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산 어리목, 윗세오름, 영실코스/등산초보 후기

[여행]by 엄지사진관

인생에서 가장 싫어하는 등산. 어차피 내려올 거면 왜 올라가는지 이해 일도 못하는데 한라산 어리목코스로 윗세오름을 오르고 영실코스로 내려왔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뚱뚱한 내 몸을 지탱해 준 다리와 발목에게 감사를 표한다. 전날 내린 폭설로 아이젠이 없으면 정상까지 가긴 무리이고, 선배랑 나도 등산 일도 못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윗세오름만 가자고 했다. 초짜 등산이었지만 괜찮았다. 제주 살이 백일 기념으로 올라간 한라산 등반. 하지만 제주도 떠나기 전까진 안 올라가겠지.

한라산 등반 요약

  1. 처음 입어본 레깅스. 살이랑 밖에 입은 바지랑 따로 놀아 계속 신경쓰임. 바지 벗겨지는 줄. "엄지야 바지 안 벗겨져" "미국에서 산거라 잃어버리면 안되요"
  2. 눈 왔을때 아이젠은 필수. 진짜 아이젠 있고, 없고가 큰 차이
  3. 4월 한라산에 폭설이 내린건 드문일이라며 등산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4. 정상에서 라면은 꿀맛. 윗세오름 정상에는 매점 없음. 라면, 뜨거운 물등등 사전에 개인이 들고 가야하고, 쓰레기 담을 봉지도 개인이 지참! 어디서나 앉을 수 있는 얇은 방석이나 비닐 같은 것도 있으면 좋다.
  5. 선크림 필수. 눈오면 선글라스도 필수 였음. 앉을 수 있게 방석이나 비닐도 있어야 하고.
  6.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탐방 가능한 시간 확인 필수
  7. 어리목 입구 화장실, 윗세오름 대피소 화장실 - 이렇게 이용함.

  1. A. 윗세오름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호동
  2. B. 한라산국립공원어리목탐방로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3. C. 한라산국립공원영실탐방로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원동

환영은 한다는데 ㅋㅋㅋㅋㅋㅋ대체 입구는 어디에????

목표는 윗세오름. 어리목으로 올라갈까 영실로 올라갈까 고민했는데, 결론 어리목으로 올라가길 잘했음. ㅠㅠㅠㅠㅠㅠㅠ 어리목이 돌길이라 더 힘든데 다행히 눈이 와서 더 쉽게 올라갔다. 지나가는 아저씨들이 이야기해 줌.

"등산 처음인데요"

"눈와서 그나마 무릎, 발에 충격이 덜해서 괜찮을거야"

시작과 도착점이 달라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240번 버스로 7시 30분 버스를 타고 출발.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 내렸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도로를 걸어감 ㅋㅋㅋㅋㅋ 알고 보니 버스정류소에서 입구가 멀었음.. 하지만 더 반전은 영실코스로 내려오고 버스 타는 데까지 2km 행군을 했음.

한라산 어리목 코스

암튼 열심히 걸어 한라산 국립공원 어리목코스 입구 도착. 여기 화장실 있음 필수로 이용할 것. 어리목 코스가 그나마 자연자연하게 볼거리가 많다고 한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엄청 올라왔는데 -_-............ 한참 남았네. 올라가시는 분들 모두 "아이젠 없어요?" 걱정해 주시고 ㅠㅠㅠ 아이젠 없으면 어리목으로 다시 내려오는 거 힘들 수 있다고. 영실코스로 내려간다니 그나마 그쪽은 서귀포 쪽이라 눈 이 없을 거라며 위로해 줬다. 한라산 등반에 아이젠은 몰라도 평소에 등산 스틱은 필수인 것 같다.

한라산 어리목 코스

4월에 폭설이 내렸다. 산에 올라가는 제주도민들은 4월에 눈이 이렇게 내린 건 몇십 년 만이라며 설산을 올랐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눈이 엄청 내렸네 정말. 푹푹 여기가 길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이다. 나보다 앞서 간 사람들이 만들어준 길이 곧 길이 된다. 근데 더 위험한 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쌓여있는 눈이 떨어질 때, 맞으면 겁나 아프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등산은 힘든데, 설산은 진짜 예쁘다...

한라산 어리목 코스

엘사가 나올 것 같은 겨울왕국. 너무 예쁘잖아.. 자꾸 올라가면서 뒤를 보게 된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코스

한라산 어리목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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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 안 들고 왔음 후회할 뻔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산 이렇게 예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분에 영실코스 예쁘지도 않고, 별로였음)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

그렇게 엄청 가파른 A코스 지나면 여기가 나오는데 여기부터는 다리가 적응됐는지 모르겠지만 쉬웠다.

한라산 어리목

한라산 어리목

한라산 어리목

한라산 어리목

걷다가 뒤를 보는데 날씨가 좋으면 제주 시내도 훤하게 다 보일 것 같았다.

오!!!!!!!!!!!!!! 보인다. 근데 이 코스가 더 쉬운 코스라고 하는데 왜 더 힘들지 ㅠㅠ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다.

이때는 몰랐지. 내린 눈에 반사되어 내가 쌔깜하게 탈 줄이야. 눈에 설맹증이 올 줄이야... ㅠㅠ 진짜 겨울에 설산 올라가면 선크림과 선그라는 필수입니다!!!!!


첫 번째 퇴사를 할 때는 무슨 마음이 그래서 그런지 의미 부여와 정의롭게 인생에 한 번쯤 가슴속 사표를 던져 봐야 한다며 호기롭게 했는데 두 번째 퇴사 그리고 지금의 일을 선택하는 데 있어 그다지 의미와 그다지 격한 감정적인 면이 없었다. 내 성격에 참 신기하게도, (뭐 가까운 친구들은 나의 감정기복을 알았지만)


어찌하다 흘러 여기까지 온 일상, 제주도라는 공간에서 지내는 내게 누군가는 “제주도에 사니까 좋겠다”라며 행복한 사진, 맛난 음식, 신상 카페를 가는 사진으로 도배된 소셜미디어를 보며 말하지만 현실은 "네가 살아봐 씨X”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지 제주도와 살아가는 섬 제주도는 분명 다르다.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날씨는 따뜻해도 바람이 불면 미친 듯 춥고, 바람이 정말 무섭다. 바람에 입간판이 걸어 다니는 걸 볼 수 있고, 느껴보지 못한 습함은 오장 육부까지 파고 들어와 습하게 만든다. 어두운 걸 싫어하는 내게 낮이 길어지는 여름이 다가올 수 록 좋은데 어쩐지 벌써부터 태풍이 걱정되고, 또 어쩐지 그 너머 낮이 짧아지는 시간이 걱정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라는 물음을 내게 던지는데 순간 돌아오는 소리는 드르륵- 손님이 들어오는 소리다.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이 속에서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면서 버텨야 한다. 내가 선택했으니까. 축하한다 제주도민 백일. 백일 기념 한라산 등반. 싫어하는 거 하나 했으니 좋아하는 거 열 개 할 수 있는 기운을 얻었다. 멀리서 가까이에서 응원과 격려해 주는 모든 사람들의 평안도 꼭대기에서 기도했다. 우리 잘 살자.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한라산 어리목 코스

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My eyes!!!! 한라산 예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신 안 올 것 같으니 눈으로 많이 보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시간쯤 지나 윗세오름 도착!

한라산 윗세오름

한라산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3시간쯤 걸린다 나와있는데 천천히 올라간 것치고 4시간 만에 올라간 거면 우리 체력에 진짜 선방한 거다 ㅠㅠㅠㅠ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쉬면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 여기서 남벽분기점까지 갈 수 있다. 남벽분기점 넘어 돈내코로 내려가던가 아니면 오른편 영실코스로 하산할 수 있다. 눈이 내려서 그런지 바닥에 뭘 깔고 앉아서 먹어야 하는데 ㅋㅋㅋㅋ 그런 거 준비 하나도 안 하고 왔다. 눈에서 먹는 라면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안에 대피소에서 먹어야 했다. 정상에는 매점이 없으니 모든 걸 다 챙겨서 와야 한다.

한라산 윗세오름

내 표정은 거의 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정신 아님.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온병에 뜨끈한 물 넣어왔는데 4시간 만에 올라와서 그런지 물이 다 식었다 ㅠ 옆에 있는 다른 등산객이 보더니 따뜻한 물을 나눠 주심 ㅠ 등산하면, 자연 앞에 다들 착해지신다. 올라오면서 열심히 먹을 줄 알았지만 모든 과자, 먹거리는 여기서 클리어했다. 아침에 싼 유부초밥 모양은 좀 거시기 해도 맛났다.

한라산 윗세오름

밥 먹고 하산하기 전 인증샷은 필수!!!!!!!!!!!!!!!!!!!!!!!!! 아직도 믿기지 않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올라왔다는 게 하산은 아이젠이 없어 영실코스로 내려가기로 했다. 눈 때문에 미끄러울까 봐 카메라는 가방에 넣고, 아이폰으로 촬영!


한라산 어리목코스 → 윗세오름 → 한라산 영실코스 하산

한라산 영실코스

영실코스로 내려가는 길. 뒤를 돌아보니 이런 모습이 근데 영실코스가 제일 편해서 그런지 올라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라산 영실코스

한라산 영실코스

한라산 영실코스는 이렇게 계단이 잘되어 있어서 등산하기 쉬운 것 같은데 여기로 안 올라와서 진짜 다행이다...................... 만약 여기로 올라왔음 선배랑 싸웠을 듯. 산이 오르막 내리막 평지 좀 재미있게 있던가. 풍경이 멋있어야 하는데 여긴 계단과 오르막의 연속이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려가면서 어리목 코스로 올라간 걸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사실 어리목 코스도 힘든 코스인데 눈이 와서 등산하기 더 즐거웠지만...

한라산 영실코스

그냥 영실코스로 등산 안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없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등산하고 있어서 놀랬고, 열심히 내려왔다.

한라산 영실코스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끝이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40번 버스는 1시간에 1대 있는데 영실코스에서 버스 타는 곳까지는 무려 2KM ................................ 갑자기 국토순례했음........................... 내려가는 차들 히치하이킹하고 싶었으나 코로나인데 누가 태워 주겠냐 등등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행스럽게 240번 버스 도착 5분 전에 버스 타는 곳에 도착했다.............. 진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가 힘들었음.

이 몸뚱아리로 윗세오름까지 다녀오다니 대단해 ㅠㅠ 칭찬해

암튼 세상에서 싫어하는 거 하나 했으니, 좋아하는 거 열 개 할 수 있는 기운을 얻어 왔으니 다음날 근육통과 허벅지가 터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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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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