈출한 동물들이 시내 도로와 주택가를 활보하다가 포획되었다는 기사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인명 피해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보통 야생 동물들은 몸집이 크고 사나운 경우가 많아 맞닥뜨렸을 때 당황하여 동물들을 흥분시킨다면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도로 한복판에서 야생 동물을 만났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멧돼지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는 뛰거나 소리쳐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멧돼지가 놀라 공격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멧돼지가 아직 본인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뒷걸음질로 안전한 장소에 대피하며 서로 마주 본 상태일 경우 멧돼지의 주의를 끄는 갑작스러운 행동은 피하고 침착하게 움직이도록 합니다. 혹은 나무 위로 올라가거나 멧돼지가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높은 곳으로 이동해도 좋습니다.
얼룩말
얼룩말을 만났다면 조용히 피하는 게 상책! 얼룩말이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출몰했다면 이미 흥분되어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기하다고 사진을 찍겠다며 가까이 가는 등의 행동은 동물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절대 하지 않도록 합니다. 흥분한 말이나 소의 뒷발에 걷어 차일 경우 치명적인 상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곰
등산을 하다 야생 반달곰을 만났다면 서로 거리를 두며 자리를 피하도록 합니다. 사람과 접촉 경험이 없는 곰들은 굳이 사람을 위협하려 하지 않습니다. 반면 사람과 접촉이 있었던 곰들은 사람을 음식과 연관시켜 쫓아갈 확률이 높아 공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망갈 땐 등을 보이며 가지 말고 뒷걸음질치며 현장에서 최대한 멀리 벗어나도록 합니다.
야생 너구리
도심 속 하천이나 공원 등에서 겨울잠을 끝낸 야생 너구리가 심심치 않게 출몰한다는 뉴스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광견병에 걸린 개나 너구리에게 물리면 사람도 그 병에 걸리게 되어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서울시는 야생 너구리로부터 광견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양재천 등에 광견병 미끼 백신을 넣은 어묵을 살포하기도 했습니다.
맹견
맹견은 산에서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습니다. 맹견을 비롯한 많은 동물들은 상대방의 두려움을 잘 알아채고 공격하기 때문에 침착해야 합니다. 만약 개가 으르렁거리고 짖더라도 침착함을 유지하도록 하고 눈을 맞추지 않도록 합니다. 직접 눈을 마주치면 공격하려는 의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얼굴을 살짝 돌리고 개의 행동을 주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산이 있으면 펴서 시야를 가리거나 가방이나 신발을 던져 관심을 돌린 후 탈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고라니
고라니는 도로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절대 급제동을 하거나 운전대를 틀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운전자가 위험해지면 반대 차선으로 오던 차량이나 주변 차량으로 2차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동차 소음이나 라이트 등으로 갑자기 자극을 주면 도로 한가운데에 멈춰 서거나 달려들 수 있기 때문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라이트를 약하게 해놓은 상태에서 경적을 울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야생동물출몰지역 표지판 잘 살피기
숲이나 산속에 있는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삼각형 모양의 야생동물출몰지역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이 표지판이 나오면 도로 규정 속도를 지키고 서행하면서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르는 야생 동물을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야간에는 전조등을 끄고 경적을 울려 위험 신호를 알려주는 것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로드킬 사고가 났다면?
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야생 동물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자동차로 부딪쳤다면 속도를 천천히 줄인 뒤 가까운 갓길이나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문제가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비상등을 켜도록 합니다. 안전 삼각대가 있다면 후방 차량을 위해 설치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지역 번호 +120이나 1588-2504로 연락하여 즉시 신고하도록 합니다. 이때 직접 수습하기 위해 도로에 나가는 건 위험한 행동이니 피해야 합니다.
생태도로를 아시나요?
생태도로란 도로나 철도, 댐 건설 등으로 인해 야생 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되거나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고 야생 동물의 안전한 이동을 돕기 위한 설치물로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기존 생태계를 함께 유지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구조물입니다. 이러한 생태도로는 단순히 이동 가능한 통로가 아닌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최대한 모방하여 동물들이 낯설어하지 않고 지나다닐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다고 합니다.
물리거나 상처 입었을 때 대처법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물리거나 상처를 입었을 경우 감염 예방과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고 발생 당시 몸이 멀쩡하거나 상처가 작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가는 큰일! 상처가 작아 보여도 동물의 이빨이 피부 깊숙이 침투한 경우 동물 침에 있는 바이러스나 병원 균으로 인해 감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고 발생 시 방치하지 말고 깨끗한 물로 씻은 후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전신영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