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골집, 무턱대고 사기 전 더 똑똑하게 고르는 법

[라이프]by 전원속의 내집

시골집 선택 전 체크리스트

아름다운 시골집에서의 귀촌 라이프를 생각했지만,

고칠수록 고생만 늘어나는 구옥을 만나는 일도 부지기수.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면, 이제 내 집이 될지 체크해야 할 시간이다.

PLAN|직영 수리 & 시공, 가장 챙겨야 할 것은?

#설계 #감리 #시공 #기술인 #자재


시골집 리모델링도 정확한 설계가 뒷받침되면 더 합리적인 견적과 시공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이 집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공사 범위와 대략적인 비용이 결정될 수 있다. 시골은 기반시설뿐만 아니라 사람도 자재도 도시보다는 부족할 수밖에 없고, 도시와 같은 수준으로 집을 짓거나 고치려면 일부 비용이 추가된다. 집을 이용하는 수준에 따라서 적당히 타협하거나, 자금을 더 모으거나, 단순한 공정의 경우에는 직접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시골집 리모델링도 전문 분야는 반드시 전문가가 필요하다.


✔ 설계·감리 : 연면적이 200㎡ 미만이고 3층 미만인 건축물의 대수선은 ‘대수선 신고’로 리모델링이 가능하며, 이때는 건축사를 통하지 않고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공사 견적과 시공은 정확한 설계에서 오는 만큼 전문가의 설계와 감리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지역에서는 기술자의 실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믿을만한 건축사의 감리를 얻을 수 있는지도 검토해봐야 한다.


✔ 구조 : 주택이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따라서 공사 난이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조적이나 철근콘크리트구조 주택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목조주택은 상황에 따라 시공 전문 기술자가 필요하다.


✔ 자재 : 시골에서는 자재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수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 여러 디자인을 보고 이곳에 적용해보려고 하면 해당 자재가 없는 일이 부지기수. 온라인 유통이 발달했어도 상당수 건자재는 직접 발품 팔아야 할 경우가 제법 있다. 디자인에 민감하다면 어떤 자재가 얼마나 필요한지, 해당 지역까지 가져올 수 있는지 등을 미리 검토한다.

LAW|제도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은?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지목 #지상권 #양성화

시골집 중 외양간이나 창고 등은 무허가건물인 경우가 많아 대부분 헐게 되는 편이다.

오래된 주택은 필연적으로 여러 법적인 충돌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건축법이나 제도가 촘촘하게 갖춰진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이 아닌 데다, 오랜 세월 지나오면서 형편에 맞춰 조금씩 고쳐오곤 했기 때문이다. 건축물의 구조나 성능이 현대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건 흔하고, 허가가 나지 않은 주택이거나 등기부등본에 올라가지 않은 주택도 있다. 심지어는 땅과 집주인이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주택에 대한 지원 사업을 요청하거나, 풍수해보험 가입, 추후 재산권 행사를 위해서는 불법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야 하는 만큼 주택 구입 전에 충분히 신경 써서 살펴야 한다.


✔ 땅과 건물의 소유주 : 땅과 집 소유주가 다른 경우를 ‘지상권 주택’이라고 부른다. 지상권 주택은 다른 주택들보다 비교적 싼 값에 매매되는 편인데, 이는 땅에 대한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상권 주택 소유주는 토지주에게 토지사용료를 지급해야 하고, 증축이나 개축 시에도 토지주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지상권을 갱신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선 어려울 수 있다. 시골에서는 토지 소유주가 불명확한 경우가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 법적 도로 접촉 : 도로에 닿지 않는 땅에 건축할 수 없다는 건 지금은 상식처럼 여겨지지만, 시골 구옥의 경우에는 종종 맹지 위에 지어진 주택이 있을 수 있다. 리모델링 정도는 큰 문제 없지만, 주택 상태에 따라 신축을 결정해야 할 때는 곤란해질 수 있고, 리모델링이어도 자재 운반 등 시공 과정이 불편해질 수 있다. 토지 지목 : 농막 정도를 제외하면 주택을 신축할 때는 반드시 지목이 ‘대지’인 땅 위에 지어야 하는데, 과거 시골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지목 ‘전’이나 ‘답’, ‘임’ 등에 지어지기도 했다. 이를 ‘불법전용용지’라고 부르며, 현재 법적 기준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수리 후 허가와 등기를 위해서는 이를 시정해야 한다.


✔ 토지 경계 : 옛날에 지어진 주택은 경계 측량도 옛날에 이뤄진 만큼 살아가면서 이웃집 간 구조물이 넘나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론 구거(실개천 등)의 물 흐름에 따라 토지 모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선 향후 증축이나 신축 시 건축 가능 영역이 줄거나 늘 수 있는 만큼 미리 확인한다.

ZOOM IN|무허가주택 양성화, 그 방법은?

일반적으로는 무허가주택을 현재 기준에 맞춰 수리 후 건축허가 과정을 거치거나, 토지불법전용의 경우 원상복구(철거)-토지전용(전·답→대지)-건축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때론 신축에 준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부 사례에 대해선 크게 고치지 않아도 되는 양성화 과정을 제공하기도 한다. 불법전용의 경우 1972년 농지법 시행 이전, 1988년 10월 31일 이전에 지어진 주택의 경우 토지 원상복구 없이 전용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선 판단이 다를 수 있어 지자체 확인 후 건축사사무소를 찾아 양성화를 진행한다. 건축법에 저촉되는 무허가주택의 경우에는 특례법을 통해 몇 차례 한시적으로 양성화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건축법에 맞춰 수리가 이뤄져야 한다.

STRUCTURE|주택 상태, 어디를 뜯어봐야 할까?

#기둥 #정화조 #벽체 #전기 #수도

지붕재 상태가 괜찮고 침수 흔적이 없다면 구조재에는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아궁이를 쓰는 주방의 경우에는 습기나 검댕으로 새까맣게 변하긴 하나, 미관 외에 큰 문제는 없다.

전통방식의 부엌을 입식으로 고치거나 문을 새로 고치는 정도의 단순한 인테리어라면 큰 비용이 들어갈 일이 없으나, 기둥이나 서까래, 지붕을 새로 올리는 수준 이상이면 아무리 옛집이라고 해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리비가 적게 나올 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또한, 주택의 주요 구조부의 내구성 외에 주택 구조가 자신의 생활양식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전기나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도 주택 구매 전에 중요하게 봐야할 지점이다.


✔ 구조 : 지붕의 서까래나 대들보, 기둥이 썩었는지, 뒤틀림은 없는지, 흔들림은 없는지 살펴본다. 기둥의 경우 수분 접촉이 상대적으로 많은 아랫 부분이 썩는 일이 많은데, 윗부분보다 수리 비용이 더 높은 편이다. 지붕재 상태와 실내 천장의 누수 여부도 확인한다. 문제가 없다면 서까래나 대들보는 상태가 괜찮을 확률이 높다. 조적조(벽돌, 블록 등), 콘크리트구조 주택의 경우 벽지 제거 후 횡균열이나 틈새 벌어짐이 없는지 살핀다.


✔ 설비 : 상·하수도는 잘 연결되어 있는지, 정화조의 경우 어디에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상·하수도의 경우 짧은 거리라고 해도 연결하려면 비용이 든다. 정화조는 향후 욕실이 위치할 자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지, 용량은 어떤지도 알아본다. 추후 주택을 주거용이 아닌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전환하려면 증설이 필요할 수도 있다.


✔ 전기 : 오래 빈 집인 경우 단전되어있을 확률이 높다. 전기는 집을 고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설비인 만큼 연결 여부를 확인해둔다. 또한, 이전 세대보다 전기 사용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용량이 적절한지도 체크한다.

ZOOM IN|슬레이트 지붕, 셀프로 치워도 될까?

오래된 시골집이나, 본채가 아닌 창고나 과거 외양간 등 부속건물인 경우 슬레이트를 얹은 지붕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슬레이트는 발암물질인 석면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때 임의로 철거하거나 폐기하면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반드시 전문 석면 철거 업체를 통해 제거해야 하므로 주의한다. 일반 지붕보다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지자체의 경우 노후주택의 석면 철거를 보조하기도 미리 알아보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ETC|그 외에 더 체크할 사항은?

#단열 #창호 #창고 #입지


한옥 외관을 살리기 위해 내단열을 적용하는 구옥 실내. 구옥의 경우 벽체 자체의 단열 성능과 기밀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벽체를 헐어내고 새로 벽체를 세우기도 한다.(왼쪽) // 한옥의 전통적인 모습과 창호의 현대적인 디자인의 부조화가 아쉽다면 창호살 형태의 덧문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현대 한옥을 위한 한옥 전용 창호도 출시되고 있어 자재 선택권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오른쪽)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진행하는 시골집 리모델링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건축 성능을 갖추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열쇠가 된다. 장기간 지치지 않는 귀촌 생활을 위해선 챙겨야 할 것이 좀 더 남아있다.


✔ 단열 : 시골집 대부분은 단열을 갖추지 않거나,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가 턱없이 작은 경우가 많다. 외단열이든 내단열이든 둘 중 하나는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 창호 : 핵심 건축 자재 중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이 창호다. 복층유리 2중창이 기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3중창도 고려해야 한다. 주택의 개구부 개수는 얼마나 되는지 등 창문 계획을 세운다.


✔ 창고 : 귀농이라면 당연히 필요하고, 귀촌만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텃밭이나 정원 관리 등 외부 작업이 많아진다. 이때 필요한 기구나 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또는 반외부 공간은 집을 수리하는 동안에도 무척 유용하다.


✔ 입지 : 원하는 지역인지도 중요하지만, 오갈 수 있는 지역인지도 중요하다. 세상과 단절된 오지에서의 정착 자체가 목표인 것이 아니라면, 시내와의 교통 편의는 매우 중요하다. 사람과 만나고 초대할 수 있는 환경, 텃밭을 가꾸다가도 가끔은 영화를 보고 카페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도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의외로 지속적인 시골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도움말, 참고자료

studio s.a.m 윤민환 소장 www.instagram.com/studio.s.a.m

<농가 + 한옥 리모델링>, 주택문화사


구성_ 신기영 | 사진_ 주택문화사 DB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11월호 / Vol.26 1www.uujj.co.kr​

2021.07.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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