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볼 수 있는 2018 노트북 트렌드

[테크]by 김국현
CES에서 볼 수 있는 2018 노트

해가 밝았다. 업계는 다시 라스베가스에서 날아오는 CES 소식으로 술렁인다. 인공지능, 5G, IoT 등 정말 트렌디한 소식에 먼저 눈이 가지만, 올해만큼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IT 친구, 바로 노트북의 동향이 볼만하다. 올해 노트북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을까?


- 태블릿과 폰을 닮아 가는 PC. 


PC는 한물이 갔고 이제 세상은 태블릿과 폰이 점령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풍미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PC는 건재했고, 노트북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폰은 노트북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했지만, 노트북은 폰의 영역을 침범하려 준비중이다. 

 

특히 퀄컴 스냅드래곤칩 위에서 돌아가게 된 윈도우 10 덕분인데, 늘 LTE에 접속해 있고, 20일 대기라는 무지막지한 배터리 효율을 자랑하는 (네트워크) 항시 접속(Always Connected) PC라는 카테고리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다만 오리지날 인텔 기반 윈도우에 비해, 상당 부분을 에뮬레이션하여야 하는 ARM 기반 윈도우가 어느 정도 효율을 내줄지가 향방의 주요한 변수가 될 것 같기는 하다. 


- 노트북 스피커도 인공지능 스피커? 

 

실내에서라면 360도 어디에서 말을 걸어도 알아챌 수 있는 청력을 이제 노트북도 지니게 되었다. 원거리음장(遠距離音場,  far-field) 마이크를 내장해서, 인공지능 스피커 못지 않게 귀가 밝아지게 된 것. 귀를 탑재했으니 두뇌를 탑재할 차례. 

 

사실 윈도우 10은 나름 얼굴 인식에서 코타나 음성비서까지 인공지능이 꽤 섞여들어 가 있는 운영체제다. 그러나 이 코타나를 파트너들이 총력으로 밀어줘도 모자랄 판국에, 레노보는 아마존 알렉사하고 손을 잡았다. 

 

그런데 알렉사도 코타나도 한국말을 할 줄 모르니 그림의 떡이 따로 없다. 

 

- 노트북은 느리고 게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게임은 역시 데스크톱이 상식이었고 지금도 가성비를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게임에 특화된 노트북들도 있었지만, 크기도 가격도 비대했다. 그러나 올해 CPU 세대교체로 8세대 인텔 코어가 주류가 되고 또 여기에 AMD와 합작으로 인텔 CPU에 AMD의 라데온 베가를 하나로 결합한 경량 원칩 카비레이크 G 프로세서까지 투입되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GPU를 별도 탑재해야 해서 거대해질 수밖에 없던 디자인이 칩 하나로 가볍게 끝날 수 있으니, 늘씬한 노트북으로 게임에서 VR까지 끝낼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한 층 커지게 되었다. 

 

- 점점 세련되어져 가는 외양.

 

노트북의 존재감은 화면 크기에 비례하며 두께에 반비례하고 그 격차가 비현실적일수록 배로 강해진다. 대화면에 얇아서 휘어질 것 같지만, 강성이 강한 소재로 이를 거부하는 밸런스 감각이 매력 있는 노트북을 탄생시키는 미학의 비결이다. 

 

그러다 보니 점점 얇아져서 이제는 밀리미터 경쟁에 접어들었고, 가장 얇은 노트북의 영예는 8.98mm 두께의 에이서 스위프트 7이 가져가게 되었다. 

 

이렇게 얇아지다 보니 펜이 탑재된 노트북도 태블릿으로 분리되는 방식에서 360도 뒤로 꺾여서 태블릿처럼 쓰는 방식으로 무게중심이 옮겨 가고 있다. 종이 노트북처럼 뒤로 접어 쓰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소재도 다양화되어 보디에 유리섬유를 사용하거나 냉각 효과를 위해 실리카 에어로겔 소재의 냉각시스템을 채택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두드러졌다. 

 

스크린 또한 4K가 이제 과한 사치가 아닌 시대가 되어 가고 있고, HDR 기능 탑재 제품도 등장하니 집 TV보다 몰입감 있는 영상을 틀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 그나마 있던 노트북의 OLED 라인은 줄이는 추세다. 전력 소모가 LCD보다 컸다는 것이 뒷이야기. 시작 버튼 번인 걱정은 덤이다. 아직 OLED 부품 제조사들도 관심은 TV와 폰의 양극단으로 갈라져 있어서 당분간은 LCD 천하가 유지될 듯하다. 

 

- 어댑터 없이 온종일


하루를 버텨주는 ‘올데이’ 배터리는 이제 상식이 되어 가고 있다. 15시간쯤 버텨주니 어지간한 야근에도 무리가 없다. 어댑터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 가방이 가벼워지니, 이것만큼은 무거운 구형 벽돌 노트북 사용자들을 설레게 할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올데이 배터리란 마음먹기 나름이다. 한국인은 너무 노동시간이 길다고 하지 않던가. 어댑터는 집에 놓고, 노트북이 버틸 때까지만 내 몸도 버틴다는 기분으로 집중근무를 해보자는 결심도 연초에는 어울린다.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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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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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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