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선물한 ‘야구 글러브·배트’, 尹 대통령이 가져가나요?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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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을 계기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친교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국빈 선물로 소형 탁자를 전달했는데요. 백악관에 따르면 소형 탁자는 오래된 백악관 마호가니 나무로 만들었으며, 한국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국빈 방문을 기념하는 황동 명판과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가 종이로 만든 무궁화와 장미꽃을 담은 화병도 선물에 포함됐죠. 김 여사에게는 개별 선물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습니다. 사파이어는 김 여사의 생일이 있는 9월의 탄생석입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국빈 선물로 자개 장식 달항아리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은 자리끼(주전자와 컵)를, 바이든 여사에게는 보석 장식 족두리를 개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고 받은 선물을 ‘개인 소장’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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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주고받으며 우호 다진다…눈에 띄는 이색 선물도


국가 정상 간 만남에서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하나의 관례입니다. 이 선물은 친선과 협력, 또 양국 공동 번영의 의미를 나타내는데요. 이에 선물을 고를 때는 자국의 상징은 물론이고 상대 정상의 취향, 나아가 양국의 역사, 상황 등 다수의 요소를 고려하게 됩니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 한미 정상이 마호가니 탁자, 달항아리 등을 주고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죠.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한 개별 선물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과거 박찬호 선수가 활약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고가 들어 있는 야구 글러브와 배트, 야구공이 담긴 대형 액자를 선물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는 최근 한국프로야구에서 시구한 ‘야구팬’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선물입니다.


이전 선물로는 어떤 게 있었을까요?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6월 스페인 국빈 방문에 나선 바 있는데요. 2019년 10월 펠리페 6세 국왕의 국빈 방한의 답방 성격으로 이뤄졌던 당시 국빈 방문에서 문 전 대통령은 2박3일간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마드리드 시청을 방문,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 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과 회동했습니다. 알메이다 시장은 문 전 대통령에게 “우리는 세계사에서 앞으로 새로 발생할 예상하지 못하는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양국의 번영에 유익한 우호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공고히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와 같은 믿음 속에 마드리드시는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의 우정과 감사의 증거로 마드리드 시민을 대신해 저희 도시의 황금 열쇠를 선물한다”면서 ‘황금열쇠’를 전달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행운의 열쇠가 나 개인뿐 아니라 한반도에 큰 행운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는다”며 “이 열쇠로 코로나 극복의 문을 열겠다. 마드리드 시민께도 보답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이색 선물은 황금열쇠만 있는 게 아닙니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총과 칼을 비롯한 무기류 장신구를 주고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는 1982년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금제 칼집과 유리 장식이 박힌 화려한 장식용 칼을, 1984년에는 할리파 빈 하마드 알 사니 전 카타르 국왕으로부터 금제와 은으로 장식된 장검을 선물 받았습니다. 1982년에는 케난 에브렌 전 터키 대통령으로부터 엽총과 탄띠를 선물 받았죠.


다기(茶器)와 그림 같은 문화예술품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음베키 타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으로부터 그림 액자를 받았고, 1998년에는 홍콩을 방문해 퉁치화 행정장관으로부터 서화첩을, 2000년에는 압둘라만 와히드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신화도’를 선물 받았죠.


아리송한 선물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밥주걱’을 선물했는데요. 이는 일본 히로시마의 대표적 기념품 중 하나인 ‘필승 주걱’이라고 합니다. 주걱 앞뒤에는 ‘필승’이라는 글자와 기시다 총리의 서명이 적혔죠.


필승 주걱의 기원은 ‘밥을 푸다’는 의미의 일본어 단어 ‘메시오토루’,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메시토루’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데 있습니다. 러·일 전쟁 당시 전쟁터로 나선 군인들이 무사 귀환을 바라며 주걱을 바쳤다고 해서 유명해졌죠. 이에 ‘전쟁 중인 나라에 선물하기 적절한 물건인가’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기시다 총리는 의회에서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격려와 평화 기원 마음을 전한 것”이라며 “필승 주걱 외에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종이학을 모티브로 한 램프도 전달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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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받은 선물, 관리는 어떻게?…신고 안 해 논란 빚기도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개인 소장’할 수 있느냐는 건데요.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1989년 공직자윤리법 제정 후 공직자가 시가 100달러 이상의 선물을 수령한다면 신고 및 국고 귀속이 의무입니다. 이전까지는 역대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신고할 의무가 없어 구체적인 파악이 돼 있지 않던 상황이었죠.


공직자윤리법 제3장 선물신고 조항은 공직자가 외국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에 대해 그 선물을 증정한 국가 또는 외국인이 속한 국가의 시가로 100달러 이상이거나 국내 시가로 10만 원 이상일 경우 반드시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고된 선물들은 국가에 귀속됩니다.


10만 원 이하의 선물들은 공직자 개개인이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상 간 오고 가는 선물들은 대체로 1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개인이 소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한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야구 수집품은 ‘빈티지’라는 점에서 가격대를 추산하기 어렵지만, 1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윤 대통령은 이를 개인 소장할 수 없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죠. 외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은 원칙적으로 미 정부가 귀속합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선물은 안전한 보관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보관하고, 공직자가 이를 개인 소장하고 싶다면 돈을 지불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달항아리를 갖고 싶다면 그 가치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받은 선물을 소장하기 위해 정부에 1457달러를 상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선물 내역을 신고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대통령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외국으로부터 받은 100점 이상의 선물을 국무부에 신고하지 않았는데요.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시절 하원 감독위원회가 작성한 15쪽 분량의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이 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지만, 국무부에 신고하지 않은 게 100점 이상으로 30만 달러(한화 약 3억9000만 원) 가치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미국 연방법을 위반한 행위입니다.


특히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로부터 선물 받은 금도금 골프채 등 2점은 회수되지 않은 채 행방을 알 수 없었는데요. WP는 회수되지 않은 2점 중 엘살바도르로부터 받은 실물 크기 초상화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자택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베 전 총리로부터 받은 골프채를 골프 클럽 라커에서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후 윤 대통령에게 미국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깜짝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윤 대통령이 평소 맥클린의 노래 ‘아메리칸 파이’를 즐겨 듣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직자들이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선물은 신고한 뒤 국고에 귀속되며, 이 중에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선물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해 보관되는 만큼 윤 대통령이 받은 통기타 역시 이 같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투데이/장유진 기자 ( yxx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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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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