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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요즘 시대에 이러고 있다고요? 참 터무니없는 일은 아닙니다···독립서점 '다방향 터무니책방'

by핸드메이커

<다방향 터무니책방> /김서진 기자

터무니책방은 책 읽기와 책 만들기, 엉뚱한 시도와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쓰고 만들어져 함께 향유하는 '책공간'을 표방한다. 터무니책방은 창작을 기반으로 한 문학과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표현된 책을 중심으로 소규모 큐레이션을 하고 있다.


기성 출판 서적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눔을 권하고 싶은 책 위주로 선별하며 독립 출판물의 경우 실험적이고 독특하며 작가의 세계가 궁금해지는 '독립 출판의 특성'이 두드러진 책으로 선별한다. 엄선 책방지기는 직접 큐레이션한 개성 넘치는 독립 출판 작품과 멋진 책들이 독자에게 좋은 시간을 선사해 주길 바란다. 

터무니책방과 엄선 책방지기 /김서진 기자

독립서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이제 4년 차다. 여기(의왕)로 이사 온 건 작년 5월, 재오픈은 작년 7월이다. 군포에서 먼저 시작했고 여기 온 지는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다. 원래는 터무니책방을 하기 전 <공터>라는 대안예술공간으로 갤러리와 카페를 운영했다. 거기서 '터무니없이 책 만들기'라는 작업을 했다. 그때는 군포에 독립서점이 없었고 그냥 서점도 없었다. 책을 사고 싶으면 범계라든지, 수원이나 서울을 가야 했다.


주변 사람들과도 얘길 했다. 지인들이 서점이 없으니, 나보고 한번 해 보라고 하더라(웃음) 서점이라고 하면 막연히 책도 많아야 하고, 계속 갈아줘야 할 것 같아 할 일이 많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미루고 있다가... 가볍게 해 볼까, 해서 예술공간을 독립서점으로 바꾸고 책에 집중하게 됐다. 같이 일하는 조오 작가라고 있는데, 알고 지낸 사이였다. 같이 할래요? 해서 하게 된 거다. 원래는 예술공간을 운영하면서 문화기획사도 운영하고 있었다. 그 기획사 안에서 서점을 열었다.



의왕점에서 입고되는 독립출판물이 선별되면 개포점으로 간다


개포점 같은 경우 의왕과 동일하게 운영하는 건 아니다. 개포점엔 맛있는 커피와 손으로 뭐든지 잘 만드는 사장님 두 분이 있다. 터무니책방을 좋아하는 분들인데, 그 곳에 한 번 와서 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와서 협업으로 운영중이다. 



'터무니없다'라는 단어는 동료 작가들을 축하하는 축사를 쓰다 사용하게 됐다고 들었다


'독립 출판'을 하나의 인디 문화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자유롭기도 하고. 책방을 하다 보면 '도대체 누가 돈을 벌지?'란 생각이 든다(웃음) 책방도 작가도 돈을 못 번다(웃음) 창작을 계속하는 건 막연한 거다. 작가들도 이 속에서 창작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은 가치있는 일이다. 그걸 알아주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거고.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돈은 안 되지만,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고. 여기가 없어지면 슬퍼할 것 같고.... 돈을 막 벌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의미 있는 공간, 의미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게 의미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터무니없이 책 만들기'도 책을 만든다고 하면 "글을 안 써 봤는데 책을 만들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런 사람들이 '터무니없이 책 만들기'라는 이름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터무니없이 책 만들기'라고 하니까, 그럴듯하지 않아도 되는 느낌? 사실 그렇지 않은가, 어떻게 담느냐가 중요한 거지. 그래서 그렇게 지었다. 창작은 터무니없이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난 그냥 창작자다. 책방이 돈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을 운영하는 이유는 나도 그렇고 외부 일들을 하면서 우리의 문화를 쌓아 나가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것이 쌓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공간'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무기지 않을까.


함께하는 대표님과 문화기획사 (주)밸류브릿지를 운영하면서 터무니책방은 따로 운영하고 있고.... 예술 파트라든지 같이 회의도 하는 식으로 한다. 

서점 전경 /김서진 기자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예전엔 그림책을 만들었다. 같이 일하는 조오 작가도 그림책 작가다. 출판도 같이 하고 있고.... 이미지와 글 작업을 같이 한다. 원래 디자이너로 꽤 오래 일 했었다. 공부했던 건 그림, 영상, 애니메이션 쪽이었고. 그러다 내 작업을 하고 싶어서 회사를 관두고 공부를 더 하게 됐다.


작업을 하다 보면 '내 작업은 어떻게(매체) 선보일까'에 대한 고민을 한다. 갤러리도 있지만 책이 좋았다. 그렇게 그림책을 만났고.... 하다 보니 일러스트레이션이 함께 녹아 있는 독립출판물에 관심이 생겼다. 장르적으로 책을 많이 접하게 됐고, 디자인을 할 때에도 북디자인이나 편집 디자인 등등, 책을 많이 다뤘었다. 



좋아하는 책 취향이 있는지


책 읽는 걸 좋아한다. 문학이나 인문서적, 시나 소설도 좋아하고 그림책도 좋아한다. 독립출판 같은 경우는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책이 좋다. 책은 사이즈도, 두께도, 종이도 각각 다르다. 책의 첫 운을 어떻게 떼는지가 중요한데, 똑같은 표제라도 첫 문장을 어떤 말로 시작하고, 어떤 이미지가 들어가냐에 따라 달라진다.


작가나 디자이너가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그걸 다양하게 다루는 책이 좋다. 기성출판 같은 경우는 대부분 폼(form)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실험적이진 않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열린 것 같다. 잘 만든 책도 많고..... 


그림책 시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달라졌다. 외국 같은 경우는 유럽이나 일본이 그림책 시장이 크고, 성인을 위한 그림책도 많이 나오고, 다양한 주제와 이슈를 다룬다. 


책 페이지에 담을 수 있는 건 이미지나 텍스트, 조형성, 이런 것들인데, 이것이 다 함께 집약되어 있는 게 그림책이라 생각한다. 전할수 있는 이야기가 풍부해지기도 하고, 글이 짧은 만큼 함축적으로 임팩트 있게 전달가능 하다.

텍스트와 일러스트 /김서진 기자

책을 입고하는 기준이 있나 


대외적으론 시·소설·에세이, 그리고 예술성에 대한 책들을 주로 큐레이션한다. 이 요소들이 책에 잘 녹아 있거나 책의 물성이 잘 드러난 것, 재미있게 창작한 작품들을 입고한다. 중요한 건, 주로 큐레이션을 하고 소개하는 나와 조오 작가 둘 중 한 명이라도 마음이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냥 비치한 책은 없다. 독립 출판, 기성 출판, 규모 작은 책등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우리가 소개하고 싶지 않다면..... 입고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는 들여오지 않고, 에세이는 기준이 까다롭다. 사실 독립 출판물에서는 에세이가 제일 많다. 상대적으로 쓰기 편한 장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쉬운 건 아니다. 에세이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면서도 어려운 장르다. 


예를 들어 '기성 출판물은 읽을 만하지만 독립 출판물은 읽긴 좀 그래'라고 독립 출판물을 아마추어리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이유는 누구든 책을 출판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걸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 기반 아래 독립 출판물이 성장했으니 말이다.


독립출판물이면 작가의 개성이 보였으면 한다. 자신의 작업 매개체로 독립출판을 선택했다면 더 자유로웠으면 한다. 디자인이나, 형식, 내용이 기성 출판물스러운 책이 간혹 있다. 그런 책들의 입고는 잘 받지 않는다. 우린 딱히 ISBN 등록 유무에 신경 쓰지 않는다. 독립 출판은 태생적으로 ISBN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표지도 억지로 뭘 넣거나 화려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티켓 같지만, 책이다 /터무니책방 공식 SNS

최근에 카드와 큐알 형태의 책을 입고했다. 다양한 형태의 책을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도 책을 만들 수 있구나!' 너무 신선했다. 작가들은 '독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하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다 활용한다. 이런 작가들을 보면서 기막힐 정도로(웃음) 감탄한다. 


우리가 독립서점 1세대는 아니지만, 1세대 독립서점들을 보면서 벤치마킹도 하고 입고된 책들도 본다. 작가들에게 책을 직접 받다 보니 작가들의 SNS라든지 활동을 보며 입고 문의도 하고.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책 속의 카드 /김서진 기자

'책 속의 카드'가 눈에 띈다


목표는 한 권도 빠짐없이 다 서가에 꽂는 것. 소외되는 책이 없길 바란다. 우리가 소개하고 싶지 않은 책을 가져오지 않는 이유는 그 책에 대해 쓸 말이 없기 때문이다. 책 속의 카드 같은 경우는 손님들이 책을 다 파악하기 힘드니까, 우리가 없더라도 그들에게 책을 소개해 줄 수 있게 건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도 창작자의 입장이기도 하고 '내 책이 책방에 가 있을 때 어떻게 되어 있었으면 좋겠고,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거기에 맞춰 최대한 노력 한다. 손님 중심도 좋지만 작가들에게 인정받는 책방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작가 입장이라면 '책을 보내면 잘 관리해 주겠지', '손님들한테 한 번이라도 더 소개해 주겠지' 하는 그런 기대가 있다. 

'위험한 책' 코너 /김서진 기자

위험해 보이지만, 의미가 있다 /김서진 기자

'위험한 코너'가 있다. 일반적이라면, 굳이 소개하지 않을 수도 있는 코너다


처음 서가를 꾸리면서 어떻게 분류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시, 소설, 등 장르별로 구분하는 것보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해 보자는 생각에 상황이나 테마에 맞춰 분류했다. '위험한 책' 같은 경우는.... 우리가 작업을 하다 보면 책을 많이 읽게 되는데 그중에 폐부를 찌르는 것 같은 내용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따로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걸 뭐라고 부를까 하다가 위험한 코너라고 썼다.



작가가 독자가 되고, 독자가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건 꽤 중요한 포인트 같다. 대개 글을 읽는 것에서 끝나고 글을 쓰는 작가라는 건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기준을 많이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도 성인이고, 다 컸기 때문에 눈이 높아져 있다. 내가 보는 것과 쓰는 건 차이가 크다(웃음) 처음부터 높은 기준을 갖다 대면 당연히 못 쓴다. 나는 창작은 자신이 즐거워야 하는 거고,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대작을 쓴다고 하면 말이 안 된다(웃음) 글 쓰는 순간이 재미있고 즐거운 게 더 중요하지, 하다 보면 나중에 작품이 되는 거다.


'작품을 써야겠다!' 하면 걸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기보다는, 글 쓰는 걸 즐기고 창작물들을 뜯어보고 탐독하는 걸 즐기면서 자기 작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작가 같은 독자, 독자 같은 작가'라는 이야기도....책을 구매하는 분들이나 단골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그들도 작가 못지않게 깊이 있고 그런 뉘앙스를 많이 풍긴다. 크게 다를 것 같지가 않더라.


그래서 작가도 누군가에겐 독자고, 독자도 따지고 보면 작가스러움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 그들이 서점을 좋아하는 거고. 그렇게 서로 밀어 주면 창작도 할 수 있다. '우리 서로는 그렇게 멀지 않다'라는 생각을 한다. 

'아, 재희' 작가의 드로잉 /김서진 기자

이희정 작가의 드로잉 /김서진 기자

<드로잉 월세방 세입자 클럽>은 드로잉으로 내는 '월세'의 개념은 피할 수 없는 압박을 주는 동시에 질보다는 양을 추구하는 실험을 가능케 했다. 또한 월말에 월세를 정산하며 자신의 드로잉을 다시 꺼내어 보고 월 180장의 드로잉, 총 3개월간 540장의 드로잉을 마주하도록 한다. 실험적으로 시작한 <드로잉 월세방 세입자 클럽>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의 드로잉은 책방 입구의 계단 벽에 상시 전시되었다. 전시 종료는 월세방의 계약 종료를 의미하며, 세입자들은 끝까지 '드로잉 월세'를 납부한 훌륭한 납세자들인 셈. 

황보연 작가의 '우주' /김서진 기자

터무니책방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여러 이벤트가 열린다. 인형극, 전시, 시 모임 등등...사람들과 함께 하는 에너지를 느끼나


행사를 많이 열진 못한다. 문의는 많은데.... 월세방 드로잉 같은 경우도 처음 시작하고, 세 번째 했을 때에도 한 시간 만에 마감됐다. 왜 이렇게 마감이 빨리 되지?(웃음) 했다. 또 이번에는 30분 만에 마감이 됐다. 끝나고 등록하지 못한 사람들이 언제 다시 행사 여냐고 물어본다. 내가 일을 빨리하는 타입은 아니라... 책 만들기를 했을 때도 8주 과정으로 책을 만들고 전시까지 같이 했다.


그래서 뭘 하든 행사가 끝나면 텀을 좀 두어야 한다(웃음) 내 작업도 해야 되고(웃음) 힘들다고 하면 좀 그런데,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서..... 그런데 그런 활동을 하기 위해 이 서점을 연 거니까. 책만 팔 거였으면 열지 않았지.


이런 이야기를 서로 하고 알리고, 그들이 창작을 해서 만든 걸 다시 입고하고. 이런 선순환을 보기 위해 했던 거니까. 나도 이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 독립 출판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은 일이다. 그들에게 감사하다.



전시와 작가를 월세방의 세입자로 표현했다.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나


쉽게 갈 거면 우리가 할 필요가 없지(웃음) '우리가 할 거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요즘엔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단 생각을 했다. '작은 성취? 너무 많아. 헝그리 정신으로 큰 걸 해야지'(웃음)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다 세입자의 마음으로, 월세를 내는 마음으로(웃음) '월세를 밀리면 안 되니까'란 마음가짐으로 드로잉을 해야 한다(웃음) 그래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마무리를 할 때, 작가들에게 말한다. 나는 그들을 세입자들이라고 부르는데, "이제 월세 살지 말고 자가 사세요"(웃음)라고.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얘기다(웃음) 근데 또 들어오는 분들이 있다. 그럼 "이 터널을 또다시 들어온다고?"(웃음) 놀란다. 


막상 여기 오는 분들은 진짜 죽을 것 같다고, 너무 힘들다고 한다(웃음) 근데 진짜 힘들다. 90일 동안 540장을 그리는 거니까, 하루에 6장을 그려야 하는데 이게 한번 밀리면 정말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빚이 쌓이는 느낌이 이렇구나,라고 할 정도로 쌓인다. 그 정도로 쉽지가 않다. 그런데도 이 터널을 다시 들어오겠다고?(웃음) 



전시를 위한 공간 구성이 영리하다


설치미술을 좋아하고, 매체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는 편이다.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말이다. 공간 자체도 손님이 왔을 때 처음 보는 것은 무엇이고 와서는 또 어떨까, 돌아갈 땐 또 어떻고 책은 어떻게 보는지, 그런 순간순간의 공간이 친절했으면 한다.

찾아오시느라 너무나 고생하셨어요 /김서진 기자

다양한 순간들마다 우리만의 색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 계속 관심 있게 공간을 보는 것 같다. 여기가 오기 힘드니까 입간판 문구도 좀 죄송하다고 쓰고(웃음) 간판도 내가 미안한 마음이 있으니 그걸 표현해야 좀 누그러들것 같고(웃음) 그런 고민하다 보면 공간도 다채롭게 구성이 되는 것 같다. 

서가 /김서진 기자

요즘 세대는 문해력이나 독해가 부족하다는 말이 많다. 책 읽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어 그런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건 전체적인 문제인 것 같다. 책을 안 읽어서라기보다는.... 모든 게 빨라졌다. 나는 처음에 유튜브도 잘 못 봤었다. 콘텐츠 편집점이 너무 빨라 못 보다가 지금은 적응했지만... 유튜브와 지상파도 호흡 자체가 다르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숏폼에 적응하면서 천천히 파악하는 걸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책이나 텍스트는 천천히 파악하고, 천천히 인식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어야 하는데 그게 힘든 것 같다. 텍스트도 그렇고 이미지도 천천히 들여다보면 재미있게 표현된 것이 많은데 휙휙 넘어가 버리니까.... 책이든 뭔가를 읽을 때 호흡이 느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단 책을 안 읽어서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영화도 빠르게 돌려보지 않는가. 만일 내가 영화를 만들고 책을 썼다면 보는 사람이 전체적으로 즐겨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내가 여기에 이 표현을 썼으니 사람들이 이걸 알아줬으면 하는 게 있는데 훅훅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많으니... 줄거리를 아는 것과 표현을 느끼는 건 다르다. 줄거리만 안다고 해서 책을 읽었다고 하지 못하는 것처럼. 



큰 서점이 아닌 독립 서점의 매력은 무엇일까 


일반 서점과 독립 서점은 조금 다른 결을 갖고 있다. 영화관에서 일반(상업) 영화를 볼 때 기대하는 것과, 독립 영화를 볼 때 기대하는 게 다르지 않는가. 독립 영화를 상영하는 관에 가서 블록버스터를 왜 상영하지 않냐고 하진 않잖아. 독립 서점에 갈 때는 뭔가 새롭고, 신선하고, 자극을 받고, 그런 문화를 즐기기 위해 가는 거다.


우리 책방도 일반 서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하고 재미있고, 작가주의적으로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독립 출판물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다. 특히 전시 같은 공간을 따로 놓고 있기 때문에 전시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지 않을까.



앞으로의 계획은 


책방이지만 우리가 말하길 '책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책이 많진 않을 거다. 지금도 많진 않지만.... 책방지기들이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책을 가져올 생각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 책공간을 지향하고 있어서, 계속 이런 그림으로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또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사람들이 와서 책도 많이 구매해 주었으면(웃음)... 목표 지점 같은 건 딱히 없다. 아! 그런 건 있다. 지금 대대적인 행사는 없지만 드로잉북 제작이나 플리마켓과 같이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터무니책방 /김서진 기자

터무니책방의 앞에는 '다.방향'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엄선 책방지기는 "삶의 방향은 단 하나로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겹들은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겹쳐 있다"며, "다.방향은 카페&살롱이라는 공간을 기초로 해 함께 하는 사람들의 가능성과 관점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실험한다"고 전했다.


'다.방향'은 책방과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만큼 문화 이벤트와 참여예술,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 속 맛있는 대화들까지 일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다. 1층에서 약간의 고민 끝에 책을 고른 뒤 내가 선택한 책을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가 맛있는 음료와 함께 즐기는 시간은 생각하는 것보다 꽤 값지다. 책 읽는 자를 충만하게 만드는 것은 비단 책뿐만이 아닌 여러 작가들의 공들인 작품들과 함께 하는 '터무니책방'이라는 공간 자체다.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