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비즈 ]

연예인·유튜버도 당하는 인테리어 사기…피하는 방법은?

by이투데이

끊이지 않는 인테리어 관련 소비자 분쟁

"인테리어 업체 명함 받았더니 주소가 YG"

업체 면허·포트폴리오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서 철저히



이투데이

(게티이미지뱅크)

#이달 서울 일대에 가게를 연 박예지(29·가명) 씨는 부실한 인테리어로 개점이 늦어지며 피해를 보았다. 지인 소개로 업체를 소개받았는데도 공사는 날림이었다. 곳곳에 하자가 발생해 잔금을 주지 않으려 했지만, 업자는 오히려 큰소리치며 박 씨를 위협했다. 결국, 박 씨는 가게 오픈을 위해 잔금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이주혁(29·가명) 씨는 지난해 한 업체에 가게 인테리어를 맡겼다. 계약 전 자신은 다른 곳과 다르다고 강조했던 해당 업체는 도면조차 없이 시공했다. 공사 후 하자가 끊임없이 발생했지만, 업체는 소비자가 시키는 대로 했다며 제대로 책임지지도 않았다. 가게 오픈 1년이 겨우 지났지만, 가게 곳곳 선반은 휘었고, 싱크대 합판은 물이 스며들어 썩고 있다.


인테리어 관련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박예지 씨와 이주혁 씨는 물론, 유명 연예인과 유튜버 핏불리까지 당할 정도다. 지난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인테리어 관련 민원은 1100여 건에 달한다. 인테리어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금액 규모는 크지만, 소비자와 판매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지만, 실내건축면허 없이 일반사업자로도 영업이 가능해 업계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건축 업계 종사자와 직접 인테리어 공사로 분쟁을 겪은 적 있는 예지 씨와 주혁 씨에게 물어 인테리어 사기 및 분쟁 피하는 법을 정리했다.



이투데이

(게티이미지뱅크)

견적서는 여러 곳에서 받아 상세하고 꼼꼼하게 확인

인테리어 공사 전 충분한 기간을 갖고 최소 3~4곳의 업체에서 견적을 받는 것이 좋다. 견적을 비교할 때 총금액뿐 아니라 세부 견적 금액을 꼼꼼히 확인해야 추가 비용을 막을 수 있다. 다른 업체보다 견적이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후에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형식으로 추가 요금이나 잔금을 요구할 수 있다. 이주혁 씨는 "현장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자신은 무조건 견적을 맞춰줄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업체는 거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에 재직 중인 윤이사야 씨는 견적서 상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항목은 '자재비'라고 설명했다. 윤이사야 씨는 "견적서 상에서 인건비, 감리비, 설계비 등의 항목은 단순 계산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자재비의 경우 제품의 종류와 면적에 따라 가격이 가장 유동적인 항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정확한 제품명이 명시돼 있는지, 사용하는 곳의 면적이나 자재의 개수가 상세히 적혀있는지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이투데이

tools in the construction workshop(게티이미지뱅크)

이 업체, 과연 믿을 만할까?…'면허'·'포트폴리오' 확인 필수

업체 선정 전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업체의 '실내건축면허'다. 현행법상 1500만 원 이상의 인테리어 공사의 경우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업체만 시공할 수 있고, 실내건축공사업자로 등록된 건설업자를 선택해야 하자 보수 기간 1년이 보장된다. 업체의 면허 여부는 건축업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업체의 최근 1년 이내 포트폴리오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가나 가게 인테리어일 경우 직접 포트폴리오에 있는 가게를 방문해 확인하는 것도 좋다. 아파트라면 지역 맘 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에서 평판을 확인할 수 있다. 지인 소개, 온라인 웹사이트의 평점을 맹신하지 말고, 발품을 팔아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박예지 씨는 "업체의 실제 사무실 위치도 확인하고, 가능하면 직접 가보라"고 조언했다. 예지 씨에게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룬 업체도 주소가 거짓이었다. 예지 씨는 "얼마 전 만난 다른 자영업자 사장님이 맡긴 인테리어 업체는 명함 속 실제 주소가 업체와 전혀 상관없는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이었다"라며 "대금 지급, 하자 보수 등을 책임지지 않으려 주소를 거짓말하는 업체가 한두 곳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투데이

(사진제공=이주혁)

대금은 나눠서 지급하는 것이 원칙, 계약서에서 중요한 것은?

윤이사야 씨는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는 보일러, 바닥, 벽, 주방, 화장실 등 공정을 세분화해 대금을 나눠서 지불하라"고 조언했다. 선금으로 계약금의 20%를 지급하고, 공정의 절반이 끝났을 때 계약금의 40%, 하자 확인 및 공정이 완전히 끝났을 때 계약금의 40%를 지급하는 식이다. 이 비율은 도급 금액과 공사 난이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테리어 계약서에는 공사 날짜와 상세 견적 등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 남겨 놓아야 한다. 공사 시작일과 끝나는 날짜, 지연됐을 때의 보상 방법은 필수다. 또한, 하자가 발생했을 때 나머지 잔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자 발생 시 업체의 수리 의무를 계약서상에 명시해야 한다. 서울보증보험 등을 통해 '하자보수 이행증권'을 발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로, 업체와 약속한 제품과 상이한 제품으로 시공되는 것도 하자 보수 대상에 해당한다.

공사 현장 틈틈이 방문, 중간중간 사진 찍어 남기자

윤이사야 씨는 "중요 공정 시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현장을 확인해보라"고 조언했다. 이주혁 씨 역시 "시공할 때 꼭 지켜보라"고 강조했다. 주혁 씨는 아울러 "폐기물을 어딘가 숨겨놓거나, 창틀을 거꾸로 달거나, 다른 자재를 쓰지는 않는지 꼭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계약서상 기록한 인건비에 맞춰 공사 인부를 맞게 불렀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공정별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이사야 씨는 "인테리어 공사의 경우 품질·안전·공정·예산 등을 전반적으로 감독하는 감리자가 현장에 상주해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하루에도 여러 현장을 감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것이 하자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감리자에게 공정 과정마다 공사 감리 일지를 요청하는 것 또한 하자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투데이

(게티이미지뱅크)

인테리어는 '맡긴다' 생각 말고 소비자 '스스로 공부'해야

예지 씨와 주혁 씨 모두 공통으로 한 조언은 "인테리어 전 스스로 충분히 공부하고 계획하라"였다. 소비자가 분명한 계획을 갖고,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정확하고 꼼꼼하게 전달할수록 공사 결과물이 좋아진다.


이사야 씨 역시 "건축과 인테리어의 경우, 자동차나 옷 같은 완제품과 달리 소비자 역시 제작 과정에 필수적으로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역할과 책임·의무가 분명히 존재한다" 며 "서비스를 받기만 하는 소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발주처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이투데이/안유리 기자(inglass@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