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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구조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한, 30년 된 낡은 아파트 재탄생기

by전원속의 내집

MY DREAM HOUSE

30년 된 낡은 아파트가 과감한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발길 닿는 곳마다 소통의 공간으로 만든 따스함을 품은 집이다.

집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갖게 된다. 낡고 고칠 것 투성이인 공간을 보고 돌아서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겉을 들어내고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이들이 있다.

(BEFORE)리모델링 전 거실과 다이닝룸

부부에게 이 집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30년 전 입주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던 곳. 오랜 연식이 말해주듯 낡은 배관과 낮은 천장 그리고 넓은 면적에 비해 좁은 현관, 게다가 답답하고 비효율적인 구조로 지역 내에서도 저평가된 아파트였다. 복잡한 심정이었지만, 부부는 이 집의 가능성을 믿었고, 오히려 그 덕에 좋은 금액에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이후에 떠안게 된 ‘낡은 공간 리모델링’이라는 커다란 과제는 인테리어 전문가인 ‘림디자인’의 이혜림 실장을 만나 차근차근 해결하기로 했다.

자동문이 설치된 현관. 앞쪽으로는 센서 조명이 달린 팬트리 장을 제작했다.

조형미가 돋보이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거실. 오크 테이블과 조명 등 장식적 요소가 가미된 독서 공간이 단연 돋보인다.

PLAN

BEFORE / AFTER

INTERIOR SOURCE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거주인원 ▶ 3명(부부 + 자녀 1) | 건축면적 ▶ 219㎡(66.25평)
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스커프엑스(공용공간), LG하우시스 친환경벽지 / 바닥 – 유로세라믹(거실), 마이다스 원목마루(방)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로쏘꼬모 2800 사이즈(다이닝 테이블)
조명 ▶ 디에디트(거실) | 중문 ▶ 자체 제작 | 방문 ▶ MDF + 우레탄 도장
붙박이장 ▶ 자체 제작 | 시공·설계 ▶ 림디자인 02-543-3005 www.rimdesignco.co.kr

천장을 높이고 메인 조명 대신 벽 라인을 따라 간접 조명을 설치해 공간이 한층 넓어 보인다.

발코니 확장으로 생겨난 자투리 공간에는 미니 서재를 마련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각 공간의 독립성과 효율성이었다. 부부와 자녀 그리고 집안일을 도와줄 도우미가 함께 지내야 했기에 프라이버시 확보는 필수였다. 또, 기존의 공간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거기에 허투루 버려지는 곳 없이 가족의 발길이 머물며 소통할 수 있는 요소들이 요구됐다.

SPACE POINT

POINT1 복도를 활용한 청소 붙박이장
복도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청소용품들만 수납이 가능한 붙박이장을 제작했다.

POINT2 컴퓨터 본체 수납공간
책상 아래로 바람구멍을 뚫은 수납공간을 만들어 컴퓨터 본체를 감쪽같이 숨겼다.

다이닝룸에는 카멜 톤의 수납장을 제작했다. 현관과 다이닝룸을 시각적. 공간적으로 분리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현관 쪽에서는 팬트리로, 다이닝룸 쪽에서는 홈바로 활용된다.

독립적인 공간 구성은 애초부터 다이닝룸을 중심으로 거실과 안방 그리고 주방과 나머지 방들이 좌우로 분리된 구조여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여기에 안방에만 별도의 문을 달아 더욱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살릴 수 있는 구조물이 거의 없던 터라 내력벽을 제외한 모든 벽을 철거, 효율적인 수납과 기능적인 공간 쓰임을 위해 모두 새롭게 재구성했다. 유난히 낮았던 천장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낡은 배관과 스프링각관까지 교체하는 등 쉽지 않은 작업이 이어졌지만, 덕분에 갤러리처럼 개방감이 느껴지는 여유로운 공간이 탄생했다.

수납장으로 장식적인 느낌을 더한 복도. 불필요하게 넓었던 복도의 너비를 줄여 세탁실과 주방의 빌트인 냉장고 공간을 확보했다.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베이지 톤 컬러를 중심으로 연출하되, 공간마다 맞춤 가구를 활용해 호텔 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꾸며졌다. 특히 어디서건 가족이 머물 수 있도록 곳곳에 장치를 마련했다. 보통 소파가 놓이기 마련인 거실에는 소파 이외에 독서 테이블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미니 서재를 배치하고, 주방 역시 아일랜드에 바텐 의자를 둬 간단한 식사를 하며 가족이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상부장을 과감히 없앤 주방. 용이한 벽면 관리를 위해 아일랜드와 같은 재질인 대형 세라믹 타일을 벽에도 시공했다.

빌트인 냉장고가 설치된 주방. 김치냉장고, 냉동고, 냉장고, 간식 냉장고 등, 총 네 대의 냉장고로 분리되어 있다.

이집에서 이혜림 실장이 가장 고심했던 공간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훤히 보이던 다이닝룸이다. “가족이 모이는 공간 중에 으뜸은 결국 다이닝룸이 될 것이기에 전망이 좋은 곳에 배치하고, 동선을 명확하게 구분해 아늑하게 꾸미는 게 관건이었어요.”

다른 공간과 명확히 분리되어 있는 안방 입구. 간살도어를 설치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냈다.

안방으로 들어서면 드레스룸과 서재로 꾸며진 워크룸이 이어진다. 바닥을 높여 만든 윈도우시트 덕에 분위기가 한층 아늑하다.

우선 주방 발코니를 확장해 넉넉해진 공간에는 넓은 테이블을 두고 홈바를 배치했다. 홈바는 현관에서 노출되었던 다이닝룸을 분리시키는 동시에, 공간을 정리해주는 요소로 작용하는데, 뒷면은 현관의 팬트리로도 적용돼 그 활용도가 놀랍다. 구조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은 다이닝룸 외에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불필요하게 넓었던 복도의 너비를 축소해 세탁실과 주방의 빌트인 냉장고 공간을 확보하고 욕실과 방의 크기도 조금씩 넓혔다. 방 두 개가 연결되어 있어 공간의 경계가 모호했던 안방은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드레스룸과 서재로 꾸며진 워크룸과 침실로 명확히 분리해 쓰임새를 높였다.

워크룸과 침실 사이에는 미스트 유리를 달은 슬라이딩 간살도어를 설치, 침실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기존에 사용하던 침대의 헤드에 맞춰 헤드레스트를 제작, 시크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간결한 디자인의 맞춤 가구로 꾸며진 자녀방

총 75일이 소요되었던 대공사였다. 거짓말처럼 달라진 공간을 마주하니, 낡은 공간을 바라보며 고민하던 지난날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가족들이 꿈꿔오던 집의 탄생.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제 아무리 까다로운 공간이라도 선택과 집중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취재_ 최미현 | 사진_ 진성기(쏘울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