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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근육운동으로 연 인생 2막 “최고령 보디빌더 될래요”

by동아일보

요즘 배우 윤여정 씨(74)와 박인환 씨(76)가 화제다.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윤 씨는 아카데미영화제에서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박 씨는 한 방송국 ‘나빌레라’에서 여자들의 로망인 발레를 하는 ‘할배’ 연기를 잘 소화해 환호를 받았다. 모두 70세를 넘겨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당당하게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갈채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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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소 씨(오른쪽)와 권영채 씨가 헬스클럽에서 근육운동을 하다 함께 포즈를 취했다. 권영채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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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소 씨(오른쪽)와 권영채 씨가 4월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 남산스퀘어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열린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오프라인 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100세 시대. 늦은 나이에 근육운동으로 건강을 얻으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시니어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임종소 씨(77)와 권영채 씨(66). 임 씨는 2019년 6월 6일 동아일보 A25면 ‘양종구 기자의 100세 건강’ 칼럼, 당일 dongA.com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한 인물이다. 권 씨는 지난해 11월 14일 dongA.com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됐다. 지난해 11월 19일 운동으로 몸 만들어 은퇴 후에도 새 인생이란 100세 건강 칼럼에도 잠깐 소개했지만 4월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 남산스퀘어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강의장에서 열린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오프라인 행사에서 만나 최근 근황을 들어봤다. 이 행사는 방역수칙을 준수해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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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소 씨가 한 피트니스대회에서 연기하고 있다. 임종소 씨 제공.

임 씨는 “요즘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요”라고 했다.


2018년 초만 해도 그는 허리 협착(요추 3,4번)으로 오른발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오른발을 쓰지 못하니 왼발에 힘이 많이 가면서 왼발 무릎에 퇴행성관절염까지 왔다. 총체적 난국이다. 병원에서 수술하자고 할 때 근육운동이 찾아왔다.


“길을 가다 ‘맞춤 운동 개인지도’라는 간판을 본 기억이 있어 헬스클럽을 찾게 됐어요. 솔직히 긴가민가하는 심정으로 찾았습니다. 관장님께서 ‘운동으로 충분히 통증을 잡을 수 있다고 해서 바로 개인 레슨(PT)에 등록했습니다.”


주 3회 1시간씩 근육운동을 하니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신기했어요. 통증은 사라졌지만 재발할 수 있어 계속 근육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니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6개월 했을 땐 내가 거울을 봐도 놀랄 정도로 몸이 좋아졌죠. 어깨도 펴지고 자세로 좋아지고….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했어요.”


43kg이던 체중도 46kg으로 3kg 늘었다.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왜소한 몸매의 사람도 근육운동을 하면 근육량이 늘면서 체중도 는다.


임 씨는 박용인 메카헬스짐 관장(59)의 권유로 지난해 4월 14일 열린 부천시장기 제7회 부천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대회에 출전했다. 첫 무대는 엉망이었다. 그해 5월 4일 경기 과천에서 열린 제24회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에 다시 나섰다. 38세 이상 피규어 부분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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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소 씨가 시니어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 임종소 씨 제공.

임 씨는 근육 몸매를 키운 뒤 젊었을 때 꿨던 모델 꿈도 이뤘다. 100세 시대를 준비하며 실버모델을 키우는 예종엔터테인먼트와 만났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솔직히 제 나이에 근육운동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근육운동을 하고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정말 사는 게 너무 즐거워요. 나이 들면서 가장 중요한 게 근육입니다. 근육이 없는 것은 재앙이고 미래도 없습니다. 근육을 키우면 몸도 바뀌고 마음도 바뀌고 인생도 바뀔 수 있습니다.”


임 씨는 80세에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최고령 입상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힘만 있다면 근육운동은 계속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델로서도 더 좋은 활약을 하기 위해 한국무용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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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모델로 포즈를 취한 권영채 씨. 권영채 씨 제공.

권영채 씨는 시니어 모델로 업계에서는 잘 나가는 스타가 됐다. 권 씨는 정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은퇴 후의 삶을 계획해 새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7년 전 정년퇴직 했다.


“정년퇴직을 하기 전부터 ’버킷리스트‘ 5개를 준비했어요. 그 중 하나가 모델에 도전하는 것이었죠. 100세 시대를 맞아 무작정 은퇴하면 삶이 혼란스러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2018년 9월 시니어 모델에 도전했고, 모델에 적합한 몸을 만들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새 인생이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9월 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이하 남예종) 시니어모델 2기에 등록했다. 그달 말 열린 미시즈 앤 시니어 모델 세계 대회에 출전했는데 골드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모델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 때부터 모델로서 자질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첫 걸음이 웨이트트레이닝이다. 권 씨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몸도 잘 만들고 관리를 잘해야 했다. 먼저 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남예종 시니어모델 2기에서 만난 임종소 씨의 조언으로 경기도 용인 메카헬스짐에 등록했다. 메카헬스짐 박용인 관장은 국가대표 보디빌더 출신으로 1995년부터 후학들을 지도하며 일반인들에게도 근육운동을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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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채 씨가 피트니스대회에서 연기하고 있다. 권영채 씨 제공.

권 씨는 집이 서울 태릉이지만 지하철을 3번 갈아타며 2시간 가는 거리를 주 2회 왕복하며 근육운동을 시작했다. 보통 1시간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는데 그는 멀리서 왔다고 1시간30분 PT를 받았다. 근육운동을 하자 몸은 바로 달라졌다. 그는 지난해 4월 열린 WNC 시그니처 피지크 시니어 부문에서 2위를 했고, 10월 열린 WBC 피트니스 시니어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등 시니어 부문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몸이 좋아지자 모델로서도 활약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남예종 연극영화과 모델과에 입학해 이론과 실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해 5월 열린 대회(GOLD CLASS By Queen of the Asia 2020)에서 대상을 받았다. 9월엔 전통시장 모델 대회에서도 입상했다. 몸이 달라지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니 광고주들로부터 ’러브 콜‘도 와 광고도 몇 개 찍었다. 그는 “돈을 벌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을 잘 관리하고 차분히 준비하니 돈도 따라 왔다”고 했다. 그는 모델 및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으로까지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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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채 씨가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 권영채 씨 제공.

“그냥 보통 배나온 할아버지였는데 몸이 달라지니 활력과 자신감이 생겼어요. 무슨 일을 하든 에너지가 충만합니다. 모델로 런웨이를 걸을 때도 그런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근육운동으로 체력이 좋아지면서 새로운 도전의식도 생겼습니다.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새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권 씨는 “제 삶에 100% 만족합니다. 제 노후는 제 것입니다. 제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는 결국 자신의 몫입니다. 나이 들어 근육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나이 들었다고 실망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근육운동을 하시길 권유합니다. 그럼 새 인생이 펼쳐집니다.”


권 씨는 90세 넘어서도 활기차게 런웨이를 걷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근육운동은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