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언제나 우리에게 설렘을 안긴다. 항상 보던 것과는 다른 풍경을 즐기고 문화를 체험한다는 것은 다른 어떤 행위보다도 두근거리는 일이다. 하지만 여행이 항상 설레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설렘보다 더 크게 느끼는 이들도 많다. 그런 때는 우리나라 곳곳에 존재하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여행지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우리나라에 있음에도 생소한 풍경을 가진 전국 방방곡곡의 여행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인천 옹진군 대청도 모래사막
인천 옹진군 대청도에는 특이한 풍경의 모래사막이 있다. 주민들이 대청도 모래사막이라 부르는 북쪽 해안에 위치한 옥죽동 사구의 이야기다. 이곳의 전체 면적은 축구장의 약 70배 크기에 달하며, 길이 1.6㎞, 폭 600m의 국내 최대 규모의 모래사막이다. 이곳은 모래가 바람에 날려 이동하면서 계절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활동성 사구다. 멸종위기 1급인 노랑부리백로를 비롯해 다양한 조류가 이곳에서 발견된 바 있다.
2. 충북 옥천군 부소담악
충북 옥천군 군북면 부소무늬마을에서는 ‘부소담악’이라는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부소담악은 물위로 솟은 기암절벽으로, 길이는 무려 700m에 달한다. 이곳은 처음부터 물가 절벽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본래 산이었지만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산 일부가 물에 잠겨, 마치 물위에 바위 병풍을 둘러놓은 듯한 풍경이 연출됐다. 신기하게 펼쳐진 부소담악의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할 수도 있다.
3. 경북 칠곡군 가실성당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가실성당’은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대구 계산성당에 이어 경상도 지방에서 두 번째로 완공된 성당으로, 지하 1층, 지상 1층의 신로마네스크 양식 건축물이다. 정면 중앙에는 종탑이 있으며, 성당 내부 창문틀은 독일의 유명한 스테인드글라스 장인인 에기노 바이너트가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 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신부수업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4. 대전 동구 상소동 산림욕장
대전광역시 동구에 있는 ‘상소동 산림욕장’은 자연 체험과 휴양을 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이 조성된 관광지다. 수많은 돌탑이 조성돼 특이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다. 겨울이 되면 주변 계곡물과 지하수를 활용해 얼음벽, 얼음기둥, 얼음탑 등을 조성한 이색적인 관광 명소도 된다. 상소동 산림욕장은 매년 14만 명이 찾는 것으로 전해지며, 이곳의 산림 교육 프로그램도 연간 약 만 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경남 산청군 수선사
‘수선사’는 지리산 동남쪽 끝자락 마지막 봉우리인 웅석봉 기슭에 위치한 사찰이다. 소나무와 잣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절로, 앞으로는 정수산과 마주하고 있고 황매산이 보이는 곳이다. 창건이 오래된 사찰은 아니기에 보물과 문화재가 많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매우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108배 예불, 참선 명상 등을 경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6. 경북 경주 화랑의 언덕
경북 경주에 있는 ‘화랑의 언덕’은 현지 주민들에게는 OK목장, OK청소년수련원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화랑 김유신이 수련하며 검으로 바위를 갈랐다는 설화가 전하는 단석산 정상부의 드넓은 언덕이 바로 이곳이다.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인 평원에서, 깨끗한 풀밭을 거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핑클 멤버들이 머무르면서 예능 프로그램 ‘캠핑클럽’을 촬영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7. 충북 제천 배론성지
‘배론성지’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에 자리를 잡은 천주교 원주교구의 성지다. 1800년대부터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 온 교우들이 모여 형성된 오래된 교우촌으로, 제천 중심가에서는 약 14㎞ 떨어진 곳이다. 조선 후기 천주교도 황사영이 백서를 썼던 토굴, 최양업 신부의 묘, 최초의 신학교인 성요셉신학교 등이 이곳에 보존돼 있다. 교인들을 위한 순례 코스도 운영되고 있으며, 순례자는 자신의 시간에 맞춰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8. 부산 장림포구
부산광역시의 ‘장림포구’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못지않은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베네치아의 모습을 닮아서 ‘부네치아’라 불리기도 하는 곳이다.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곳으로, 2012년 본격적인 도시 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 지금은 SNS용 인생샷을 찍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 시민들을 위한 먹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가 잘 마련돼 있어, 지금은 부산의 고유한 지역성을 간직한 대표적 관광지로 꼽힌다.
9. 경기 수원시 월화원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효원공원에는 많은 이들이 찾는 중국식 정원 ‘월화원’이 있다. 2006년 중국 광둥성과 경기도 간 우호 교류 협력 체결에 따라, 이를 기념하기 위해 효원공원 안에 개장한 중국식 정원이다. 이곳에서는 중국 광둥식으로 꾸며진 전통 정원과 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 월화원이라는 이름은 중국 광둥성이 과거 남월 지역이어서 지어진 이름으로 추측되며, 풀어서 쓰자면 ‘남월 꽃의 정원’이라는 뜻이라 할 수 있다.
10. 제주 애월읍 상가리야자숲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에서 찾아갈 수 있는 ‘상가리야자숲’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의 인생샷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커다란 야자수가 나란히 줄을 지어 조성된 숲길로, 군데군데에 포토존으로 마련된 곳들도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곳이었으며 주차장이 없어 갓길 주차를 해야 하는 숨겨진 명소였으나, 최근에는 전용 주차장이 마련됐으며 별도의 입장료를 수취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최덕수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