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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콘크리트 바다 위 하얀 등대같은 집

by전원속의 내집

전체 차트 건설업+1.37% 현대건설+3.05%

[작지만 특별한 SMALL HOUSE ② - 신당동 이치하우스]
작은 집에는 편견이 따라붙는다. ‘덜 들어갔을 것이다’, ‘불편할 것이다’, ‘초라해 보인다’, ‘단조롭다.’ 하지만, 작은 집에 같은 일상을 누리려면 부족한 만큼 아이디어로 채워야 한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협소주택, 주말주택, 모듈러 객실까지, 국내·외 작은 집 다섯 채에서 면적의 한계를 극복하고 삶을 오롯이 담아낼 아이디어를 만나본다.
빽빽하게  건물이 들어찬 구도심 사이 골목길. 그곳에 연면적 20평도 채 되지 않는 작고 하얀 이치하우스가 자리한다. 서로에게 평생을 약속한 신혼부부는 그들에게 주어진 이 집을 어떻게 고쳐나갔을까. 도심 속 좁고 작은 주택의 리모델링 사례를 만나본다

기존 주택 입구 바닥에 있던 터에 작은 정원을 꾸려 키 큰 자작나무를 심었다. 주택의 체감 스케일을 키우고 2층에서도 초록 자연을 즐긴다.

집 주변 스무그루의 대나무와 전면의 영롱쌓기 벽돌면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보안등의 역할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뜰리에 이치의 작업을 은은하게 전시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낡은 스터코 벽면이었던 전면은 하얀 벽돌로 바뀌어 전혀 다른 인상이 되었다.

PLAN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중구 신당동
대지면적 ≫ 56.43㎡(17.07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거주인원 ≫ 2명(부부 + 반려묘·반려견)
건축면적 ≫ 31.93㎡(9.65평) ┃ 연면적 ≫ 49.82m2(15.07평)
건폐율 ≫ 56.58% ┃ 용적률 ≫ 88.29%
최고높이 ≫ 5.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예상)
외부마감재 ≫ 치장벽돌, 스터코
창호재 ≫ E PLUS 70mm 시스템창호 (에너지등급 2등급)

내부마감재 ≫ 벽 - 현대L&C BODAQ 필름, 삼화 친환경 도장 / 바닥 - 신명마루 강마루, 폴리싱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티아이엠 타일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유로세라믹 JESSI, 이케이파트너스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거실 가구 ≫ 현장제작 ┃ 조명 ≫ LF라이팅 매입 조명
계단재·난간 ≫ 신명마루 강마루 ┃ 현관문 ≫ E PLUS 시스템 도어
방문·붙박이장 ≫ 현장제작 ┃ 에너지원 ≫ 도시가스 ┃ 조경석 ≫ 구옥 구들장 활용
총공사비 ≫ 7,000만원(건물 매입비용, 설계비 제외)
전기·기계·설비·조경 ≫ Atelier ITCH
설계·시공·감리 ≫ Atelier ITCH 정진욱, 이유림 010-5171-0361 www.atelier-itch.com
각양각색 주택들이 숲처럼 모여있는 신당동. 사잇길을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트인 공간 속에서 하얀 집을 만난다. 정진욱·이유림 소장의 일터인 ‘아틀리에 이치’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들 부부, 고양이와 강아지가 사는 신혼집이기도 한 ‘이치하우스(ITCH HOUSE)’다.

빽빽한 콘크리트 숲에서 조금이나마 자연이 돋보이는 공간이 되길 바랐던 진입로. 바닥은 구옥 시절에 남겨졌던 구들장을 활용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두 사람은 획일적인 아파트대신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색을 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여기에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접근성 및 공간의 확보, 디자인 정합성 그리고 합리적인 비용이라는 목표를 설정해 주택을 매입하고 설계를 진행했다. 구조 공사는 상당히 덜어냈고, 재료도 비교적 저렴한 것을 골랐다. 치장벽돌은 장당 5백원이었고, 가구는 무늬목 대신 인테리어 필름을, 바닥은 평범한 강마루를 썼다. 그럼에도 그들이 직접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먼저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정 소장은 “저렴한 자재여도 훌륭한 결과물을 낼 수 있다”며 “결국은 건축가의 디자인 배합과 설계가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치장벽돌 벽을 테라스로 연장해 외부 시선을 막으면서 건물을 더 커보이게 했다.

집 이름 ‘이치’는 두 가지 뜻을 가졌다. ‘二致’는 서로 다른 둘이 합치되어 새로운 결과물을, ‘ITCH’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처럼 시원한 아이디어를 의미한다고. 공간 디자이너로서, 부부로서 함께 시작하는 공간의 이름으로는 이보다 좋은 뜻을 찾기가 어려울 듯하다.


좁은 집에서는 시선이 막히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계단 끝 모서리는 선반처럼 중간을 파내 시선을 열었다.

벽과 같은 재질의 수납장과 문을 만들어 깔끔하고 일체감 있는 인테리어를 추구했다. 왼쪽은 욕실, 가운데 위는 에어컨이 수납되어있다.
 

욕실과 화장실은 분리했다. 다각형 구조탓에 남는 공간을 할당해 목욕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부의 넓은 욕실이 되었다.



반려묘 ‘감자’의 캣타워도 처음부터 위치가 정해진 설계 반영요소 중 하나였다. 침대 헤드는 감자 전용의 캣워크이자 윈도우시트다.


현관과 계단 사이에 숨겨진 다용도실.

RENOVATION×SMALL

“수납량과 시선의 흐름 확보가 최우선”

집이 작을수록 수납량 확보와 넓어보일 수 있게 하기 위한 디테일들이 중요합니다. 시선을 만드는 요소들과 앞으로 간직해야 하는 가구들, 앞으로 살 물품들을 설계자와 더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거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넓은 집이면 어떻게든 채워나갈 수 있지만, 작은 집은 어디에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 미리 체크하고 어디든 충분한 수납공간을 마련해둬야 합니다. 계획된 곳에 계획한 물건을 놔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인과 계획이 함께 하면 좁은 집도 훨씬 넓게 쓸 수 있습니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