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둥글게 감싸 안는 집

[라이프]by 전원속의 내집

김천 동그란집

머무는 이 모두가 즐거이 쉴 수 있는 놀이터.

둥글면서 열린 집은 풍경을 품고 가족을 치유한다.

중정에서부터 대지 앞 공원, 멀리 산세까지 자연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경상북도 김천의 동쪽, 운남산과 고성산 사이 도공촌이라는 마을이 있다. 산 깊숙이 자리해 고요하고 한적한 동네다. 대지 앞은 켜켜이 겹친 산세가 펼쳐져 있어 원경이 아름다우며, 대지 옆으로 공원이 있어 근경 또한 푸릇하다. 최근 많은 건물이 들어서면서 마을의 풍경보다는 산만한 분위기에 더 사로잡힌다. 원경, 근경의 자연과 관계를 맺으면서 산 아래 박혀 있는 돌처럼 크게 눈에 띄지도 않고 묵직하게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길 기대했다.

곡선 처마는 시간에 따라 다양한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중정의 풍경을 더욱 다채롭게 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북도 김천시

대지면적 ≫ 463.70㎡(140.26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 다락 ┃ 거주인원 ≫ 4명(부부+자녀2)

건축면적 ≫ 148.64㎡(44.96평) ┃ 연면적 ≫ 141.71㎡(42.86평)

건폐율 ≫ 32.06% ┃ 용적률 ≫ 30.56%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5.9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단열재 ≫ 수성연질폼 ┃ 창호재 ≫ E-Plus 시스템창호

외부마감재 ≫ 청고벽돌 ┃ 조경 ≫ 건축주 직영

시공 ≫ ㈜시스홈종합건설

설계 ≫ 유타건축사사무소 김창균, 배영식, 이조은, 최민희

처마와 툇마루는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깊이를 더해준다.

직장 때문에 김천으로 이사 온 건축주 부부는 김천을 두 번째 고향으로 삼기로 했다. 평생 이 집에서만 살게 되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이 커가는 십여 년은 계속 머물며 지낼 집을 원했다. 그리고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 가더라도 이 집은 계속 남아, 종종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PLA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욕실 ⑤ 방 ⑥ 마스터룸 ⑦ 세탁실 ⑧ 보조주방 ⑨ 다락 ⑩ 테라스 ⑪ 중정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천장 –도장 / 바닥 – 원목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붙박이장 ≫ bello_creative 제작가구

현관문 ≫ YKK


원경으로 켜켜이 겹친 산세를 품은 마당. 온전히 가족들을 위한 중정이다.


아이들 방 앞은 복도 폭이 넓어지면서 작은 거실이 된다. 툇마루로 공간이 확장되어 외부와도 쉽게 소통할 수 있다.

건축주가 의뢰한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아이들의 놀이터, 캠핑, 텃밭 등을 즐길 수 있는 마당이 있을 것. 둘째, 손님들이 자주 찾는 집이면서 기분 좋게 쉬다 갈 수 있는 장소가 될 것. 셋째, 처마와 툇마루가 있어 한옥을 닮으면서, 마지막으로 약해 보이지 않고 단단한 외형을 가지기를 원했다.


큰 창을 통해 외부 풍경과 채광이 깊게 들어온다. 중정과 바로 연결되어 손쉽게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캠핑을 즐기게 한다.

휴식처 같은 집을 계획하는 데 있어 자연 풍경은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이를 집의 중심으로 끌어오고자 했다. 하지만, 필요한 실들을 대지에 맞게 배치하면 대지 길이가 부족하거나 전망이 아쉬워지고 복도가 늘어졌다.


그래서 집 중심에 자연을 넣기 위해 중정을 먼저 계획했다. 중정 중심으로 공간을 돌려가며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고 전망이 필요한 부분을 잘라냈다. 중정을 기준으로 배치된 공간들을 유연하게 만들어가다 보니 집의 형태가 ‘동그란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원형에 가까워졌다.

공용부인 거실주방 및 중정과 분리되어 개인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침실공간이다. 곡선 벽체 덕분에 아이들 방 앞까지 시선이 깊숙히 닿는다.


도로로부터 시선을 차단시켜 주면서 빛과 바람이 통하는 반개구 가벽과 계단 하부 공간을 활용해 포켓 침대 공간이 적용된 아이방.

주방 거실에 있을 때나 복도를 걸을 때나 아이들이 방 앞에서 놀 때나 시선은 항상 중정을 향한다. 가족들은 항상 함께 있지 않아도 시선이 닿으며 소통이 쉬워진다. 중정은 자연을 담기도 하지만, 가족 구성원들만의 풍경을 담기도 한다. 주방에서는 처마와 툇마루로 시선 및 공간이 확장되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외부로 동선을 유도하며 주방의 영역이 자연스럽게 중정 마당까지 이어진다.

SECTIO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욕실 ⑤ 방 ⑥ 마스터룸 ⑦ 세탁실 ⑧ 보조주방 ⑨ 다락 ⑩ 테라스 ⑪ 중정

산책로가 있는 뒷마당은 건물과 가벽이 필요에 따라 다른 곡률을 가지며 볼륨감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길게 이어진 툇마루는 복도와 더불어 또 하나의 동선이 된다. 한편, 큰 도로가 있는 부분의 창문은 가벽을 통해 도로에서의 시선을 한 번 더 차단했다. 또, ‘반 개구 쌓기’라는 포인트 쌓기 방식을 통해 빛과 바람이 통과되면서 원형이라는 볼륨감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특이한 조형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동그란 집은 중정처럼 어느 정도 테두리가 있는 아늑한 마당을 가지면서 풍경을 깊숙하게 끌고 오기에는 충분한 형태였다.


곡선 형태를 목구조로 구현하면서 함께 도출되어 만들어진 곡선 처마는 자연으로의 몰입감을 한층 깊게 유도한다. 동그란 집으로 둘러싸인 동그란 마당은 산의 풍경을 담기도 하고 때론 가족 구성원들만이 간직할 소중한 일상이라는 풍경을 담기도 한다. 글 : 김창균

건축가 김창균 _ ㈜유타건축사사무소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다양한 곳에서 여러 작업에 참여하며 실무경험을 쌓았고, 2009년 UTAA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였다(한국건축사). 현재 ㈜유타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며,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일상의 중·소규모 건축물을 바탕으로 하는 손에 닿는 건축과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도시 안에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02-556-6903|www.utaa.co.kr

취재_ 신기영  |  사진_ 윤준환

2022.03.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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