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려고 이렇게 재밌나…프로이긴 낭만구단 ‘최강야구’ 이야기 [요즘,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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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다 얘
그 어떤 칭찬도 따라갈 수 없는 이 한마디. 이 짧은 멘트가 바로 이 구단 자체를 표현할 수 있는데요. 재미있는 선수들이 모여 재미있는 경기, 재미있는 방송을 만드는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이야기입니다.
프로야구팀에 대적할 만한 11번째 구단을 표방하며 출범한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지난해 6월 시즌1 방송부터 엄청난 반응을 끌어냈는데요. 시청률, 화제성뿐 아니라 취업까지 성공했죠. 일명 ‘취업 야구’로 불리며 무려 7명을 프로야구 선수와 코치 및 감독으로 이직시켰습니다.
그만큼 ‘최강야구’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엄청나다는 건데요. 손꼽아 기다린 ‘최강야구 시즌 2’가 드디어 10일 첫 방송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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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도 크다던데…. ‘최강야구’는 정말 컸습니다. 그 재미가 말이죠. 밤 10시 30분이라는 늦은 시간대에도 불구 방송이 끝난 다음 날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등 SNS 반응이 폭발했는데요.
모두 흥분하며 격한 말을 내뱉었습니다. “재밌어도 심각하게 재밌다”라고요.
‘최강 몬스터즈’는 은퇴 선수들과 대학 및 아마추어 선수들이 모여 만든 팀입니다. ‘평균 연령 40세’로 가장 강력한 적인 ‘세월’을 이겨내야 하는 팀이죠. 아무리 전성기 시절 ‘레전드’, ‘올스타’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선수들이지만 그 나이를 무시할 수 없는데요. 그들이 상대할 선수들은 파릇파릇한 고교팀, 대학팀, 아마추어팀, 프로 2군(?)인 만큼 어쩔 수 없는 간극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죠.
이들의 목표는 승률 7할. 그 엄청날 것 같은 목표. 하지만 이들은 이뤄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매번 위기였지만 해내고야 말았는데요. ‘세월’을 이겨낸 그들의 힘은 야구를 향한 ‘진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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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이 그토록 목이 메도록 바라왔던 근성을 예능프로그램에서 볼 줄이야. 예상 못 한 간절함에 어느덧 몬스터즈 서포터즈로 흠뻑 빠져들었는데요. 이번 시즌 전력을 보강하고자 진행된 ‘트라이아웃’은 그 간절함의 끝을 봤습니다. 프로야구에 데뷔하는 좁은 문, 또 그 문을 겨우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머물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요.
한 단계 발전을 꿈꾸며 도전하는 영건들 뿐 아니라 은퇴 혹은 방출된 선수들이 오로지 ‘야구가 하고 싶다’라는 소망 하나로 등장했죠. 한때 이름 날렸던 선수들이 그저 ‘참가자’로 동등하게 섰는데요. 그들이 던지는 공 하나하나, 소감 하나하나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곤 모두 인정하고 말았는데요. 네, 우리가 보고 싶었던 야구는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는 것을요. 가슴 한 곳이 뜨거워지면서 울컥하게 되는 그 감정, 언젠가 우리가 빠져들었던 야구의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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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동만으로 끝날 순 없겠죠. 예능 프로그램답게 재미도 놓치지 않았는데요. 두산 베어스로 떠난 이승엽 감독에 이어 2대 감독으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하에 진행된 ‘스프링 캠프’ 모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과 함께했습니다.
왜 이리 남의 불행이 즐거운 건지. ‘나이’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김성근 감독의 지시란, 그저 따를 수밖에 없는데요. 프로 때처럼 구르고 또 구르고 땀 흘리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이 상황이 웃음만 나왔죠. 생각지도 못한 체력훈련에 선수들이 “어지럽다”라고 내뱉자, 김성근 감독은 “어지러워? 반대로 돌아”라며 생각지도 못한 해결책(?)을 내놓은 순간이 압권이었는데요. 천재적인 해결 방법에 그저 당황스러울 뿐인 선수들의 표정, 이를 마주한 시청자들은 더 격하게 김성근 감독을 응원하며 선수들의 불행에 폭소로 답했죠.
최강야구엔 선수들보다 야구에 진심인 두 존재가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의 PD인 장시원 단장과 김성근 감독이죠. 장 단장은 현재 “하고 싶은 거 다 해”를 몸소 실천 중인데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팬이자 야구 덕후로 알려진 장 단장답게 정말 ‘야덕’들을 사로잡는 요소요소들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 패배 이후 장 단장과 김성근 감독이 각각 외투와 신발을 바꿔 신으며 ‘징크스’에 집착하는 모습은 정말 “지독하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는데요. 그 어떤 구단 프론트도 이 정도는 아닐 거라며 팬들 또한 고개를 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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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감독, 코치, 단장, 스태프까지 어느 하나 진심이 아닌 이들이 없었는데요. 그 인기는 당연 수많은 팬을 불러모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강야구는 팬 유입 통발 수준”이라는 평까지 받는데요. 그야말로 통발로 팬들을 들어 올리는 수준이죠. 최강야구로 야구에 입덕했다는 팬들이 늘어났고, 내 구단은 ‘최강 몬스터즈’라고 외치며 굿즈를 모으고 있는데요.
17일 방송에서는 장원삼, 송승준 선수가 PPL로 들어온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뜬금없는 PPL이지만 열성적으로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경상도 듀오 아재’의 모습에 팬들은 “그래 PPL 많이 해라”라며 응원을 보냈죠. 반감보단 “돈 많이 벌어서 야구 더 오래 해주세요”라는 진심이 이긴 건데요. 팬들은 한술 더 떠서 “얼른 얼굴에 가히도 바르고 건강음료도 마시고, 안마 의자에도 올라가세요”라며 PPL 유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최강야구의 인기는 팀의 일원이었다가 신인 드래프트로 각각 두산 베어스, kt 위즈로 영입된 윤준호, 류현인 선수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이제 막 팀에 들어온 신인이지만 팀 내의 인기는 순위권을 다툽니다. 최강야구 팬들은 꼭 내가 낳은 자식처럼 애틋함을 보내고 있는데요. “우리 애가 잘했으면 좋겠다”는 학부모의 마음으로 말이죠. 팬들은 올해 ‘최강 몬스터즈’의 선수들 또한 부디 좋은 성적과 기량을 선보여 ‘프로 방출’을 기원하고 있는데요. 팀 주축선수의 이탈을 이토록 응원하는 팀이라니… 정말 ‘진심’ 빼면 아무것도 없죠.
“어떤 시합을 하든 이겨야 한다”
시즌 2 개막전인 kt 위즈와의 경기 전 선수들을 향한 김성근 감독의 메시지인데요. 오로지 승리를 바라는 선수들과 스태프. 그리고 팬들의 염원은 올 시즌도 정말 뜨겁게 태울 전망입니다. 이쯤에서 진짜 진심을 내뱉게 되는데요 “직관 한 자리, 제발 허락해 주세요. 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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