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건축주는 지천명을 넘어서며 식당 일을 줄이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을 원했다. 마당에 작은 온실을 두고 식물을 가꾸며 시간을 보내는 삶. 주로 아파트에서 살아온 그가 꿈꿔왔던 모습이다. 그렇게 마당과 온실이 있는 집을 짓기로 결심하고, 오래 전부터 살고 싶었던 동네에 땅을 얻게 됐다. 첫 집짓기인만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건축사사무소와 시공사, 조경업체의 팀워크가 잘 맞아떨어져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온실같은 따스함을 담은 집, ‘동춘온실’이 탄생했다.
(위, 아래) 마당으로 드나들 수 있는 옆문. 여닫이문을 닫아도 조금의 틈이 남아 있도록 해 약간의 개방감이 느껴진다.
화사한 바닥 타일이 인상적인 정문 현관은 2층으로 연결된다.
현관에서부터 노출된 사선의 목구조가 공간을 역동적으로 만들어준다.
집은 남쪽으로 좁아지는 대지의 모양에 따라 끝이 뽀족하게 끝나는 삼각형의 독특한 형태를 가지게 됐다. 마치 두 개의 건물을 합쳐 놓은 듯한 콘셉트는 주택의 혼합형 구조에서 나왔다. 전체 구조는 콘크리트 구조이지만 2층의 안방과 거실, 온실의 경사 지붕을 목조로 구성했다. 입구의 중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쪽에는 거실과 온실이, 오른쪽에는 주방 공간이 펼쳐진다. 거실과 온실의 목구조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주방과 연결된 공간이지만 마치 분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층의 거실 공간. 주된 외장재로 쓰인 벽돌을 동일하게 사용해 실내에서도 야외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대로 노출된 천장의 목구조는 흰색 페인트로 마감한 주방 공간과의 분리감을 형성한다. 벽난로와 라인 조명으로 더욱 감각적인 공간이 탄생했다.
거실 옆으로 연결한 온실 공간. 폴딩 도어를 닫으면 별도의 공간이 되고, 활짝 열면 실내 공간과 하나가 된다.
거실을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역시 온실. 별도의 공간으로 구성하려고 했던 온실을 거실 옆으로 연결하고, 외장 마감재로 쓴 벽돌을 실내로 연장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물었다. 천창은 빛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마당 쪽으로 난 창들은 마당의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큰 천창으로 빛이 쏟아지는 주방.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과 마당. 식탁에 앉으면 마당에서 온실, 거실에서 작은방까지 2층의 모든 공간을 시야에 담을 수 있다. 위쪽의 수평창이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건축주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주방과 거실 사이, 마당을 향해 열려 있는 통창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서면 온실에서 거실로, 거실에서 주방으로 그리고 마당으로 순환하는 2층의 공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안방의 욕실은 가족 모두가 애정하는 공간. 긴 복도 끝에 위치한 안방에서는 북쪽의 청량산 봉우리가 큰 창을 통해 펼쳐지고 안쪽으로 드레스룸과 욕실이 자리하고 있다. 히노끼탕에 몸을 담그고 천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절로 평온해진다.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자연스러운 조명 역할을 하는 화장실.
복도의 반대 방향에는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작은 방이 있다. 테라스 밖으로 시원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집안 곳곳 다양하게 뚫린 창은 동춘온실을 한층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주방에서도 천창을 통해 듬뿍 들어오는 햇살을 느낄 수 있고, 맞은편 위쪽 벽에는 가로로 긴 창이 있어 다채로운 풍경을 만든다. 거실 화장실에도 천창이 있어 불을 켜지 않아도 밝고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