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 마방 자취따라 호도협-옥룡설산을 걷는다
은빛 봉우리의 거대한 설산 사이로 흐르는 옥빛 물결. 거센 물소리 사이로 은근히 들려오는 워낭소리와 함께 사색에 잠기는 길. 중국 여강에서 50km 정도 떨어진 호도협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호도협은 지각운동으로 대륙이 갈라지며 형성된 거대한 두 개의 산, 옥룡설산과 합바설산 사이의 경사가 급하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중 하나이다. 포수에게 쫓기던 호랑이가 뛰어넘었다 해서 이름 지어진 호도협은 폭이 좁아, 굽이치는 물길이 매우 매섭고 역동적으로 비경을 이룬다. 이 협곡 길은 먼 옛날 마방들이 운남성의 차를 싣고 티베트로 향하던 차마고도의 주요 통로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이미 영국 BBC에서 뉴질랜드 밀포드사운드, 페루의 마추픽추와 더불어 세계 3대 트레일 코스로 소개되며 트레커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호도협 트레킹은 나시객잔에서 시작해 중호도협까지 가는 1박 2일 코스가 일반적이다. 첫날 오른쪽으로는 옥룡설산, 왼쪽으로는 합바설산이 따라오는 풍경을 내내 감상하며 걷다 보면 차마객잔을 지나 중도객잔에 도달하게 되는데, 중도객잔의 창문 너머로 세계 제일의 풍경이 펼쳐진다. 하나투어는 이 중도객잔에서 투숙하는 호도협 트레킹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튿날 관음폭포를 지나 두 시간 남짓 걸으면 중호도협으로 가는 협곡 길로 접어든다. 가파른 길을 한 시간 남짓 내려가면 눈앞으로 바짝 다가온 거센 급류가, 머리 위로는 흰 머리의 설산들 사이 파란 하늘이 세상의 모든 근심을 내려놓게 한다.
연중 내내 봉우리에 눈이 쌓여 있는 옥룡설산은 이름 그대로 마치 은빛 용 한 마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엎드려 누워있는 자태를 하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로 해발고도가 높고, 눈에 덮인 13개의 봉우리 중 주봉인 선자두는 해발고도 5596m에 달하는 고산이다. 나시족들은 예부터 옥룡설산을 수호신으로 여겨 신성시하였고, 이 때문에 주봉에 오르는 것도 금지되어 주봉은 아직 누구에게도 정복당한 적이 없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답기만 하던 옥룡설산은 직접 오르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만년설로 1년 내내 눈으로 덮여 있어, 희귀한 식물들이 많고 오랜 세월 빙하 침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암석, 모래 등을 볼 수 있다. 또 고지대의 대초원과 푸른 원시림을 지나며 변화무쌍한 환경에 둘러싸여 걷는 재미가 있다.
옥룡설산 트레킹은 옥룡설산을 오르는 옥주경천과 모우평 2개의 기본적인 코스가 있다.
옥주경천 코스는 주봉에 가장 가까이 오르는 코스로 가장 높은 곳에서 옥룡설산을 즐길 수 있다. 최고 고도 4650m의 망설대협곡에 오른 뒤 하산하면서 야생화와 아래 펼쳐진 옥호촌부터 여강시내까지 내려다보며 대자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모우평 코스는 국립공원 내 위치한 코스로 국가에서 관리해 코스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옥주경천 코스에 비해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다. 모우평의 모우는 나시어로 야크라는 의미로, 드넓은 초원을 거닐며 우연히 마주치는 야크떼를 보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높은 고도가 부담된다면 호도협 트레킹에서도 보지 못한 옥룡설산의 뒷모습을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는 나시족의 길 코스를 추천한다. 실제 나시족이 거주하는 옥호촌 마을을 지나 용녀호수에서부터 약 13km 이어지는 이 코스는 현지인들에게 검증된 옥룡설산의 풍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모우평, 옥주경천 코스는 많은 트레커들이 다녀갔지만, 나시족의 길 트레킹 코스는 아직 트레커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나시족의 길 트레킹 코스는 하나투어에서 단독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호도협과 옥룡설산을 동시에 트레킹할 수 있는 일정이 하나투어에 연중 준비되어 있다. 트레킹 초보자를 위한 ‘호도협&나시족의 길’ 코스부터 중·상급자를 위한 ‘호도협&옥주경천’, ‘호도협&모우평’ 코스까지 세 가지로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평균 강수량이 많은 6∼9월이 바로 지난 10월은 트레킹 최적기다. 하나투어는 10월 24일 산악인 허영호 대장과 함께 가는 호도협&옥주경천 트레킹 상품의 인원을 모집한다.
상품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하나투어리스트 테마여행 전문상담전화 또는 홈페이지로 가능하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