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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겨울 정원의 매력에 빠지다

by전원속의 내집

CHARMING WINTER GARDEN

한결같은 푸르름보다,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정원을 원했다.
관목으로 꾸민 겨울 정원은 운치있는 가지와 열매들, 그리고 새소리로 가득찬다.

평범했던 소나무 정원에서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관목 정원으로

새롭게 이사한 집에서 만난 소나무 정원. 아담한 크기의 잘 정돈된 정원이었지만, 사계절 내내 똑같은 모습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 변화를 주고 싶었다. 소나무는 매번 전문가가 방문해 크레인을 타고 관리해주기 때문에 정원을 직접 가꾸지 못한다는 것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리모델링 후 내 손으로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되니 정원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

반원형의 메인 정원에는 벽돌로 단차를 만들어 두 개의 파트를 형성했다. 바깥쪽의 식물과 벽돌 벤치는 담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외부에 볼거리도 제공한다.


코르텐스틸을 사용한 장미용 플랜터가 정원의 포인트. 장미와 함께 램스이어, 러시안세이지 등의 허브를 심었다


파니쿰과 참억새, 향등골나물의 씨송이가 어우러진 풍경 앞에 빈티지 벤치를 두고 가을 풍경을 즐긴다.

새로이 탄생한 정원은 키작은 나무, 즉 관목을 위주로 계획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짧아 정원을 관리하기 어려운 것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관목은 가지치기 외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아 난이도가 낮고, 잎이 떨어진 겨울철에도 단아하게 뻗은 가지들을 감상할 수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감상하며 키우는 재미가 있다.


잔디가 있는 마당 주변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분꽃나무, 조탑, 자엽안개나무 등 다양한 관목에서 꽃을 볼 수 있다.


정원 가장자리 위주로 식물을 심고 잔디밭에는 벤치나 티 테이블을 배치해 정원을 즐긴다.

측면에 위치한 메인 정원에는 벽돌을 기준으로 단차를 만들어 이전보다 안정감 있는 부지를 형성했다. 한쪽 코너에는 갈대와 향등골나물을 풍성하게 배치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운치 있는 계절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벽돌로 만든 포인트 벤치는 바깥에서 봤을 때 담장의 역할도 한다. 뒷정원은 단순한 구조이지만 담장을 따라 관목과 식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영화같은 풍경을 이루고 있다. 사계절 내내 계속해서 들여다 보고 싶은 정원이다.

GARDEN ADVICE 관목을 활용한 사계절 정원

관목이라고 불리는 키 작은 나무는 관리가 용이해 숙근초와 그라스류와 함께 사계절 정원을 꾸미기 좋은 식물이다. 본격적으로 꽃이 피는 시기보다 빠른 이른 봄에 꽃을 피운다. 가을이 되면 꽃이 진 자리에 단풍이 들거나 붉은 열매가 열린다. 겨울에도 열매가 있어 따뜻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가지 치기로 크기 조절하기

간단한 원리로 가지 치기를 하기 좋은 관목은 주변 환경에 따라 크기를 아주 작게 조절할 수도 있다. 손상된 가지나 겹쳐진 가지, 수평·수직의 가지만 잘라 주어도 충분하다.

가지 치기할 때 주의점

관목의 종류에 따라 꽃눈이 피는 가지가 다르다. 철쭉, 라일락, 말발도리 등 묵은 가지에서 꽃이 피는 것은 그해 꽃이 진 후 바로 가지 치기를 해야 하며, 목수국, 안개 나무 등 새 가지에서 꽃이 피는 것은 이른 봄에 원하는 수형에 맞춰 잘라준다.

계절별 관목의 종류

• 봄 : 삼지닥, 설유화, 풍년화, 산앵두 등
• 여름 : 백당수국, 장미, 자엽안개나무, 자엽국수나무 등
• 가을 : 수양단풍, 가막살나무 등

(위, 아래) 북향이어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주택의 입구 현관에는 식물의 종류를 최소화하여 심었다. 윤노리나무의 선을 살리고 음지식물을 배치했다.


정원 가꾸는 것이 취미인 정원주의 창고. 전문가 수준의 다양한 장비들이 정리되어 있다

BEFORE

리모델링 전의 소나무 정원. 경사가 그대로 남아 있어 정돈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준다. / 이전 소나무 정원에서는 큰 소나무가 정원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어 시야를 가린다.

GARDEN SCENE 정원주가 기록한 봄과 여름의 관목 정원

산앵두(이스라지) : 꽃이 피는 시기는 길지 않지만 봄을 알리는 분홍색 꽃은 피기 전부터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분꽃나무 : 4월 하순이 되면 고운 향이 나는 연분홍 빛 꽃이 핀다. 향이 강해 멀리까지 퍼져 나간다.

댕강나무 : 5월이 되면 분홍색 꽃이 풍성하게 피어난다.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향기도 좋다.

백당나무 : 톱니 모양의 잎사귀에 산수국을 닮은 꽃이 핀다. 5~6월에 꽃이 피고, 9월에 붉은 열매가 열린다.

GARDEN TIP

TIP 1_다양한 소재로 식물 태그 만들기

집이 마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태그를 설치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소재로 태그를 만드는 것도 정원 꾸미기의 작은 팁. 알루미늄판에 직접 이름을 새긴 태그가 멋스럽다.

TIP 2_벽돌을 활용해 낮은 경사면 꾸미기

정원 부지에 경사가 있으면 정원의 균형을 깨트려 불안하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준다. 경사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계단을 만드는 것. 애매한 경사에도 낮고 넓은 디딤면을 활용한 계단을 만들 수 있다. 콘셉트에 따라 벽돌, 석축 등 다양한 자재를 활용해보자.

SKETCH

층꽃나무(Caryopters incana)

낙엽활엽관목으로 층을 형성하며 피는 보랏빛 꽃이 매력적이다. 영하 29도까지 월동하고 겨울에도 마른 씨송이의 형태를 유지한다.

향등골나물(Eupatorium purpureum)


습한 양지나 반음지에서도 잘 자란다. 풍성한 분홍색 꽃이 말라도 갈색의 형태를 유지하며 겨울에 존재감을 나타낸다.

부들레야(Buddleja dividii)

여름 내내 꽃이 피며, 향기가 좋아 벌과 나비가 좋아한다. 성장 속도가 빨라 원하는 만큼 가지를 잘라주는 것이 좋다.

호랑가시나무(Ilex cornuta)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키울 수 있다. 잎의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발달하고 겨울철 붉은 열매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다.

자엽풍년화(HamamelisJaponica Siebold & Zucc)

이른 봄에 자주색 잎과 어울리는 실 형태의 아름다운 꽃이 핀다. 베란다에서 키우기에도 좋다.

흑맥문동(Ophiopogon planiscapus ‘Nigrescens’)


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바위 사이 등에 심으면 좋다. 여름에는 작은 종모양의 분홍색 꽃이 핀다.

정원디자이너 김원희_ 엘리그린앤플랜트(Elly Green n Plants)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며 개인 정원뿐만 아니라 공공정원, 상업공간 등 다양한 정원·식물 작업을 한다.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정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정원가 ‘피트 아우돌프’에 관한 영화 <Five Seasons>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2018년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에서 ‘최우수디자인상’(최재혁 작가와 협업)을 수상했고, 2019년부터 매년 첼시 플라워 쇼에 프레스로 참석하여 다양한 정보 제공과 강의를 하고 있다. www.instagram.com/wonheekim33
취재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