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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1일1깡' 열풍, 가수 비를 향한 대중의 마음은 애정?

by데일리

1일 1깡 열풍 일자 비가 한 말, "1일 3깡 해야지"

사진: Youtube'GENIE MUSIC'

2017년 비가 낸 미니 앨범 'MY LIFE愛'의 타이틀곡인 '깡'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7년 12월, 2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 유튜브에 게시된 공식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가 무려 1,000만에 육박했다. 사실 ‘깡’이 나왔을 당시에는 대중의 관심 크게 받지 못한 곡이다. 오히려 춤, 가사, 무대 퍼포먼스 등 '깡'을 통해 보여준 비의 무대에 특유의 절제된 세련미가 사라졌다는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졌다.

사진: 비 인스타그램(@rain_oppa)

한때 ‘월드스타’라 불리며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하는 활동마다 승승장구했던 비는 2010년대 중반부터 가수뿐 아니라 연기 활동에서도 흥행을 거두는 데 실패하면서 ‘한물간 연예인’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추억 속 레전드’로 잊혀 가는 연예인이 되는가 싶더니 2018년 하반기 즈음부터 유튜브나 SNS를 중심으로 ‘깡’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깡’을 듣는다'라기보다는 '‘깡’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난 뒤 사람들이 남긴 댓글 본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지만, 어찌 되었건 '깡 열풍'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17년 나온 '깡', 2020년 온라인을 달구다

사진: Youtube '케비넷 KBS청주'

잠깐 화제가 되고 지나갈 줄 알았던 '깡 열풍'은 사그라들 줄 모르고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2019년 하반기부터는 아예 ‘1일 1깡’이라는 밈(Meme, 온라인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전파되는 행동이나 생각 혹은 유행하는 소재)으로 소비되고 있다. 처음에는 '내 매니저 전화기는 조용할 일이 없네 / 레인이펙트 나 비 효과 /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등의 가사가 듣는 이로 하여금 민망함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영상에는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투의 댓글이 주를 이루었다.

사진: 깡 GANG Official M/V에 달린 댓글들

그런데 점차 이런 댓글이 쌓이고 쌓이자, 소위 '댓글 맛집'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댓글이 재밌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 온 사람들 덕분이다. 자고 일어나면 생겨나는 새로운 유머러스한 댓글을 보기 위해 본의 아니게 뮤직비디오를 계속 찾으면서 마침내 ‘하루에 한 번씩 깡을 안 들으면 허전한 느낌’이 드는 ‘중독 현상’까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사진: Youtube '호박전시현'

게다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유튜브를 포함한 SNS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고, 실내에서 '깡' 안무를 따라 하는 '깡 챌린지'까지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호박전시현’이라는 한 고등학생의 계정에 업로드된 ‘1일 1깡 여고생의 깡’ 영상은 조회 수 200만을 훌쩍 넘겼고, 여주시, 충주시 등의 지자체 공식 유튜브 계정에까지 ‘깡 커버’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 Youtube '여주시'

정부 기관의 '깡 조롱 논란'도 일기도

사진: Youtube '케비넷 KBS청주'

적극적으로 깡 커버 영상까지 올리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KBS 청주는 유튜브에 2017년 비가 KBS '뮤직뱅크'에 출연했던 방송을 그대로 올렸다. 지난 4월에 고화질로 업로드된 '1일 1깡 교과서 (이거 보고 따라 하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의 조회 수는 불과 한 달여 만에 벌써 300만을 넘어섰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지역 방송사들이 본사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활용해 비의 '깡'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미디어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진: 논란이 된 통계청 댓글

한편 깡 열풍에 편승하려다 역풍을 맞은 정부 기관도 있다. 깡 뮤직비디오에 “"통계청에서 깡 조사 나왔습니다. 2020년 5월 1일 오전 10시 기준 뮤직비디오 조회 수 685만 9592회. 39.831UBD입니다."라는 댓글을 단 통계청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 'UBD'는 비가 출연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엄복동’의 이니셜을 딴 용어로, 관객 수 17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한 영화를 조롱하는 의미에서 탄생한 단위다. 참고로 '1UBD’는 17만을 뜻한다.

사진: Youtube'통계청'

논란이 계속되자, 통계청 관계자는 결국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국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자 가수 비 뮤직비디오에 댓글을 쓰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부정적 의도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그 부분까지 고려 못 하고 심려 끼쳐 드린 점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원래 그는 우리나라 가요계의 아이콘이었다

사진: Youtube '놀면뭐하니?'

이쯤에 다다르자 사람들은 ‘1일 1깡’ 현상에 대한 비의 반응을 궁금해했다. 사실 ‘1일 1깡’의 유래가 혹평에서 비롯된 만큼 부정적인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작업했을 앨범을 유머로 소비하는 형태가 비로서는 충분히 기분이 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비는 이 현상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지난 16일에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비는 "'아침 먹고 깡, 점심 먹고 깡, 저녁 먹고 깡'으로 (1일 1깡이 아닌) 하루 3깡 정도는 해야 한다"라며 오히려 깡 열풍을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 Youtube '놀면뭐하니?'

특히 10년 차 팬이 비에게 전하는 상소문 '시무 20조'를 들은 후에는 시청자들과의 타협을 제안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비는 '입술 깨물기'와 '소리 질러', '맥섬노이즈' 등은 최대한 자제해 보겠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무대를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꾸러기 표정'과 '화려한 조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Youtube '놀면뭐하니?'

이후 비는 '깡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데뷔곡 '나쁜 남자', 지상파 첫 1위를 안겨준 '안녕이란 말대신', 화제가 된 '깡'까지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였다. 어느덧 중년에 가까운 나이에 20대 때와 변함없는 몸매와 더불어 누구보다 파워풀하면서도 유려한 춤선으로 그의 명성을 다시 한번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 시청자들은 '비는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이다', '40대인데 춤선은 아직 원탑이다', '노래와 의상만 잘 선택하면 다시 전성기 찾을 수 있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RAIN effect'로 다시 전성기 찾을 수 있을까

사진: 비 인스타그램(@rain_oppa)

1982년 생인 비는 ‘비’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지 올해로 19년 차를 맞았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깡'과 더불어 '30 SEXY', '차에 타봐'와 같은 곡으로 '오글거린다', '듣기 민망하다', '숨듣명'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원래 그의 앨범은 명곡이라고 칭송받았으며 무대 퍼포먼스는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춤으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니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아울러 호감형 인상과 마네킹 같은 몸매로 여심은 물론 남심까지 사로잡은 가요계 대표 아이콘이었다. 1집 후속곡 '안녕이란 말 대신', 2003년 2집 '태양을 피하는 방법', 2004년 3집 'It's Raining', 5집 타이틀곡 '레이니즘', 첫 발라드 타이틀곡이었던 6집 '널 붙잡을 노래'까지 나오는 곡마다 히트시켰다.

사진: 영화 '스피드 레이서' 스틸컷

배우로서의 활동도 놓치지 않았다. '상두야 학교가자', '풀하우스' 등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08년 워쇼스키 자매의 '스피드 레이서'에 출연했던 비는 이듬해 할리우드 영화 '닌자어쌔신'에 단독 주연으로 출연하며 '월드스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17년에는 우리나라 최고 여신이라고 칭송받는 배우 김태희와 결혼했으며 현재는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아빠’다. 한편, 비는 ‘놀면 뭐하니?’에서 “아내 김태희도 (1일 1깡 현상을) 좋아한다. 나랑 똑같은 반응이다”라고 전했다. 자칫 기분 나쁠 수 있는 이번 '깡 열풍'을 '쿨'하게 받아들인 비, 예전의 화려했던 전성기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