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마무리 멘트 '볶아주세요', 가장 맛있는 볶음밥은 무엇?

[푸드]by 데일리

곱창, 닭발, 떡볶이, 주꾸미볶음 등 우리는 자극적이면서도 맛있는 이 음식들이 유독 당길 때가 있다. 쫄깃하고 기름이 자글자글한 곱창과 모양새가 다소 징그럽긴 해도 자극적인 맛만큼은 일품인 닭발, 한국인의 대표 분식 떡볶이, 소주와 찰떡인 삼겹살 등 메뉴를 선택할 때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으니, 바로 볶음밥이다. 이미 과식했다 싶을 정도로 먹어 배가 빵빵하지만, 마무리로 볶음밥이 빠지면 섭섭하다. 볶음밥은 어떤 메뉴와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고 생각하는가? 여러분의 선택이 궁금하다.

곱창 먹고 볶음밥

자글자글 구운 쫄깃한 소 곱창이든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야채곱창이든 볶음밥은 어떤 종류의 곱창과도 잘 어울린다. 안에 곱이 가득한 소 곱창 위에 양파와 대추를 얹어 같이 입안으로 직행하면 그야말로 환상이다. 눈 깜짝할 새 다 먹고, 돌판 위에 남은 흥건한 기름에 김 솔솔 뿌려 양념이 된 밥을 잘 섞어 먹으면 비싼 소 곱창만큼 매력적인 맛을 뽐낸다. 야채 곱창은 또 어떠랴. 매운 양념에 볶은 곱창과 쫄깃한 식감 자랑하는 당면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치즈 가득한 볶음밥을 주문하면 ‘뭘 좀 아는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샤브샤브 먹고 볶음밥

칼국수와 세트로 나오는 샤브샤브 볶음밥도 일품이다. 우선 느타리버섯, 미나리, 청경채, 양배추 등 푸짐한 채소를 국물에 넣고, 잠깐 국물에 담갔다가 뺀 얇게 썰린 등심과 함께 집어 먹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어느 정도 고기를 먹었다 싶으면 다음은 오동통한 손칼국수다. 면 사리를 넣고 푹 익혔다가 ‘후루룩’ 소리를 내는 순간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이 정도 먹으면 배에 더는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느끼는데, 그래도 여기서 그만두기는 아쉽다. 달걀 하나에 파, 당근 송송 썰어 넣고 남은 국물과 잘 섞어 만든 볶음밥을 맛보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슬플 일이 없기 때문이다. 먹다가 어느새 눌어붙은 밥풀을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먹어야 비로소 한 끼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국물닭발 먹고 볶음밥

닭발에 대한 호불호는 다른 음식에 비해 명확한 편이다. 다소 현실적인 비주얼 탓에 먹기 전부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번 닭발의 맛을 알게 된 사람들은 ‘닭발 마니아’가 되어 입안에서 닭뼈 발골을 완벽하게 해내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국물닭발과 조화로운 사이드메뉴는 단연 주먹밥과 볶음밥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녀서 아예 둘 다 선택해서 먹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삭한 콩나물에 닭발을 대충 다 먹고 나면 국물이 적당히 쪼그라드는데, 사장님이 빠른 손놀림으로 밥을 휙휙 볶아 꾹꾹 눌어붙은 밥을 보면 언제 닭발을 먹었느냐는 듯 또 한 공기를 뚝딱 하게 된다.

감자탕 먹고 볶음밥

풍성한 고기와 채소, 시래기의 조화가 환상적인 감자탕의 마무리도 역시 볶음밥이다. 밥을 볶기 전에는 단연 뼈다귀부터 뜯어야 한다. 양손에 뼈 양 끝을 잡고 야무지게 발라 안쪽 살까지 쪽쪽 빨아들이면 어느새 앙상한 뼈다귀만 남는다. 거기다 깊은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시래기와 추가 주문한 라면 사리를 같이 돌돌 말아 먹으면 그 또한 감자탕의 별미다. 마지막으로 남은 국물을 덜어내 아주 조금만 남겨놓고, 김치와 깻잎, 잘게 부순 김을 넣고 국자로 밥을 싹싹 볶는다. 바닥에 적당히 눌어붙은 볶음밥으로 용량을 다한 배를 마지막까지 채워야 감자탕을 먹었다고 할 수 있다.

즉석떡볶이 먹고 볶음밥

조리돼서 나오는 떡볶이도 맛있지만, 휴대용 버너에 보글보글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떡볶이, 햄, 어묵, 군만두, 당면, 깻잎, 라면, 당면 등을 넣고 한데 끓여 먹는 즉석 떡볶이는 알찬 구성답게 풍성한 맛을 자랑한다. 이렇게나 맛있는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만, 즉석 떡볶이의 마무리도 역시 볶음밥이다. 팔을 높이 들어야 할 정도로 길게 늘어지는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넣고 나머지 국물 양념과 볶고 나면 떡볶이와는 또 다른 별미를 느낄 수 있다.

아귀찜 먹고 볶음밥

쫄깃하면서도 꽉 들어찬 아귀의 살과 아삭한 콩나물이 생명인 아귀찜. 아귀와 콩나물 가득 집어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콕 찍어 먹으면 입안 가득 충족감 차오른다. 아무리 아귀찜이라지만, 다른 해산물이 빠지면 쓰나. 톡 터지는 미더덕과 금방이라도 펄떡일 것 같은 새우, 단단한 껍질 속 풍성한 살을 지닌 꽃게까지! 지금도 완벽한 듯하지만, 아직 2%가 부족하다. 바로 볶음밥! 보통 아귀찜 담은 그릇을 가져가 주방에서 밥을 볶아주기 때문에 그 과정을 볼 수 없으니 더욱더 감칠맛이 돈다. 생김새부터 침을 꼴딱 삼키게 하는 비주얼을 지닌 볶음밥은 미나리와 콩나물을 얹어 먹으면 아까 먹은 아귀의 살도 잊을 만큼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삼겹살 먹고 볶음밥

얇은 삼겹살보다 두툼한 숙성 통 삼겹살이 더 끌리는 날이 있다. 겉은 바삭한 데 속은 부드러워 고기의 풍미를 더욱 잘 느낄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삼겹살에 김치는 필수! 삼겹살 기름에 지글지글 구워 삼겹살의 ‘쌈’ 역할을 하는 김치는 그 맛을 더 풍요롭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김치와 삼겹살의 흔적이 남은 돌판에 볶아먹는 볶음밥도 ‘볶음 밥계’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 김 가루를 수북이 뿌리고 깍두기와 깍두기 국물까지 더해 쓱싹쓱싹 볶으면 금세 한국인이 감탄할 만한 맛을 구현할 수 있다.

주꾸미볶음 먹고 볶음밥

철판 가운데에는 맛깔스럽게 양념 된 오동통한 주꾸미를 넣고 삼겹살을 꽃임처럼 둘러싼 모듬 주꾸미가 인기다. 아삭아삭 씹히는 콩나물과 함께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주꾸미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삼겹살과 주꾸미를 같이 깻잎에 싸먹어도 맛있다. 마무리는 역시 철판 볶음밥! 밥 볶기 전 따로 건져놓은 주꾸미와 불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볶음밥을 같이 먹으면 금상첨화다. 주꾸미 볶음 볶음밥도 역시 철판에 눌어붙은 밥을 싹싹 긁어먹는 게 핵심이니 잊지 말아야 한다.

닭볶음탕 먹고 볶음밥

닭으로 만든 요리가 대부분 맛있지만, 그중에서도 매콤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를 먹은 느낌을 주는 닭볶음탕. 감자와 양파 같은 채소도 잘 익고, 양념이 곳곳에 배어든 닭을 보고 있자니 침샘이 고장 난 듯하다. 양이 어마어마해 보이지만, 잘 익히면 살과 뼈의 분리가 순조로워 금세 바닥을 보인다. 역시 마무리는 볶음밥! 닭볶음탕을 먹고 남은 진한 국물은 볶음밥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환상적인 조합을 선보이다. 김 가루와 참깨를 솔솔 뿌려주면 그 감칠맛은 배가 된다.

찜닭 먹고 볶음밥

언뜻 닭볶음탕과 비슷해 보이지만, 재료만 같을 뿐 맛은 전혀 다르다. 진한 간장국물에 납작한 당면, 간이 촉촉하게 밴 닭봉과 쫀득쫀득한 떡은 찜닭의 구수한 풍미를 더해준다. 맛깔나게 채소와 쓱싹쓱싹 볶아 먹는 것도 좋지만, 또 유명한 찜닭용 볶음밥 중에는 누룽지 볶음밥도 있다. 바삭한 누룽지 볶음밥을 찜닭 국물에 넣고 숟가락으로 잘게 부수며 먹는 것도 진미다. 바삭함을 자랑했던 누룽지도 시간이 지나면 국물에 못 이겨 눅눅해지면서, 누릉지 속에 국물이 속속 배어들기 시작한다.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윤서 press@daily.co.kr

2019.05.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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