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른 이들의 행복을 지어 오던 아버지. 지금까지 가족과 함께 가꿔온 추억을 든든한 기초로 삼고, 가족에 대한 애정과 미래라는 재료로 곧바른 골조를 세웠다. 에너지와 편리함, 디자인, 재미, 그리고 보호라는 키워드로 그가 꿈꿔온 유토피아를 합리적으로 지어낸 집.
프라이버시와 다양한 역할의 공간을 고려한 고성능 다기능 주택
제이콘 황소진 대표는 그간 많은 이들의 집을 지었다. 하지만, 그 긴 기간 동안 포트폴리오에 자신과 가족을 위한 주택은 없었다. 건축가라고 모두 자기가 지은 집에 살아야 하는 건 아니라지만, 못다 한 숙제가 남은 학생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그는 완성된 집을 만나 행복해하는 건축주들의 표정과 집 안팎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족을 대입해 보며 꿈을 키웠다. 그의 집 ‘JTOPIA’ 프로젝트는 건축가로서의 지향과 가족으로서의 이상향을 위해 시작되었다.
외장재는 오염이 적고 관리가 덜 필요한 자재를 바탕으로 롱브릭 타일, 세라믹 타일, 럭스틸 골강판이 선정되었다.
현관문과 주차장 사이 동선이 매스 안에 자리해 비가 와도 편하게 오갈 수 있다. 주차장 앞은 차고문을 설치해 내부 노출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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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청라국제도시 단독주택 택지 내에 자리했다. 필지 양옆으로는 이미 지어진 주택들이 자리했고, 전면으로는 보행자 전용 도로가, 반대로는 차량이 오가는 도로에 면했다.
주택은 프라이버시와 더불어 안심할 수 있는 마당의 확보가 필요했고, ㅁ자 형태에서 한쪽이 약간 트인 형상의 매스로 계획되었다. ㅁ자 중 삼면은 목구조로 대부분의 주거 공간이 포함됐고, 주차장과 기계실, 테라스가 놓인 나머지 한 면은 구조와 방수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졌다.
2층 테라스는 건식 바닥 타일 데크에 가깝게 미니 주방이 자리해 마당처럼 자유롭게 활용한다.
주택은 2개 층과 다락으로 구성되었다. 1층에는 거실과 식당, 안방이, 2층에 자녀방 둘과 가족 취미실, 다도실이 놓였다. 안방은 1층에 두었지만, 현관에서 식당 겸 주방, 거실을 거쳐 진입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내밀함을 확보했다.
2층 자녀방도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를 배려하는 측면에서 각각 개별 드레스룸과 욕실을 두어 계단에서 가장 먼 곳에 배치하였다.
무채색과 가구, 띠조명이 형성하는 단정한 직선이 돋보인 주방. 아일랜드도 세라믹 상판 한 장을 분절 없이 적용해 깔끔하다.
거실은 다채널 홈시어터를 매립형으로 구성했다. 단차가 없도록 벽체 두께와 제품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 적잖은 고민이 필요했다.
2층 가족실을 중심으로 왼편에 욕실과 계단, 응접실이, 오른편으로 다도실과 아이방이 놓였다.
내실에도 만전을 기했다. 단열 성능 대비 벽체 두께에서 유리한 목구조에 전체적으로 먼저 경질폼으로 막을 형성한 다음 연질폼으로 한 번 더 처리해 단열과 기밀 성능을 함께 높였다.
에너지도 재생에너지인 지열 시스템을 활용했다. 덕분에 겨울철 내내 실내온도 27~28℃로 유지하고도 1월 난방비가 30만원대였다고. 여기에, 한국목조건축협회의 ‘5-STAR 품질인증’으로 객관적인 검증까지 받았다.
가족실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는 가족. 뒷편으로 수납장과 장난감 장식장, 다락으로 통하는 계단이 보인다.
아이들 방에는 각각 혼자 마음 편히 쓸 수 있는 드레스룸과 욕실을 두었다.
단을 높이고 젠스타일로 꾸며 차분함을 연출한 다도실.
아이방에서 욕실과 드레스룸으로 이어지는 아치게이트.
“건축주에게 주택 생활은 부지런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내 이야기가 되니 쉽지 않네요. 하하.”
황 대표는 건축주가 되어본 소감으로 ‘선배 건축주’들에 노고를 돌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렇게 건축은 늘 쉽지 않고 그 후에도 분주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마당에서 자전거를 배우고, 집안에서 자유롭게 떠들며, 밤에는 가끔 별도 보고, 아이들과 게임하는 보통의 일상에서 그는 집짓기의 특별한 행복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외장재로는 롱브릭타일과 세라믹타일, 라인패널(럭스틸)이 쓰였다. 라인패널의 경우 울렁거림을 막기 위해 통상 두께 0.5T가 아닌 0.8T의 더 두꺼운 제품을 사용했다. 무채색 계열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되 가로선과 세로선의 대비가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