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마존닷컴을 꿈꾸는 예스24의 비전

[비즈]by 데일리

대한민국 최고(最高)이자 최고(最古)의 온라인 전문 서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라인 전문 서점은 ‘예스24’로 기록돼 있다. 1998년 웹폭스라는 이름으로 론칭된 예스24는 현재까지 줄곧 온라인 서점 1위, 전체 인터넷 쇼핑몰 규모에서도 8위를 기록하고 있는 서비스다. 이들은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책을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배송해 주는 것을 넘어 전자책 플랫폼을 론칭하거나, 구독경제의 흐름에 발맞춘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현재의 비관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향후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시장이 관심을 놓지 않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

주요 중심가에서 운영되고 있는 예스24 오프라인 중고서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학 MBA 과정을 밟은 이강인 사장은 건설업에 종사하던 인물이었다. 성공한 커리어를 쌓은 그는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1998년, 인터넷 서점 서비스를 개시하게 된다. ‘웹폭스’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이 서비스는 동년 12월 ‘다빈치서점’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이듬해에는 주식회사 웹폭스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법인전환하였으며 동년 6월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예스24’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 전문 인터넷 쇼핑몰의 시작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최대의 서점 업체는 ‘교보문고’였다. 예스24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창업 4년 만에 온라인 분야에서는 영풍문고와 종로서적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당시 2, 3위 업체인 ‘모닝365’와 ‘와우북’과도 차이를 벌리면서 교보문고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시키기 위해 회원들의 구매력, 구매횟수, 사이트 방문 빈도 등을 점수로 환산한 마니아클럽 서비스, 책의 속지를 일부 볼 수 있도록 사이트에 공개하는 미리보기 서비스, 배송 추적 서비스와 재고 정보 표시 안내 등도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서비스의 품질도 빠른 속도로 개선해 나갔다. 이를 통해 예스24는 온라인 분야에서는 교보문고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와우북을 흡수, 그리고 한세실업과 합병

우리나라 이커머스 업계의 배송 혁명을 처음 주도한 것은 예스24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이들은 빠른 기업공개를 목표로 투자를 계속 늘려갔다. 물류회사인 인프라24를 따로 세우고 수원에 75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마련했으며, 경쟁업체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를 기획해 전개했다. 2002년에는 시장 2위 업체인 와우북과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예스24가 신주를 발행하고 와우북 대주주가 이를 인수하는 형태의 인수합병도 추진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예스24의 기업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와우북과의 합병을 통해 더 커진 예스24를 다른 회사가 인수하는 형태로 창업자의 엑시트가 이뤄졌다. 예스24의 인수합병에 나선 업체는 의류 수출업체인 ‘한세실업’이었다. 1982년 설립된 한세실업은 미국의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OEM 및 ODM 방식으로 의류를 제작, 납품하는 회사였다. 2003년 5월 한세실업은 지분 50%와 전환사채 70만 1,895주를 인수해 예스24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매각대금은 221억 원이었다.

오프라인 사업을 바라던 한세실업을 만나

오프라인 진출을 바라던 한세실업이 다음과 결렬된 예스24의 M&A 딜을 받다

한세실업은 김동녕 회장이 설립한 기업으로, 이전부터 책을 다루던 기업은 아니었다. 이들이 예스24를 인수하게 된 것은 몇 번의 우연이 겹친 결과였다. 2000년부터 한세실업은 M&A를 위해 유망 기업들을 물색했으며, 많은 섬유기업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번번이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의류와는 무관한 기업이었던 예스24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김동녕 회장은 OEM을 넘어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사업을 바라고 있었으며, 비록 의류 업체는 아니지만 예스24는 이러한 필요에 정확히 부합하는 업태의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예스24는 한세실업 이전에 다음과 인수합병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구체적인 조건까지 협의가 완료된 상황에서, 막판에 이는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때 김동녕 회장이 둘 사이에 오가던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한세실업과 예스24의 M&A가 성사된 것이다. 김동녕 회장은 당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서야 이강인 사장을 만났다고 회고하고 있다. 인수 당시 예스24는 적자기업이었지만, 한세실업이 바라보기에는 여전히 국내 최고의 온라인 서점이며 250만 명의 회원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매력적인 기업이기도 했다.

내실을 기하면서 사업을 확장

2014년에는 학습지로 유명한 동아출판(구 두산동아)을 인수했다

기업공개를 위해 사세를 계속 늘려가던 예스24는 인수합병 이후부터 규모보다 내실을 다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주어진 숙제는 흑자전환이었다. 2003년 하반기부터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100억 원의 유상증자, 인건비 및 부대비용 등의 비용절감을 위한 수익구조 개선이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서비스들도 계속 도입됐다. 2004년에는 도서 본문 검색 서비스가 오픈됐으며, 2006년에는 U-book 서비스, SK텔레콤의 네이트를 이용한 모바일 서점, e-러닝 서비스 등이 오픈됐다. 2007년부터는 영화, 공연의 예약 서비스도 실시됐다. 2014년에는 학습교재를 주로 출판하는 동아출판을 인수하며, 출판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예스24는 설립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이들은 주로 물류 시스템 개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연달아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1만 원 미만 구매의 경우에는 택배비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로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다. 현재 예스24는 한세예스24그룹의 주력 회사로 자리를 잡고 있다. 2009년 1월 김동녕 회장은 한세예스24홀딩스의 회장에 올랐으며, 그룹은 한세예스24홀딩스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해외 진출과 오프라인 사업은 글쎄

예스24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공연장, 악스홀(예스24 라이브홀)

2009년부터 이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기 시작했다. 예스24 베트남 법인이 2009년 설립됐으며, 이듬해에는 현지에서의 온라인 사업이 시작됐다. 인도네시아 법인도 설립됐다. 하지만 자체 지분 100%로 현지에 진출하다 보니, 베트남 공산당 정부의 외국인 도서 유통 제한 규정으로 인해 이들은 현지에서 주력 사업인 도서를 판매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예스24는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에도 진출하고자 하고 있으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충당금은 회사 실적의 발목을 지속적으로 잡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을 받았던 오프라인 진출도 쉽지는 않다. 지난 2014년 서울 신논현역에 오픈한 크레마 라운지를 시작으로 예스24는 조심스레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2016년 4월 1일에는 창립 17주년 기념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을 겨냥한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오픈한 홍대매장의 ‘홍대던전’이 작년 8월을 기해 폐점하는 등 오프라인 사업의 실적도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온라인 서점,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전자책

예스24의 미래의 먹거리가 될 구독경제 모델 ‘북클럽’

해외 진출과 오프라인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회사는 연일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들의 실적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서적 못지않게 지명도가 높은 이들의 공연 예매 서비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작년 10월 치러진 기업설명회에서 김석환 예스24 대표이사는 2019년 거래총액 8,329억 원, 영업이익 126억 원을 기록하며 회사가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할 것이고, 오는 2021년에는 거래총액 1조 원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이들은 미래의 먹거리로 서적, 엔터테인먼트(티켓 판매), 그리고 전자책 시장을 삼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전자책 월정액 구독 서비스인 ‘북클럽’의 성과는 특히 고무적이다. 8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북클럽은 구독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동반성장하게 될 것이 기대되는 서비스로 꼽힌다. 비록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전자책 시장과 구독경제의 보편화는 예스24의 실적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아마존닷컴에 가장 근접한 위치에 서 있는 예스24가 과연 올해에는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최덕수 press@daily.co.kr

2020.03.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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