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진입 금지" vs "왜 우리만 피해주나"…차주·주민 모두 '부글부글'

[라이프]by 파이낸셜뉴스

입주민들 건의에 지하주차 금지 움직임

전기차 화재 증가세…하이브리드차 불똥 우려

충전 못하면 어쩌나 우려…"방재시설 설치해야"

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불에 탄 차량들이 주자돼 있다. 사진=뉴시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폭발 화재로 인해 아파트 내 전기차 주차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은 물론 주차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기차주들은 스프링클러 등 방재시설의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기차 지하주차 금지 움직임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에 옮기기로 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전기차 동호회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이번달 정기회의때 전기차 지하주차장 진입을 금지할지 찬반투표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다른 전기차 동호회에도 "아파트 게시판에 관련 건의가 올라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 일부 아파트들은 주민회의 등을 통해 전기차를 지상에 주차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대구, 서울 등 지역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차원에서 관련 안건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의 경우 입대의 의결을 거쳐 지난 2월부터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을 걱정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고모씨(36)는 "사고 사진을 보고 화재 위험이 크다는 실감을 했다"며 "우리 아파트는 주차 금지 논의는 아직 없어서 더욱 걱정된다. 화재보험을 따로 들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도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런 위험성을 안고 지하주차장 곳곳에 전기차 충전을 하는 것이 너무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1일 새벽 인천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주차된 차량이 폭발하면서 8시간동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사고로 차량 70여대가 불애 탔고 70여대는 그을림 등 피해를 입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는 2021년 24건에서, 2022년 43건, 2023년 72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전용 주차구획 설치 등 방재 강화해야"

다만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지하 주차를 금지하면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2020년 준공된 아파트로 조만간 이사할 예정인 권모씨(62)는 "구축 아파트에서 전기차를 충전하기 어려워서 준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결정했는데 갑자기 전기차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며 "완속충전기를 이용하기 위해 이사하려고 했는데 못하게 되면 너무 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 사는 한모씨(37)는 "하이브리드 차를 타고 있는데 우리한테도 불똥이 튈까봐 겁난다"며 "같은 주민인데 소방시설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안하고 지하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지하주차장 자체가 위험성을 갖고 있다면서도 전기차만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는 위로 확대되기 때문에 지하에서 불이 나면 피해가 커지기 쉽다"면서도 "화재 건수 자체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하다. 전기차 전용 주차 구획을 설치해 화재 확산을 막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fnnews.com 

2024.08.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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