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정원을 위한 봄맞이 온실정원

[라이프]by 전원속의 내집
이야기가 있는 사계절 정원 : greetings to spring garden
걸음마다, 계절마다 여러가지 테마를 즐길 수 있는 정원. 자연스러운 멋을 담은 겨울 정원을 뒤로 하고, 5월에 만개할 장미정원을 기다리며 봄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썬룸이 있는 정원에서 5월의 장미를 기다리다

이사 온 집 마당에는 여러 그루의 소나무와 키가 큰 메타세콰이어가 우뚝 서 있었다. 처음에는 정원을 본격적으로 가꿔보고자 다양한 식물을 심어보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틀이 잘 짜여지지 않은 정원에 식물을 계속해서 추가하기보다 새롭게 리모델링 작업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

메인 정원 앞 썬룸의 전경. 내부의 폴딩도어를 열면 집 안에서도 탁 트인 메인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 한편에 조성된 장미정원. 5월 이후 데이비드 오스틴 영국 장미가 만개한 모습은 우아하면서도 화려하게 빛난다.

리모델링 후, 집을 둘러싸고 대지 곳곳에 다양한 콘셉트의 정원이 들어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양한 감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정원주가 특히 정성을 들인 공간은 장미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조성한 장미정원이다. 봄이 오기 전부터 관심을 갖고 관리해주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해마다 5월 이후에 데이비드 오스틴 영국 장미가 은은한 색상을 자랑하며 만개하는 모습을 놓칠 수는 없다. 벽돌로 곡선의 길을 낸 썬룸 앞 메인 정원에는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숙근초와 그라스류, 수국류 등을 심어 겨울이 되어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정원을 만들었다. 관리를 많이 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나무 그늘이나 바위 옆 음지에는 노루오줌, 휴케라, 호스타 등 음지식물을 심어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겨울철에는 월동이 어려운 화분 식물들을 썬룸으로 들여와 관리한다. 화분이 많은 정원에서 유용한 공간이다. 화분들이 줄지어 선 썬룸은 겨울 정원 감상의 또 다른 묘미다. 폴딩도어를 모두 열면 집 내부에서도 탁 트인 시야로 사계절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 메인 정원의 모습. 정원 가장자리에는 고벽돌로 낮은 담을 만들었다. 장미정원에도 낮은 담을 만들어 공간을 분리해 주었다.

GARDEN ADVICE 봄을 앞둔 장미정원 가꾸기

아름답고 풍성한 장미정원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봄이 오기 전부터 전정 작업 등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장미 전정 작업은 이렇게
• 3월 전후에 죽은 줄기나 오래된 줄기를 잘라내는 전정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서로 얽히거나 약한 줄기를 골라내 잘라주고, 장미 중앙부에 햇빛이 잘 들도록 가지 모양을 잡아 정리해준다.
• 가지의 1/3 혹은 1/2 정도를 잘라낸다. 장미는 빨리 자라는 식물이므로 강전정을 해도 충분히 잘 성장한다. 꽃이 지고 나서 진 꽃을 잘라주는 데드헤딩을 해주면 더 싱싱한 꽃을 볼 수 있다.

퇴비 및 방충제 뿌리기
• 2월이 되면 장미 정원에 전체적으로 퇴비를 뿌려 장미가 잘 자랄 수 있는 땅을 조성해준다.
• 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방균·방충제와 액체비료(하이포넥스 등)를 1개월에 1~2회 뿌려준다.

1층 주방 공간에서 바라본 썬룸. 폴딩도어를 열어 주면 따뜻한 기운이 집안까지 들어온다. 메인 정원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빈티지한 수납장으로 꾸민 썬룸 내부. 무늬 타일과 가구의 조화가 이국적이다.

야외에서 월동이 어려운 작은 화분 식물들이 썬룸 안 테이블 위에 진열되어 있다.


도로를 접한 쪽에는 데크로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창을 낸 콘크리트 벽에는 플랜터를 배치해 정원과 외부를 연결했다.

GARDEN TIP. 봄 정원의 그라스 관리

그라스류는 정원 식물 중 가장 관리가 쉬우면서 오래 즐길 수 있는 종류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자라는 갈대나 억새와 달리, 정원에서 키우는 참억새, 파니쿰, 수크령 등의 그라스는 뿌리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형태로 자라므로 정원 안에서 마구 퍼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라스류는 여름부터 꽃이 피어 가을 정원의 운치를 살리고 겨울 정원에서도 존재감을 갖는다. 2월 말에서 3월 초에 잘라주어야 한다. 지면에서 10~20cm 정도 남기고 잘라주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새순이 나온다.

SKETCH 스케치

램스이어(Stachys byzantine) | 잎의 모양이 양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햇빛을 좋아한다.

하설초(Cerastium tomentosum) 꽃이 여름에 내린 눈같이 보여 하설초라고 이름 지었으며 햇빛이 좋은 정원에서 잔디 대용식물로 쓸 수 있다.

헬레보루스(Helleborus orientalis) | 상록다년초로 톱니 모양의 잎이 두툼하고 광택이 있다. 나무 아래 반그늘에서 잘 자란다.

용버들(Salix matsudana) | 물가나 습한 지역에서 잘 자라며 부드러운 곡선의 가지가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홍가시(Photinia glabra) | 상록소교목으로 5~8m까지 자라며 잎이 날 때 붉은 색을 띤다. 중부지방에서는 월동이 어려워 주로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다.

무늬수국(Hydrangea macrophylla ‘Maculata’) | 잎사귀 무늬가 아름다운 수국으로 밝은 그늘에서 잘 자란다. 여름철 서쪽 햇살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원디자이너 김원희_ 엘리그린앤플랜트(Elly Green n Plants)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며 개인 정원뿐만 아니라 공공정원, 상업공간 등 다양한 정원·식물 작업을 한다.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정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정원가 ‘피트 아우돌프’에 관한 영화 <Five Seasons>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2018년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에서 ‘최우수디자인상’(최재혁 작가와 협업)을 수상했고, 2019년부터 매년 첼시 플라워 쇼에 프레스로 참석하여 다양한 정보 제공과 강의를 하고 있다. www.instagram.com/wonheekim33
취재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
2022.03.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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