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리모델링 스테이

[여행]by 전원속의 내집

잠시 머문집 28편 _ 스너글제주

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그 스물여덟 번째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스너글 제주’이다.

작고 아담한 공간 안에 따듯함과 안락함을 가득 담다

제주의 따스한 햇볕을 듬뿍 머금는 조용한 마을. 아담하고 아늑한 스테이 ‘스너글 제주’가 돌담 사이 작은 나무 문을 통해 인사를 건넨다. 구옥을 리모델링해 탄생한 스테이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우선 불법건축물로 설치되어 있던 외부 화장실을 허물면서 내부에 화장실 겸 욕실이 배치되어야 했다. 이에 따라 내부는 대대적인 구조 변경이 필요했고, 비내력벽을 모두 철거한 후 기존 골조만을 남겨둔 채 추가적인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한쪽에 두 개의 방을 두고 반대편에 주방과 욕실을, 가운데에 거실을 배치해 부족함 없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SITE & PLAN

모래와 자갈, 디딤 합판으로 자연적인 조경 디자인을 완성했다. 휴식을 위한 자쿠지 공간 또한 준비되어 있다.

유리 현관문은 외부 풍경과 채광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답답하지 않은 입구를 만든다.

주방에서 이어지는 다이닝 겸 거실 공간. 아치형의 커다란 창을 내 이국적인 분위기로 채워졌다.

침실 외에 따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티룸이 있어, 작은 면적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벽과 천장을 우드 톤으로 마감한 내부에서는 스너글만의 특별한 포근함이 느껴진다. 기성 루버가 아닌 일정 간격으로 재단된 합판을 직접 부착해 별장에 온 듯한 느낌을 표현했다. 원하는 색감을 내기 위해 스테인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침실과 티룸으로 구성된 두 개의 방은 마치 ‘집 속의 집’처럼 특별한 구성을 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면적 안에서도 적절하게 공간을 분리할 필요가 있었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오소소 디자인 스튜디오는 이를 조금 더 재미있고 특별하게 풀어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나란히 배치된 방의 입구 앞으로 작은 툇마루 같은 단을 올리고, 양쪽으로 여는 문을 설치해 옷장 문 속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방의 맞은편에는 같은 콘셉트의 수납장이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주방은 안쪽 구석에 배치되어 있는데, 하부장과 선반 등을 합판으로 제작해 전제적으로 통일성을 이루고 한층 더 안락하게 완성되었다. 현관에서부터 이어지는 조경 공간 곳곳에도 아기자기한 감성이 묻어나온다. 돌담에 둘러싸인 자쿠지에 앉으면 제주의 햇살과 하늘과 스너글의 포근함을 만끽할 수 있다.

합판으로 제작한 붙박이 수납장. 왼쪽엔 주방이, 오른쪽엔 건식 세면대와 욕실이 배치되어 있다.

두 개의 방은 바닥의 단을 올려 다른 공간과 구분되도록 디자인했다.

벽, 천장에 맞춰 통일감 있게 제작한 주방 수납장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지면적 : 105㎡(31.76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38.68㎡(11.70평)   연면적 : 38.68㎡(11.70평)

건폐율 : 36.8%   용적률 : 36.8%

외부마감재 : 스터코   내부마감재 : 스웨이드 도장, 합판 위 스테인 마감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이오피엠

수전 등 욕실기기 : 더죤테크, 리델   주방 가구 : 칸스톤, 현장 제작

조명 : LED 3인치 매입 조명, 건축주 제공

현관문 : 제작 금속 도어   방문 : 합판 위 스테인 마감

붙박이장 : 합판 위 스테인 마감

조경 : 일곱난장이

설계·시공·감리 : 오소소 디자인 스튜디오(OSOSO STUDIO) 010-8811-8991 www.ososo-studio.com

은은한 간접 조명으로 꾸민 침실. 여닫이창이 고즈넉함을 더한다.

티룸은 마당 쪽으로 큰 창이 나 있어 항상 밝은 분위기를 유지한다.

컬러 타일로 차분하면서도 개성 있게 완성한 욕실.

INTERVIEW

스너글 제주 이랑 대표

스테이 이름 ‘스너글’은 어떤 의미인가

작고 아담한 숙소의 느낌을 이름에서 나타내고 싶었고, 매력적으로 다가갔으면 했어요. 영어 단어 ‘snuggle’의 ‘바싹 파고들다’, ‘달라붙다’, ‘안락한 곳에 파묻다’라는 뜻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어감 또한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콘셉트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나

처음 집을 만났던 3월 말, 앞마당에 동백꽃이 가득했을 때였는데요, 몇 개월 동안 사람의 온기가 닿지 않았던 곳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따뜻했어요. 거실 안쪽까지 깊게 햇살이 드리웠고, 바로 짐만 들고 와서 살아도 될 정도로 아늑하고 평온했습니다. 제가 느꼈던 그 따뜻함을 스너글에 방문하시는 분들께 전달하고 싶었어요. 정남향 집에서 받을 수 있는 자연의 에너지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공사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합판 스테인 작업 시 스테인 컬러를 고르고 2~3번 발색 작업을 하면서 원하는 색감을 정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어요. 상상하던 색과 실제로 합판에 작업하며 눈으로 보는 색이 달라서 어려웠습니다. 2번 작업을 한 뒤 이 상태로 마감하기로 결정했는데, 시간이 지나 스테인이 흡수되면서 또 색깔이 달라지는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가장 애정하는 공간은

온수로 피로를 풀 수 있는 자쿠지입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크기보다 작아졌지만, 스너글만의 특색이 나타나는 공간이에요.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방명록을 보면 ‘제주스럽다’, ‘조용하고 귀여운 동네다’라는 말을 많이 적어주셔요. 과하게 꾸며진 제주가 아닌 자연스럽게 접하고 느낄 수 있는 ‘제주’스러운 숙소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해가 진 후의 스너글. 티룸의 큰 창 앞으로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다.

취재협조 : 스너글

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효동 464 www.instagram.com/snuggle_jeju


취재_조재희 | 사진_윤태훈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5월호 / Vol.291 www.uujj.co.kr​

2023.05.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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