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가 뭐길래 안드로이드 씽스(Android Things)

[테크]by 김국현
자바가 뭐길래 안드로이드 씽스(And

안드로이드 씽스(Android Things). 구글이 IoT용 OS를 새로 발표했다. 이름 스스로 말하듯 사물인터넷, 그러니까 IoT의 그 사물들 위에 올라가는 안드로이드다. 


사실 구글의 IoT는 흑역사의 연속이다. 이미 2011년 Android@Home이란 걸 내놨는데 조용히 묻혀버렸다. 거의 2년 전인 2015년 구글 개발자 행사 I/O에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브릴로(Brillo)를 내놨는데, 역시나 또 묻혀버렸다. 2014년에 인수한 IoT 업체 Nest는 애플의 귀환이라느니 칭송을 받았지만, 올해 들리는 뉴스로는 "그 결혼은 사실상 파국으로 치달았다"는 풍문. 뭔가 대단한 것이 나올 줄 알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나온 것은 온도계뿐이었다. 인수합병, IoT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안드로이드 씽스의 전신은 브릴로. 흔한 리브랜딩이지만, 큰 변화가 있다. 실은 이미 브릴로도 안드로이드 기반이었는데, 안드로이드를 너무 덜어내서 자바도 안 돌고, 그 밑의 리눅스 커널이 훤히 보일 정도로 바람 구멍이 송송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도 스테인레스 닦는 수세미라는 브릴로(Brillo)였다. 


따라서 브릴로에서는 자바를 못 쓰고 C/C++을 써야만 했었는데, 이러다 보니 그냥 임베디드 리눅스와 뭐가 다른지 의아해지곤 했다. 아무래도 애플 홈킷(Apple HomeKit), MS의 윈도우 10 IoT 등 경쟁 플랫폼에 비해 연속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적잖이 들었다.


이제 구글은 이 브릴로를 개발자들에게 일단 익숙한 안드로이드로 재포장한다. 자바로 짤 수 있게 된 것.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등 이미 손에 익은 개발 도구를 그대로 쓸 수 있으니, IoT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개발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에 이미 익숙한 구글 플레이 서비스나 클라우드 플랫폼까지 쓸 수 있다. 물론 IoT다 보니 폰용 안드로이드 앱을 그대로 짤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각종 제약이 있다. 광고나 지도와 같은 서비스를 쓸 수는 없지만, 위치 정보와 일부나마 UI 툴킷도 쓸 수 있다. 구글을 통해 자동업데이트 같은 것도 시킬 수 있다. 


자, 구글은 지금 자바 개발자를 소환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군단은 IoT로도 진격할 수 있을까? 온갖 구글 서비스가 구글이 이미 브릴로와 함께 발표한 위브(Weave) 통신 플랫폼에 합세 안드로이드 씽스와 군단을 만드는 것처럼, 요즘 추세는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의 결합이다. 사물에선 최대한 가볍게 돌며 많은 알고리즘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기 위한 솔루션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아마존 AWS의 람다(Lambda)/그린그래스(greengrass) 등이 그 일례다. 


그런데 구글은 그 미약한 사물에 한때는 덜어낸 자바를 무겁더라도 다시 얹었다. 자바 개발자들을 동원하기 위해서다.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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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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