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물을 가르는 짜릿한 경험… 판타지는 덤”

[여행]by 동아일보

여행 |뉴질랜드 퀸스타운|

동아일보

스카이라인 전망대에 오르면 퀸스타운 시내 전경과 와카티푸 호수가 보인다. 전망대 위로는 루지와 산악자전거, 패러글라이딩 등을 즐길 수 있고 멀리 보이는 눈 쌓인 더블콘 정상 너머로는 스키장이 있다.

뉴질랜드 퀸스타운은 판타지 세계로 가는 관문이다. 퀸스타운 공항에 도착해 밖을 나서면 공기부터 다른 느낌을 받는다. 풍경도 우리가 흔히 보아 왔던 풍경이 아니다. 꼭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배경 같다. 퀸스타운에서는 220개가 넘는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액티비티가 판타지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판타지 세계 1 [입문]


퀸스타운은 인구 4만 명의 작은 도시다.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여행자들이 전 세계에서 찾아온다. 여행자를 위한 판타지 세계 입문용 마을인 셈이다. 퀸스타운 앞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다. 알파벳 ‘Z’ 모양으로 생긴 와카티푸 호수 길이는 80km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길다. 퀸스타운은 호수 중앙부 주변에 위치해 있다.


와카티푸 호수는 25분 간격으로 수면이 10cm 정도 오르내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호수 북쪽 다트강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의 양과 호수에서 빠져나가는 물의 양이 맞아떨어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동아일보

퀸스타운 앞의 와카티푸 호수. 최대 깊이 380m로 다트강에서 흘러들어온 물은 퀸스타운 동쪽 카와라우강으로 빠져나간다. 물 건너편 숲은 퀸스타운 가든스와 시티 공원.

이런 현상을 두고 마오리족 사이에서는 호수 밑바닥에서 잠자고 있는 거인 괴물의 심장 박동 때문에 일어난다는 전설이 있다. 정말 판타지 같은 이야기다. 호수 주위는 해발 1500∼2400m의 산이 둘러싸고 있다. 퀸스타운에서 잠시 쉬다 칼이나 방패, 활을 챙기고 모험을 떠나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먼저 지역 전체를 눈에 익힐 필요가 있다. 퀸스타운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스카이라인 곤돌라를 타고 스카이라인 전망대(해발 790m)에 오르는 것이 가장 좋다. 남반구의 여름인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의 성수기에는 곤돌라를 타기 위해 30분 정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걸어서 올라가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전망대에 오르면 퀸스타운 시내는 물론 주위 산들과 와카티푸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비로운 풍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곳에서 동력장치 없이 800m 언덕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루지를 타면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경남 통영에도 비슷한 루지가 있다. 퀸스타운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번지점프도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또 다른 방법이다.


다음 날을 위해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것도 잊지 말자. 퀸스타운 시내에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맛있는 레스토랑이 많다. 이 가운데 ‘퍼그버거’는 퀸스타운의 대표 음식점 중 하나다. 30여 종류의 다양한 햄버거를 파는 곳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줄을 서서 먹고 인증샷을 남긴다. 아침이나 새벽(영업시간 오전 8시∼다음 날 오전 5시)에 가면 여유 있게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퀸스타운 시내의 ‘팻램’은 양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식당이다. 다양한 부위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는 것으로 인기가 높다.


판타지 세계 2 [중급]

동아일보

퀸스타운에서 가장 짜릿한 활동 중 하나인 다트강 제트보트. 마운트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의 중심으로 향한다.

호텔스 컴바인 배너 이미지1

이제 본격적으로 판타지 세계를 탐험해보자. 퀸스타운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48km)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글레노키가 그 입구. 와카티푸 호수 최북단에 자리 잡은 인구 200여 명의 마을이다. 이곳은 마운트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 및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의 경계와 와카티푸 호수로 흘러들어 가는 다트강을 접하고 있다.


퀸스타운에서 글레노키로 가는 길은 딱 하나다. 가는 도중에 정차한 자동차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압도적인 풍광이 가는 내내 펼쳐져 자동차를 세우고 감상하지 않고는 지나가기 힘들다. 가는 길이 이 정도라니. 글레노키의 풍경은 과연 어떨까.


기대를 안고 제트보트에 올랐다. 와카티푸 호수에서 다트강 상류까지 제트보트를 타고 1시간 정도 거슬러 올라간다. 수심 70∼180cm인 강 위를 날아가듯 최고 시속 80km로 달린다.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가이드이자 운전사가 친절하게 해설해 준다. 다트강에서는 노를 젓는 보트나 말을 타고 다트강 주위를 둘러볼 수도 있다.


제트보트에서 내리면 마운트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 숲을 30분 정도 걷는다. 판타지 세계 생존을 위한 훈련처럼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이곳에서만 자라는 식물들을 만지고 잎을 따서 맛도 볼 수 있다.


숲에서 나오면 사륜구동 버스를 타고 국립공원의 광활한 목초 지대로 향한다. 뭔가 낯익은 느낌이 든다. 최고의 판타지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비롯해 ‘호빗’ ‘나니아 연대기’ ‘엑스맨’ 같은 영화들이 촬영된 장소다. 왜 이곳을 촬영지로 택했는지는 풍경만봐도 이해가 된다.


판타지 세계 3 [상급]


판타지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한 담력이 필요하다. ‘고급 모험가’를 위해 퀸스타운은 수많은 액티비티들을 준비하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헬리콥터·경비행기 투어, 산악 트레킹 등 정말 다양하다. 그중 카와라우 번지점프와 쇼토버 제트보트는 퀸스타운의 가장 대표적인 액티비티다.

동아일보

세계 최초의 상업적인 번지점프가 행해진 퀸스타운 인근의 카와라우 번지점프. 이곳에서 많은 광고와 영화를 촬영했다.

퀸스타운은 상업적인 번지점프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다. 퀸스타운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카와라우 다리에서 1988년 세계 최초의 상업적인 번지점프대가 문을 열었다. 많은 영화와 광고에 등장한 번지점프의 성지 같은 곳이다. 매년 40만 명이 이곳을 찾아 그 가운데 3만8000명이 직접 번지점프를 한다. 카와라우 번지점프는 아파트 10층 높이인 43m로 200m가 넘는 최신 번지점프대에 비하면 높이가 낮은 편이다.


퀸스타운 북쪽 자동차로 5분 거리의 쇼토버 제트는 스릴 넘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좁은 협곡 사이로 흐르는 쇼토버강을 최고 시속 90km의 제트보트를 타고 약 30분간 누빈다. 강 위로 솟은 바위 옆이나 절벽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고, 빠른 속도로 가다 360도로 회전하는 등 체험하는 데도 담력이 꽤 필요하다. 무서운 나머지 눈을 감고 타거나 안전바를 너무 세게 잡아 팔에 경련을 호소하는 여행자들이 나올 정도다. 이미 300만 명이 쇼토버 제트보트를 경험했다.


○ 여행정보

동아일보

팁+ △인천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까지 약 11시간, 오클랜드에서 퀸스타운까지는 약 2시간 걸린다. 에어뉴질랜드는 11월 23일부터 인천∼오클랜드 구간 직항편을 운영한다. 주 3회 운항하며 성수기인 12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는 주 5회 운항할 예정이다. △제트보트는 물이 많이 튄다. 타기 전 비옷을 빌려주기 때문에 옷이 젖을 걱정은 없지만 머리와 얼굴이 젖는 경우가 많다. △퀸스타운 시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액티비티 검색과 예약이 가능하다. 일정과 날씨에 맞는 액티비티를 정해 미리 예약을 하면 좋다.


감성+ △음악: 온리 타임(엔야). 신비로운 엔야의 목소리와 몽환적인 음악 분위기가 판타지 세계의 관문인 퀸스타운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감독 피터 잭슨)를 본 뒤 뉴질랜드를 찾아온 수많은 여행자를 퀸스타운에서 볼 수 있다.


여행지 지수(★ 5개 만점)

- 다양한 액티비티 즐기기 ★★★★★

- 맛있는 양고기 맛보기 ★★★★★

- 판타지 세계의 주인공 되기 ★★★★★

- 노트에 풍경 스케치하기 ★★★★

- 여행지에서 새로운 친구 사귀기 ★★★★

퀸스타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호텔스 컴바인 배너 이미지2


2019.10.28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