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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이케아 가구처럼 내 집도 키트로 조립한다면?

by전원속의 내집

누구나 지을 수 있는 집, Diy House is My leports!

인생은 긴 여행이다.  가벼운 가방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내 집을 내가 직접 짓는다? 한 번쯤 가져볼 로망일 순 있어도, 선뜻 시도하긴 겁난다. 그러나 여기에 반기를 든 남자가 있다. 집짓기가 그 어떤 레저나 스포츠보다 즐겁고 생산적인 일이라고 자부하는 사람, 바로 박성우 씨다.
“옛 사람들은 가정을 꾸미면 3칸 집, 초가삼간을 지었죠. 부부와 노부부의 방, 그리고 부엌이 전부였어요. 그런 소박한 집이면 누구나 직접 지을 수 있어요. 용기가 없어서 그렇지.”
그의 직업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젊은 시절, 현장에 치여 마음이 고달플 때면 몸은 어김없이 자연을 찾았다. 30년 전, 그렇게 양평 끝자락의 이곳에 닿았다. 평당 5만원이 넘지 않는 땅을 찾아 흘러온 곳이다. 밭 한가운데 헛헛하게 서 있는 고목 한 그루에 반해 1천평이 넘는 땅을 구매하고, 컨테이너박스 하나에 가족들과 입주했다. 아내와 세 아이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곳에서 1년을 버텼다.
“통나무주택과 경량목구조 건축에 매료돼 뉴질랜드에서 빌더 수업까지 받고 왔어요. 순전히 취미로 말이죠. 언젠가 넓은 통나무 작업장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저희 전진기지처럼 생각하며 지냈죠.”
그사이 컨테이너보다 더 넓은 데크도 만들고, 언플러그드 하우스로 통나무 농막도 하나 지었다. 더 이상의 집은 필요 없을 줄 알았다. 둘째 딸의 제안이 있기 전까지.


작업장 들판에 만들어 본 6평짜리 모델. 이곳에서 DIY하우징스쿨을 여는 것도 그의 계획 중 하나다. 딸 상희 씨가 프랑스 파리 말라케 건축 대학을 졸업하며 논문 주제로 삼은 하우징키트. DMZ에 조성될 평화도시를 염두에 두고 만든 모듈주택이다.

이 아이디어는 성우 씨의 손길을 거쳐 실물로 제작되었다. 성인 둘이 손공구만으로 지을 수 있는 패널라이징 형태로, 이동이 쉽고 조립과 해체도 간단하다.

Structure Assembly

PROCESS

좁지만 부족하지 않고, 작지만 누추하지 않은 집. 
줄이고 줄여, 꼭 필요한 것만 남겼다. 
어쩌면 집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집일지 모른다.
건축면적 ▶ 1층 – 20m2 / 다락 – 16㎡ 
최고 높이 ▶ 4m
구조 ▶ 외벽, 바닥, 지붕 – 2×6 구조목, ZIP 시스템보드 / 내벽 - 2×4 구조목
단열재 ▶ 미네랄울
외벽 마감재 ▶ 아라우코 보드 위 우레탄 방수 도장 
지붕 마감재 ▶ 제임스하디 시멘트보드 9T 위 우레탄 방수 도장
창호재 ▶ 미국산 사이먼톤, 벨룩스 천창
내벽 마감재 ▶ 스웨덴산 미송루버 
천장 마감재 ▶ 수성 도장
바닥 마감재 ▶ 강화마루
욕실 ▶ 세라믹타일
주방 가구 및 수전, 조명 ▶ 이케아
현관문 ▶ 매소나이트 스틸도어
데크 ▶ 방킬라이 천연방부목
키트 가격 ▶ 1,450만원(기초 제외, 전기·가구 및 난방·급수 설비 포함, 시공은 제외)

외장은 원하는 컬러로 도장이 가능하다.


면적은 작아도 고급스럽게 마감한 화장실과 주방은 이케아 스틸 상판 싱크가구를 활용했다.

국내에도 패널라이징 공법을 적용하는 현장들이 있다. 그러나 크레인 같은 중장비가 필요하고 대형모듈이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가 제작한 레포츠하우스는 작은 트럭으로도 운반할 수 있어 교통이 불편한 산간·도서 지역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전기가 없는 지역이라면 태양광 집열판을 접목할 수도 있다.

ZIP보드에 외부 공기층을 둔 레인스크린 시스템, 단열재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불연 미네랄울까지, 자재면에서도 빠지지 않는 구성이다.
“그라스울이면 50만원이면 되는 걸, 미네랄울은 그 4배 가격이지요. 그래도 작은 집이라 큰 부담은 없어요. 한여름 에어컨 없이 나무그늘에 있는 것처럼 시원하면 족하죠. 구조 설계도 따로 해서 웬만한 재해엔 끄떡 없을 거예요.”

2019 코리아+스웨덴 영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에는 스웨덴을 국빈 방문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스웨덴 실비아 왕비와 직접 참석하여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하우징키트는 성우 씨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바로 딸 상희 씨가 이 모델로 2019 ‘코리아+스웨덴 영 디자인 어워드’의 최종 수상자가 된 것. 스웨덴에 초청받아 직접 수상의 기쁨을 누렸고, 각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주최 측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금자리를 꾸밀 수 있도록 하는 자원 효율적 솔루션을 리빙 패키지로 제공했다”는 호평을 내놨다고.

뜻하지 않게 얻은 행운이지만, 성우 씨는 은근한 걱정거리도 생겼다. 그간 알음알음 찾아 온 사람들 거의가 그에게 시공까지 일임하려 한 것이다. DIY를 목표로 만든 모듈인데 기획 취지에 맞지 않아 고민이 들고, 전국을 다니며 공사를 지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지금은 물량을 늘리기보다는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 개발에 더 주력하고자 마음 먹었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마을 풍광에 해가 되지 않는 그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스포츠하듯, 놀이하듯, 천천히 말이다.

TIP - 박성우 씨가 알려주는셀프 집짓기 노하우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에서 선정한 100인의 디자이너에도 이름을 올린, 오랜 경력의 인테리어 전문가. 대학에서 10년 넘게 강의해 왔으며, 저서 「건축드로잉(2010, 기문당)」은 중국에서 교재로 출판되기도 했다.

시간을 갖고 지어라, 재촉하는 사람 없다

건축 문외한이 당장 집을 지을 순 없다. 시간을 넉넉하게 갖고 주말에 친구들과 어울려 스포츠 삼아 지어라. 땀을 흘리고 보내는 저녁 시간이 정말 즐겁지 않을까. 그래도 부담스럽다면, 기술 지원이 가능한 목수 한 명과 현장에서 배우며 지을 수도 있다.

공간은 크기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먼저 구상하라. 6평 모델도 있지만,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긴다면 3평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한겨울에도 야외 벽난로를 두고 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

나만의 공간은 자기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나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레포츠하우스를 사람들이 어떻게 쓰고 있는지 볼 수 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가슴 떨릴 때 떠나라. 다리 떨리면 못 한다.

취재협조 _ 건축공방 인터하우스| https://blog.naver.com/psw195911
취재 _ 이세정  사진 _ 최지현, 박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