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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트로트 열풍,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by데일리

구세대 음악, 촌스러운 음악 등으로 치부되었던 트로트가 다시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장윤정의 ‘어머나’를 필두로 복고풍을 입은 트로트가 각광받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의 인기로 TV, 라디오 등 어디에서나 트로트가 흘러나오고 있다. 트로트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중장년층이 아닌 2030의 젊은 층이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힙합, R&B가 아닌 트로트가 각종 대중가요 순위의 상위에 오른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그렇다면 ‘트로트의 부흥’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우리나라 트로트의 시초는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트로트의 시초와 함께 트로트 열풍 현상을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나라 트로트 시초

우리나라에서 ‘트로트’라는 명칭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스탠더드팝이 대중화된 196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이다. 트로트 양식은 1920년대 ‘시드른 방초’ 등의 일본 엔카풍의 번역·번안곡이 인기를 모은 이후 1928년 문수일 작사, 김서정 작곡의 ‘세 동무’에 이르러 창작곡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로 1932년 이애리수의 ‘황성의 적’을 거쳐 1934년 고복수가 부른 ‘타향’ 등에 이르러 그 형태가 더욱 확고히 정착될 수 있었다.

사진 : 유튜브 <희망의 파랑새>

이때부터 트로트의 음조는 단조 5음계로 고착화된다. 주로 2박자에 특유의 꾸밈음을 지닌 노래로 정착되면서 이러한 음악적 관행은 1970년대까지 유지된다. 이 시기에는 고복수, 이난영, 장세정 등의 가수들이 등장하여 인기를 모았으며, 1940년대 초에 들어서서는 ‘나그네 설움’을 비롯한 장조 트로트가 새롭게 등장하여 단조 트로트와 함께 공존하게 된다.

촌스럽다고 여긴 트로트, 장윤정으로 되살아나다

구세대 음악, 촌스러운 음악 등으로 치부되었던 트로트가 K-POP 등 대중가요의 흐름 속에 다시 되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장윤정의 ‘어머나’ 덕택이다. 2004년 당시 장윤정은 트로트 전향과 동시에 현철, 송대관, 설운도 등 트로트계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가수들을 제치고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대한민국에 ‘어머나 열풍’을 일으킨다. 또 그해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트로트 부문을 휩쓸며 장윤정을 통해 트로트는 대부흥을 맞이할 수 있었다.

장윤정의 앨범은 이후로도 전통 트로트인 ‘짠짜라’, 국악을 접목한 ‘꽃’, 록의 성향이 가미된 ‘사랑아’ 등의 곡으로 연이어 크게 히트할 수 있었다. 발라드풍, 록의 성향이 가미된 트로트들은 젊은 여성층들이 즐겨 부르는 곡으로도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또 당시 음악 사이트 ‘멜론’의 웹진 멜론쥬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트로트 가수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로 정윤정이 꼽힌 것으로 나타났다.

때아닌 트로트 열풍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트로트가 지닌 독특한 양식과 매력 덕택일까. 트로트의 생명력은 꾸준하게 거론되고 있을 만큼, 요즘은 그야말로 트로트 전성시대다. TV를 틀기만 하면 트로트가 들려오고, 길거리에서도 익숙하게 들려오는 트로트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트로트 열풍의 중심에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과 같은 트로트 TV 프로그램이 있다.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들의 스토리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코드가 됐고, 여러 세대에 감동과 공감을 전달하면서 젊은 층과 중장년층을 막론하고 여러 세대를 통합하게 만들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프로그램이 가져온 전례 없는 트로트 열풍은 앞으로도 몇 년 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부캐로 확장된 트로트 열풍

트로트가 가진 고유의 확장성은 ‘부캐’ 열풍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트로트는 <미스트롯>, <미스터 트롯> 등 트로트 프로그램과 함께 유재석의 트로트 부캐인 유산슬, 김신영의 트로트 부캐인 다비 이모 등 ‘트로트 부캐 열풍’을 통한 세대 통합을 일궈내고 있다. <미스터트롯>에서는 아이돌 그룹 출신인 그룹 NRG의 천명훈이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는 등, 트로트는 끼와 재능을 갖춘 새로운 얼굴을 계속해서 영입하며 가락마다 세대를 통합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K-POP은 이제 트로트 열풍으로?

트로트는 이제 K-POP에서도 하나의 장르가 됐다. 다양한 장르와 통합되는 유연성, 고유의 매력을 갖고 있는 곡조 덕택에 K-POP 장르에서도 신선한 매력을 지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타난다. <미스터트롯> 등의 트로트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 등의 트로트 스타들은 다른 K-POP 스타들을 제치고 광고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친근한 곡조, 매력적인 스타들이라는 시너지는 트로트가 K-POP의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트로트의 인기는 늘 그렇듯 쉽게 사그라질 것으로 보았던 예상과 달리, K-POP 가수들 못지않은 팬덤의 높은 충성도, 구매력 등을 바탕으로 K-POP에서 ‘새로운 장르’라는 흥행을 써내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시청할 수 있는 트로트 프로그램, 매력과 끼와 스타성을 가진 트로트 가수들의 라인업이 쏟아진다면 차세대 K-POP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이처럼 트로트가 가진 고유의 매력 덕분에 K-POP에서는 새로운 역사가 확보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트로트라는 감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곡조와 폭넓은 연령층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스토리가 확보된다면 세계로 가는 K-POP 장르로 편승되어 트로트가 날개를 타고 훌훌 날아갈 날도 머지않았다. 

 

김태연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