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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머스크가 트위터 최대주주 됐는데...왜 가상화폐 시장이 들썩일까

by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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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그동안 트위터를 통해 할 말 안 할 말 못 가려 자주 구설에 오르더니 아예 이 소셜미디어를 인수해 개인 채널로 만들어버리려나 봅니다. 이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27.13% 폭등 마감했습니다. 그런데 가상화폐 시장도 들썩였답니다. 무슨 일일까요?

◇머스크,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된 진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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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4일 트위터 주식 7348만6938주(9.2%)를 28억9000만 달러에 취득해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트위터 주가는 27.13% 폭등하며 49.97달러에 마감했고요. 시간 외 거래서도 0.76% 더 올랐습니다.


트위터는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가 실적 부진 책임을 지고 작년 11월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사실상 구심점이 없는 상태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머스크가 트위터 대주주 자리를 꿰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8000만 명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고 자유분방하게 발언을 이어가는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에 대해 기업에 의한 콘텐츠 모더레이션(부적절한 콘텐츠 감시)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25일 트위터의 투표 기능을 사용해 유저들에게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기능하는 데 필수적이다. 당신은 트위터가 이 언론의 자유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투표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게 이번 트위터 주식 취득을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설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70.4%가 ‘NO’라고 응답했고, 이후 머스크는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필요한지도 물었는데요. 이게 소셜미디어 혁신에 의욕을 보인 머스크에게 대의명분을 줬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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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표현 자유 설문조사. 출처 : 일론 머스크 트위터

사실, 머스크의 트위터 주식 취득은 이 설문조사 시점 이전인 3월 14일에 이뤄졌답니다. 작년 말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160억 달러어치를 단계적으로 방출해 마련한 현금 중 일부를 이번 트위터 주식에 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소셜미디어 운영기업에 폭넓은 면책을 인정해 온 ‘통신품위법 230조’를 개정해 게재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표현의 자유가 중시되어야 한다고 호소하는 머스크의 주장은 이러한 규제의 흐름에도 반하는 셈이죠.

◇‘가상화폐 지지자’ 머스크-도시, 암묵적 합의 있었나

트위터는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소셜미디어이지만, 수익성에서는 라이벌 메타(옛 페이스북)에 밀리고, 주가는 침체 와중입니다. 행동주의 투자자 미국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20년 봄 도시의 퇴임을 요구했었는데, 결국 도시는 2021년 말 CEO에서 사실상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창업했다고 경영까지 잘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된 머스크와 트위터에서 밀려난 도시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종종 트위터상에서 ‘공개 메시지’를 주고받을 만큼 돈독한 사이죠. 2021년에는 도시의 요청에 머스크가 비트코인 관련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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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트윗한 밈 사진. 출처 :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머스크와 도시 두 사람이 각별한 사이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또 있습니다. 머스크는 작년 12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흑백의 밈 사진 2장을 올렸는데요. 첫 번째 사진은 현재 트위터 CEO인 파라그 아그라왈이 도시를 옆에 끼고 웃으며 강변을 걷는 장면이고요. 두 번째 사진은 첫 번째와 같은 사진이지만, 도시만 삭제가 됐네요. 마치 아그라왈이 도시를 강물에 처박았음을 암시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이 사진은 1937년 스탈린이 그의 오른팔인 니콜라이 예조프와 강변을 걷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스탈린은 예조프를 숙청하고 심지어 사진에서까지 그의 모습을 없애버렸다고 합니다. 예조프가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는 의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머스크는 도시의 후임으로 앉은 아그라왈이 꽤나 얄미웠나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아그라왈을 도시 암살자로 묘사하다니요.


결국 머스크의 이번 트위터 주식 취득은 현 체제에 대한 부정과 전임자 도시에 대한 지원 표명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트위터는 5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데요. 이 자리에서 머스크가 앞으로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재 경영권을 쥔 아그라왈, 엘리엇과의 대결 자세를 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새 주인 맞은 트위터...가상화폐 시장엔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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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일론 머스크 트위터

아무튼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대거 취득해 대주주가 됐다는 소식에 4일 코인시장도 들썩였답니다. 대표 ‘머스크 테마코인’인 도지코인은 0.143달러에서 0.156달러로 10% 가까이 상승해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시바코인도 5%나 뛰었답니다.


이들 도지코인과 시바코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지지 의사를 밝혀 가격 띄우기에 나서줬던 만큼, 앞으로도 트위터상에서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증시에서도 ‘머스크 테마주’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게임스탑이 3.49% 급등해 170.73달러를 기록했고, 엣시도 136.17달러로 7.18% 껑충 뛰었습니다. 렌터카 업체 허츠도 10.70%나 폭등했습니다.


이는 머스크의 입 때문에 인기를 얻은 게 트위터뿐만이 아니라는 방증이죠.


이투데이/배수경 기자 ( sue6870@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