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는 아무나 하나"…트랙스 크로스오버, 이유있는 인기

세단의 안락함에 SUV 실용성까지 더한 '올라운더'

출시 1년만 글로벌 50만대 돌파…한국GM의 '효자'

편안한 주행감과 넉넉한 공간…도심형 CUV 표본

세단의 안락함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실용성을 더한 소형 SUV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비좁은 도심, 혼란한 도로에서 운전이 쉬우면서도 넉넉한 공간까지 갖춰 다양한 소비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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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러한 트렌드의 중심에는 쉐보레의 베스트셀링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있다. 출시 1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50만대를 넘기고 지난해에는 아반떼를 제치며 국내 승용차 수출 1위에 오른 이 차는 자동차 업계에서 ‘효자’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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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서울 선유도역에서 파주까지 약 38km 구간을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로 달려보니 과연 효자라는 별명이 붙은 까닭을 금방 알 수 있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성비 차’로도 널리 알려졌지만 단지 가격이 착하다는 이유만으로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니었다.


세단과 SUV의 중간, 일명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CUV)’로도 분류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크다”였다. 얇고 길게 뻗은 헤드램프와 넓은 그릴, 긴 보닛은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차체를 더 커 보이게 한다.


지붕선은 자연스럽게 흐르듯 이어지고 짧은 뒷모습은 단단하게 마무리돼 있다. 장식은 최소화하고 선의 흐름은 깔끔해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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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기어를 주행단으로 옮겨보니 ‘운전의 짜릿함’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차라는 걸 금방 느낄 수 있다.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1.2리터 E-터보 프라임 엔진은 수치상 강력하지는 않지만 도심 주행에는 충분하다.


저속에서 토크가 매끄럽게 이어지고 변속감도 자연스러워 답답함이 없다. 교차로를 빠져나가거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도 여유롭고 정체 구간에서 피로감도 적다.


다만 고속 구간으로 접어들면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을수록 출력의 여유가 줄고, 급가속 할 땐 엔진음과 노면 소음이 실내로 스며든다. 두꺼운 C필러 탓에 시야도 약간 방해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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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세단의 장점을 계승한 덕분인지 차체 밸런스는 안정적이다. 고속도로 진입로 등 급격한 코너에서 불안한 흔들림은 없다. 이처럼 차분한 주행 감각은 한바탕 달리는 장거리 여행보다는 도심과 근교를 오가는 일상 주행에 더 잘 어울린다. 운전의 재미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현실적인 장점도 뚜렷하다. 1.2리터 배기량 덕분에 1.6리터급 차량 대비 세금이 약 30% 절감되고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아 취득세·자동차세 감면과 함께 공영주차장,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혜택도 쏠쏠하게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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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차를 세우고 실내를 찬찬히 살펴보면 공간감도 예상보다 넉넉하다. 전장 4535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 휠베이스 2700mm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뒷좌석 다리 공간이 여유롭고 시트를 접으면 캠핑 장비나 여행용 캐리어도 거뜬히 실린다. 실용성만큼은 이미 소형 SUV의 한계를 넘어섰다.


실내 구성은 꼭 필요한 기능들을 알차게 담았다. 11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대시보드는 단정하고 직관적이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열선·통풍시트, 무선 충전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원격 시동·도어 제어 기능이 더해졌으며, 전방 충돌 경고·자동 제동·차선이탈 경고 및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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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만 실내 소재의 질감은 다소 밋밋하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 트림 곳곳에 딱딱한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돼 촉감이 거칠거칠하고 색감도 단조롭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이긴 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 기능과 실용성에 집중한 결과지만 손끝의 감촉과 시각적 완성도까지 신경 쓴 차를 기대한다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아쉬움은 가격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26년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국내 판매가는 트림별로 △LS 2155만원 △레드라인 2565만원 △ACTIV 2793만원 △RS 2851만원이다. 이 크기와 사양, 세단의 민첩함과 SUV의 실용성을 모두 갖춘 모델이 이 가격이라면 경쟁력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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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결국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진짜 매력은 ‘균형감’에 있다. SUV의 단단함과 세단의 편안함, 그 미묘한 경계를 정확히 짚어낸다. 화려하진 않지만 중심이 단단하고, 완벽하지 않지만 현실적이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효자’로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배운 기자 
2025.10.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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