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통해 살펴보는 ‘아포칼립스’ 세계관

[컬처]by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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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괴물로 남을 것인가,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한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아파트 이름은 그린홈. 그린홈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어쩐지 분위기가 조금 기괴하다.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에 감염돼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 이미 이전에 괴물로 변한 사람들은 아파트로 밀려 들어온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괴물과 맞서야 한다. 욕망에 사로잡혀 괴물로 변한 인간들의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이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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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12월 1일 오후 5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이 시즌2로 돌아온다. 원조 글로벌 K 시리즈답게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된다. 앞서 ‘스위트홈’ 시즌1은 2020년 12월 공개된 지 4일 만에 13개국 1위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최고 성적’이라는 역사를 쓴 바 있다. 요즘이야 한국 드라마 시리즈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월드 랭킹에도 이름을 올리는 것이 익숙하지만, 한국 콘텐츠가 ‘믿고 보는 콘텐츠’가 되기까지는 ‘스위트홈’과 같이 글로벌 시청자들과 신뢰를 쌓아 올린 수많은 콘텐츠들이 있었다.


‘스위트홈’ 시즌1이 인간이 각자의 욕망에 사로잡혀 괴물화된 세상을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면, ‘스위트홈’ 시즌2는 생존자들이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으로 이동하며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괴물 전담 부대와 괴물 실험 기지 등이 등장하며 시즌1에서 밝혀지지 않은 괴물화의 실체가 밝혀질 가능성도 열렸다. 특히, 사망한 줄 알았던 정의명(김성철)이 편상욱(이진욱)의 몸에서 다시 깨어나 차현수(송강)와 대치하는 장면은 시즌2의 핵심 장면으로 꼽힌다. 팽팽하게 맞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괴물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자문하게 한다. 과연 욕망에 잠식당한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을 이겨내고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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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스위트홈’ 시즌1과 시즌2는 모두 전염병이나 좀비, 괴물 등 세상에 닥친 대재앙으로부터 소수의 인류가 살아남아 생존을 도모하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포칼립스란 멸망이나 종말을 의미하는 단어로 기독교에서 유래했다. 오늘날 주로 영화나 소설의 세계관 및 배경으로 쓰인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매드맥스’, 월 E’, ‘헝거 게임’ 등이 아포칼립스 장르에 해당한다.


한국 작품으로는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이나 영화 ‘부산행’ 등이 있다. 아포칼립스 장르는 매니아층이 존재할 정도로 팬덤이 탄탄하다. 수요가 많은 만큼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도 많다. 인류가 재앙에 이르는 이유도 소행성 충돌, 지구온난화, 괴물, 좀비, 바이러스, 핵전쟁 등으로 다양하다. 다양한 이유로 멸망한 세상에는 언제나 생명의 씨앗이 남아있다. 이와 관련해 ‘유토피아 실험’의 저자 딜런 에번스는 “현대 세계를 생각할 때 지구 종말론자가 느끼는 불안은 결국 로빈슨 크루소처럼 살고 싶은 유아론적인 열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라며 아포칼립스 장르의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세상의 종말과 함께 사회 시스템이나 규범, 규칙들이 파괴되며 그저 ‘인간’으로 존재하게 되는 상황에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생사가 오가는 상황 속에서 서로 돕고 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인생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진다. 세상의 종말이 실존의 회복을 불러오는 아이러니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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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스위트홈’은 세상의 종말을 다루는 ‘아포칼립스물’이기도 하지만, 괴물이 등장하는 ‘크리처물’이기도 하다. 스위트홈 속 인물들은 환청이나 코피, 혼절 등의 전조 증상을 겪다가 욕망이 증폭되는 순간 괴물이 된다. 괴물의 모습은 뇌가 보이는 괴물, 귀가 큰 괴물, 근육이 극도로 발달 된 괴물 등 각자의 욕망과 닮아있다.


독특한 외형의 괴물들은 모두 CG 작업을 통해 탄생한다. 미흡한 완성도의 괴물은 극의 몰입을 해치기 때문에 크리처물을 찍는 데 높은 예산은 필수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글로벌 OTT 기업의 등장은 한국 콘텐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 기업들의 한국 콘텐츠 투자가 확대되며 ‘한국 장르물’이 살아났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2019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국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킹덤’은 회당 제작비 20억 원을 자랑하며 당시 많아도 회당 4~5억 수준이었던 국내 드라마의 규모를 압도했다. 과감한 투자로 ‘좀비물’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약이 최소화된 것이다. 2023년을 뜨겁게 장식한 디즈니+ 드라마 ‘무빙’ 역시 총 600억 원에 육박하는 제작비를 자랑하며 원작 웹툰을 실화한 작품의 우수 사례로 떠올랐다. 충분한 제작비 덕에 인물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초능력들이 어색하지 않게 연출될 수 있었다. ‘무빙’의 박인제 감독은 촬영하는 과정에서 제작비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3년 말 기대작인 박서준·한소희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의 제작비도 200억 원에서 300억 원에 달한다.


기대가 높은 만큼 그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을지 우려도 크다. 과연 3년 만에 돌아오는 ‘스위트홈’ 시즌2는 한국 시청자들과 글로벌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스위트홈’를 연출한 이응복 감독은 “새로운 등장인물의 소개와 세계관 확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 몰입했다”며 “설득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내 불찰이겠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3년 만에 시즌2를 내놓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 시즌3는 3년이 안 걸릴 것”이라며 시즌3 공개시기도 예고했다.


[이투데이/최소라 기자 ( chois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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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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