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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3만 년 세월 모과나무 정원에 사색을 담은 남자

by동아일보

대구 사유원 유재성 설립자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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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락~. 낙엽 카펫이 깔린 만추(晩秋)의 정원에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 수줍은 듯 작은 연분홍 꽃을 피운 꽃댕강나무였다. 잎을 모두 떨어뜨린 653살 모과나무는 노란 열매를 금괴처럼 주렁주렁 달았다. 맞은편 단풍나무는 이에 질세라 빨간 별들을 하늘에 띄웠다.


우리는 왜 정원에 가는가. 정원을 산책하면서 어떤 심적 상태에 이르기 원하는가. 궁극의 아름다움은 인간의 품격을 어떻게 고양시키는가. 대구시 군위군 ‘사유원’(思惟園)에 다녀온 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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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나무 108그루가 사는 사유원 ‘풍설기천년’. 강위원 촬영, 사유원 제공

2021년 9월 10만 평 규모로 문을 연 사유원에는 지금까지 유료 입장객 6만2000명이 다녀갔다. 이곳은 올해 7월 대구시로 편입되기 전까지 경북 군위군이었다. KTX 동대구역에 내려서도 차로 한 시간 더 달려야 도달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전국에서, 해외에서 찾아온다. 입장객 10명 중 6명이 서울과 수도권 거주자다. 깊은 산자락에서 열리는 음악회도, 요가 클래스도 성황이다.


● 사유를 일으키는 정원


사유원에 두 번 가봤다. 작년 11월, 그리고 올해 11월. 처음에는 얼떨결에 갔다. 삶의 해답을 알지 못해 허둥대다가 마음의 고요함을 찾을 곳이 필요하던 때였다. 인생의 멋을 아는, 눈과 발이 빠른 지인들이 SNS에 올리던 사진들이 방문의 계기를 줬겠지만, 당시로선 절박한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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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원 ‘첨단’. 김종오 촬영, 사유원 제공

사유원의 첫인상은 놀라움이었다. 들어서자마자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여정이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알바루 시자(포르투갈)와 국내 유명 건축가 승효상 최욱 등의 건축물이 나타났다. 그들의 이름에 탄복한 것이 아니다. 건축물이 으스대지 않는 크기와 모양새로 자리 잡아 풍경의 부분으로 사유를 일으키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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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루 시자가 작업한 ‘소요헌’. 김종오 촬영, 사유원 제공

숲길마다 새로운 경관이 펼쳐지고, 장면마다 주인공이 바뀌었다. 오래된 모과나무와 소나무, 마음을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흔들리는 은빛 억새…. 작은 경당 ‘내심낙원’에 스며드는 한 줄기 햇빛을 보면서는 생각했다. ‘구원의 빛이 아닐까.’ (관련기사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119/116552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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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낙원’. 김종오 촬영, 사유원 제공

관람객은 원하는 만큼 정원을 둘러보면 된다. 사유원이 제시한 추천 관람코스는 1시간짜리부터 4시간짜리까지 네 가지 종류다. 하지만 삶에 정답이 없듯, 사유원 산책의 정답도 없을 것이다. 오르다 지치면 벤치에 앉아 빛과 바람을 느끼며 쉬면 어떤가. 이리 걷다가 아닌 것 같으면 저리 걸어보면 또 어떤가. 정원에 위로가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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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사유원 전경. 대구=김선미 기자

● 숲의 바다에서 고요하게 쉬기


이달 초 취재차 간 두 번째 방문에서는 또 놀랐다. 작년 11월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았다. 단체 버스로 온 대전의 건축가들, 외국인들, 기업체 연수자들이 일반 관람객과 어우러져 레스토랑과 카페는 꽉 찼다. 그래서 현장의 빈자리를 확인하고 예약 후 들어선 게 ‘현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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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 내부에서 본 팔공산. 김종오 촬영, 사유원 제공

사유원에서 첫 번째로 지어진 이 작은 건물에 들어서면 장대한 팔공산 산세가 파노라마 뷰로 눈 앞에 펼쳐진다. 숲의 바다 위에 건물이 떠 있는 느낌이다.


현암에서는 하루 세 번 티 하우스가 진행된다. 정향 잎으로 만든 돈차를 우려 마시는 시간은 고요했다. 졸졸 차 따르는 소리가 자연의 물소리로 들렸다. 속세에서 시달렸던 마음이 물줄기마다 씻어졌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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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의 티하우스 . 대구=김선미 기자

사유원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의외의 공간을 만난다. 숲길을 오르다 지칠 무렵에는 쉼터가 나타난다. 벽체를 세운 작은 조형공간도 있고 벤치도 있다. ‘다불유시’(多不有時)라는 곳도 있다. WC의 영어 발음을 한자어로 넉살스럽게 표현한 화장실이다. 생태 화장실을 만들자는 설립자의 의견에 따라 승효상 건축가가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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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바람을 느끼며 볼일을 보게 한 사유원의 야외 생태화장실. 대구=김선미 기자

그저 바닥에 작은 네모 하나 파낸 야외 화장실을 보면서 전남 순천 선암사의 해우소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일을 보며 풍광을 느낄 수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 화장실로 일컬어지는 그곳….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 해우소에 가라, 쭈그리고 앉아 실컷 울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난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 ‘선암사’도 떠올랐다.


● ‘소쇄원 감성’을 담은 한국정원


사유원 첫 방문에서 건축물이 기억에 남았다면, 두 번째 방문에서는 건축과 어우러진 자연이 눈과 마음에 들어왔다. 사유원 내 전통 한국 정원인 ‘유원’도 그중 하나다. 소나무와 석재로 계곡과 연못을 구현한 이곳의 정자에 오르자 가을바람이 꽃향기를 실어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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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원의 한국 전통정원 ‘유원’. 강위원 촬영, 사유원 제공.

사유원의 조경은 세계조경가협회 ‘제프리 젤리코상’을 올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받은 정영선 조경설계서안 대표와 그의 후배인 박승진 디자인스튜디오 로사이 대표가 주로 담당했다. 박 대표는 말한다.


“사유원 설립자는 2006년 산을 매입해 2009년부터 정원을 조성했다. 그는 건축가, 조경가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질문하면서 적극적으로 공간에 개입한다. 여러 의견을 듣되 본인이 소화해 구현한다는 점에서 직접 마스터플래너 역할을 하는 셈이다. 웬만한 사업가라면 골프장으로 개발했을 법한 야산을 정원으로 만들면서 가급적 벌채하지 않았다. 산을 망가뜨리지 않고 경관을 가치 있게 드러내고 싶어 했다. 유원은 ‘소쇄원 감성’을 담고자 했다. 우리 옛 정원의 문법을 살려 경사지에 물을 흐르게 하고 모았다. 경관을 넘나드는 공간을 지금 시대에 재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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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감성’을 담아 물줄기를 흐르게 하고 모았다는 유원. 대구=김선미 기자

● “사유원 설립자는 스티브 잡스형 경영인”


사유원은 유재성 전 TC태창 회장(77)이 모과나무를 사 모으면서부터 시작됐다. 1989년 그는 300년 수령의 모과나무 네 그루가 일본으로 밀반출될 위기라는 얘기를 회사 정원사로부터 들었다. 부산항으로 달려가 이미 컨테이너에 실린 모과나무를 사 왔다. 그때부터 오래된 모과나무를 사서 회사 공장에 심기 시작했다. 나무를 심을 더 넓은 땅이 필요해 사들인 군위의 야산이 지금의 사유원 부지다. 300년 넘은 모과나무 108그루를 심었으니 3만 년 넘는 세월을 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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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이상 수령의 모과나무들이 열매를 주렁주렁 늘어뜨렸다. 대구=김선미 기자

사유원에서는 설립자의 숨결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60여 개의 사인 보드에는 그의 필체로 새겨진 각종 글귀가 있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를 의역하는 등 각 공간에 맞게 직접 내용을 선정했다고 한다. 한문을 오랫동안 익히고 공자 노자 장자를 두루 공부한 이력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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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원 설립자가 직접 손글씨로 써서 새긴 사인 보드. 대구=김선미 기자

이토록 드넓은 땅에 유명 건축가와 조경가를 불러 모아 정원을 조성한 사유원 설립자가 갈수록 궁금해졌다. 여러 통로를 통해 평가를 들어봤다. “거친 듯해도 굉장히 섬세하고 꼼꼼한 사람”,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스티브 잡스 같은 경영인”, “시인이 되고 싶었던 예술 애호가이며 예술 후원자이자 그 자신이 예술가”….


골프를 하지 않는다는 그는 몽골 초원을 오토바이로 달리고, 새와 열대어를 촬영해 온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했다. 어떤 생각으로 사유원을 조성했는지 유재성 사유원 설립자로부터 들어봤다. 그가 언론매체와 가진 첫 인터뷰다.


● 유재성 사유원 설립자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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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기다소나무숲이 울창한 사유원 소요헌 앞에서 유재성 설립자. 사유원 제공

―대구의 태창철강 회의실 한가운데에 최재훈 작가의 달항아리와 찻사발들을 두고 있는 게 신선하다. 정원과 문화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인가.

“경북 김천의 초가집에서 나고 자랐다. 밭에서 따온 고추가 빨갛게 지붕 위에서 익고 있을 때, 흙 마당에서는 어머니가 멍석을 깔고 칼국수를 만들어 주셨다. 마당에 핀 채송화와 봉선화를 보면서 국수를 먹던 유년기 경험이 문화와 정원조성의 시작이 된 것 같다. 50년 전 경북대 후문 앞에 터를 잡고 살면서 다양한 나무를 심었고, 사업을 하면서는 전국 계열사마다 공장 정원을 가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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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작가의 달항아리와 찻사발들을 회의실 한 가운데에 둔 대구 태창철강 회의실. 사유원 제공

―일본에 팔릴 뻔한 모과나무를 웃돈을 주고 사들여서는 뭘 했나.

“모과나무를 산 후 애지중지하며 공부해 나무에 대해서는 상당한 경지에 오르게 됐다. 20년간 모과나무를 비롯해 소나무, 소사나무, 백일홍 등을 모으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유원을 만들게 됐다. 풍상을 이겨낸 모과나무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에 모과나무 108그루를 심고 조경한 장소를 풍설기천년(風雪幾千年)으로 이름 지었다.”


늦가을 풍설기천년은 장관이었다. 굵직한 모과들이 나무에도 땅 위에도 가득했다. 그중에는 수령 653년으로 추정되는 높이 3.9m, 둘레 4.85m의 모과나무가 있다. 2021년 한국교원대 환경교육과 김기대 교수가 국가문화유산 포털에서 천연기념물과 시도기념물로 등재된 모과나무 고목 5그루의 키, 둘레길이 등을 토대로 단순 및 다중회귀 분석을 통해 관계식을 산출해 651년이라는 수령을 추정했다. 653년 전인 1370년은 고려 공민왕이 재위하던 시기다. 사유원 직원들은 “자꾸 보면 어느 순간 할아버지 같이 느껴지는 나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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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년 된 사유원의 모과나무. 여러 주인을 거쳐 대구 수성구에 있던 나무를 사왔다. 사유원 제공

―모과나무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모과나무는 여러 미덕이 있다. 오래된 고목에서 봄이 되면 어김없이 분홍빛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노란빛으로 물든 열매와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준다. 특히 수령 300년 넘은 모과나무들은 어김없이 다가오는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존재의 미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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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성 사유원 설립자. 사유원 제공

TC태창은 태창철강 등 8개 계열사와 공익재단 두 곳을 가진 그룹이다. 사유원도 그중 한 계열사다. 유 설립자는 1946년 부친이 대구 북성로에 문을 연 70평짜리 철재 가게 ‘태창철재’를 1967년 물려받아 매출 1조 원대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키웠다. 1970~1980년대 포항제철 냉연코일과 열연코일 판매점 권한을 취득하며 기업의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개인과 회사의 성장 과정이 궁금하다.

“김천에서 태어났지만 6·25 전쟁 때 대구로 피난 와서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나왔다. 대구중 2학년 때 쓰러져 전신 마비가 되는 등 힘든 투병 생활을 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건강을 회복해 합기도와 등반을 했다. 협화상회에서 시작해 태창철재, 태창철강으로 이어진 기업사는 한국의 근현대사와 맞물려 여느 기업 못지않은 고난을 겪었지만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헤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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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야경’. 김종오 촬영, 사유원 제공

―사유원의 모델이 된 해외 정원이나 공간이 있나. 어떻게 국내외 유명 건축가, 조경가와 협업하게 됐나.

“수십 년에 걸쳐 전 세계의 유명한 공원, 정원, 박물관과 미술관을 두루 다녔다. 아름다운 곳이 많지만 기존의 어느 장소도 모델로 삼지는 않았다. 특정 장소를 모델로 삼는 것은 아류를 낳는 것이다. 세상에 없는 정원을 만들기로 결심한 결과가 사유원이다. 사유원만의 차별점을 깊이 생각했고, 취지에 공감하며 잘 표현할 전문가들을 찾아 모셨다.”


―협업의 성과 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성과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조성했지만 문을 연 지는 불과 2년이 지났을 뿐이다. 평가는 관람객들의 몫이다. 겸손하게 가꾸는 일만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유원에서 특별히 마음을 두는 장소가 있나. 추천 감상 포인트는.

“10만 평에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담았기에 어느 한 곳에 마음을 두지는 않는다. 다만 팔공산 비로봉(1193m)과 산맥을 차경하는 사유원은 일출과 일몰 장면이 절경이다. 현암, 금오유현대, 팔공청향대, 소강탄금대, 대붕대 등 원내 곳곳에 조성된 전망대와 평상, 벤치에서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감상하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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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설기천년’의 일몰. 사유원 제공

―사유원이 어떤 공간이 됐으면 하는가.

“사유원은 이름이 말하듯 관람객들에게 사유를 제공하는 곳이다. 마음속에 묵혀둔 수많은 고민과 근심을 풀어내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과 이정표를 사색하며 걸어보는 곳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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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소요헌’. 김종오 촬영, 사유원 제공

유 설립자는 평생 키워온 TC태창의 회장 자리를 지난해 딸에게 물려주고 미래세대를 키워내는 사야장학재단 이사장 자리만 맡고 있다. TC태창은 지난해 대구시와 연간 5억 원씩, 4년간 20억 원을 기부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이 기부금을 오페라, 뮤지컬, 국악 분야 발전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사유원에서는 음악회 등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인상적이다. 문화 메세나에 대한 평소 생각은.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 이윤은 다시 회사 발전을 위한 투자와 직원 후생복지를 위해 투입되지만, 기업이 활동하고 존재하도록 도와준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일정 부분 환원돼야 한다. 여러 환원 방법 중 저는 문화 메세나를 택했다. 문화예술을 통해 수준 높고 가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야장학재단, 사야문화재단, 더 나아가 사유원을 만든 것이다.”


―사유원을 ‘전국구 정원’으로 성장시킨 소회와 앞으로 계획은.

“격려도 많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여전히 있다. 사유원의 설립 취지와 정체성을 지키면서 꾸준히 보완하겠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텅 빈 극점에 도달해 고요함을 철저히 지키면 만물이 아울러 일어난다고 했다. 사유원으로 모든 것이 돌아옴이 보기를 원한다. 그 후 국가의 것이 되어 국민의 것으로 돌려주는 것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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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의 자택 정원에서 활짝 웃는 유재성 사유원 설립자. 사유원 제공

사유원에서는 나무를 심는 기업인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돈을 벌어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와 사색의 정원을 만들었다. 우리 사회를 향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묵묵히 알려주는 ‘사유’의 나무를 심는다. 모과나무는 천년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사유원 모과나무들이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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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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