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픽한 여름 패션, 코티지코어
패션 키워드 '3C' /캐치패션 |
최근 캐치패션은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도록 올 여름 바캉스 패션 키워드 '3C'를 선정했다. 3C는 크로셰(Crochet), 컷아웃(Cut out), 컬러풀(Colorful)을 의미한다. 엔데믹 전환 후 첫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바캉스 패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여름 바캉스룩에서는 보헤미안 감성을 살릴 수 있는, 코티지코어 패션의 필수 아이템인 크로셰(코바늘 뜨개질)가 주목받고 있다. 뜨개질한 듯한 짜임의 크로셰는 통기성이 좋아 청량한 느낌을 주어 특히 휴양지 아이템으로도 제격이다. 크로셰 뷔스티에룩 뿐 아니라 크로셰 스타일 수영복, 백 등 다양한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누구에게나 로망인 전원 생활 /flickr |
코티지코어는 시골의 작은 집을 의미하는 'Cottage'와 신조 또는 가치를 의미하는 'Core'가 합쳐진 말로, 농가의 생활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치관이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일상에 답답함을 느낀 MZ세대들이 전원 생활을 동경하게 되면서 생겨난 하나의 트렌드로, 전원 스타일의 취미나 옷 등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밀짚모자를 쓰고 원피스를 입은 아이 /flickr |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골의 풍경, 아일렛 레이스가 달린 밀짚모자와 원피스를 SNS에서 흔히 봤을 것이다. 모든 것이 현대적인 요즘, 전원 생활로 돌아가는 코티지코어가 뜨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 조화로우면서도 지속 가능한 스타일을 꿈꾸고, 낭만적이며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시골 스타일에 대한 동경이다.
코티지코어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DIY(뜨개질, 인형 만들기 등), 베이킹, 공예 등 직접 내 손으로 만드는 취미 활동을 즐긴다. 전원 생활의 전형적인 문화인 이 취미들은 하나에 집중함으로써 번잡한 현대 사회와 도시 생활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꽃무늬·니트·크로셰(코바늘 뜨개질)·자수·라탄 등의 소재를 활용한 코티지코어 패션도 MZ세대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코티지코어는 이상적인 전원 생활을 동경하는 젊은이들에 의해 대중화된 패션으로, 전통적으로는 영국이나 유렵의 시골 생활을 기반으로 한다. 2010년 등장했으며 2018년 '텀블러'에서 코티지코어로 처음 불렸다. 가디언지는 코티지코어를 두고 '야외에서 추구하는 건강한 순수성, 그것에서 비롯된 생활 운동'이라 평하기도 했다.
시골 생활과 피크닉 /flickr |
도시에서 살던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과연 도시에서 계속 살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었고, 이에 전원 생활이 상대적으로 대안이 된 것도 있다. 2020년 미국에서 코티지코어는 휴가철을 맞아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고 손뜨개 키트 판매량이 급증했다. 시골 생활의 매력을 가져온 코티지코어는 단순히 집을 꾸미거나 옷을 입는 걸 떠나 현대 생활에서 벗어나 단순함이라는 것을 낭만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정원을 가꾸고 차를 타 마시고, 숲으로 가 나물을 캐고 잠시 쉬어 가는 평범한 활동들 말이다.
수많은 코티지코어 매니아들은 시골에서 생활하거나, 숲에서 집을 만들어 피크닉을 즐기고 빵을 굽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유하면서 텀블러와 틱톡, 핀터레스트를 휩쓸었다. 코티지코어는 코로나19라는 특이한 상황,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고 있던 상황에서 특히 유행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염병에 지친 사람들이 시간을 단순하게 보내고, 단순해진 삶의 방식을 갈망하며 스트레스를 풀길 바란 것이다.
옛 시골 사람들의 시골 생활과 옷차림이 이랬을까 /flickr |
아만다 브레넌 트렌드 전략가는 코티지코어에 대해 사람들이 꿈꾸는 '갈망'이라 말한다. 실제로 4월에는 요리와 자수 같은 활동이 유행했고, 6-7월에는 피크닉과 꽃밭 등의 검색어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는 SNS에 올라가는 전원 생활의 모습과, 관련 게시물들을 사람들이 보기만 해도 기뻐하며 그 자체를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라 생각한다고 평했다.
코티지코어는 소박하며, 온화한 시선을 통해 보는 느린 삶의 표본이다. 코티지코어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수공예와 빈티지 아이템을 주로 쓰며 꽃과 식물 등 자연 또한 포용한다. 뜨개질, 바느질, 제빵, 정원 가꾸기 등 공예 활동을 주로 하며 숲에서 버섯을 캐고 텃밭을 가꾸는 등 자급자족의 삶 또한 코티지코어의 특성이다.
코티지코어라 하면 사람들이 많이 떠올리는 빨간머리 앤 /flickr |
코티지코어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소박한 가구와 액세서리로 집을 꾸미고 천연 재료와 린넨, 양모 같은 직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중고 가구나 장식품을 쓰고, 빈티지 양식의 퀄트나 코바늘 뜨개질을 하며 집을 꾸민다. 코티지코어는 느리면서도 소박한 삶을 꿈꾼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편안한 일상을 빼앗아가면서 사람들의 삶 또한 어려워졌다. 그래서 코티지코어는 느리고 단순한 삶에 대한 회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퍼프 소매와 옅은 색의 원피스 /flickr |
코티지코어 패션은 유럽의 옛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상에 약간의 낭만을 첨가한다. 흰색과 아이보리색의 드레스, 퍼프 소매가 달린 원피스에 길게 땋은 머리가 주된 특징이다. 밀짚모자는 햇빛을 쬐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수품이었으며 복고풍의 자수, 꽃무늬 프린팅이 된 의복, 손으로 일일이 짠 니트와 크로셰 등을 포함한다.
코티지코어 패션은 마치 자신이 18세기, 영국이나 프랑스의 한 시골 농장에 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것보다 자신의 취향을 쫓고 옛 향수를 떠올리면서 코티지코어 패션이 소박하고 전원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카사블랑카 크로셰 햇 /롯데홈쇼핑 |
이번 여름은 코티지코어 패션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인 '크로셰'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캐치패션은 크로셰 스타일의 탑부터 수영복, 가방, 모자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가니(GANNI) 비키니 탑’은 수공예 짜임에 포인트 컬러, 로고가 특징이며 휴가 시즌 해변에서의 바캉스 룩으로도 손색이 없다. 무지개색 짜임으로 만들어진 크로셰 백 ‘JW 앤더슨(JW ANDERSON) 니트 토트백’과 힙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크로셰 모자 ‘카사블랑카(CASABLANCA) 로고 코튼 햇’은 평범한 코디를 특별하게 만드는 아이템이다.
삼성물산도 이번 여름 트렌드로 '크로셰' 패턴을 제안했다. 전원 속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하는 문화인 코티지코어의 영향으로 올해도 크로셰 패션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빈티지한 보헤미안 룩이 이번 여름 시즌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성긴 짜임의 크로셰는 통기성이 좋아 청량한 느낌을 주는 여름 패션 아이템으로 제격이다.
크로셰 니트 원피스 /코텔로 |
데일리웨어 브랜드 코텔로는 핸드메이드 기법으로 만든 크로셰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꽃무늬가 들어간 크로셰 니트 원피스와 스커트, 뷔스티에, 베스트를 블루, 옐로, 그린 등 다양한 색감을 더했다. 여기에 줄무늬나 그라데이션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준 크로셰 니트 상의와 원피스도 함께 공개해 여름에 간편하면서도 소박하게 입을 수 있는 코디를 추천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코티지코어 트렌드에 빈티지한 보헤미안 감성이 더해지면서 크로셰 패션이 올해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랑받고 있다”면서 “노스탤직한 분위기를 풍기는 성긴 짜임의 크로셰 디자인을 올여름 일상복은 물론, 휴양지 룩으로도 주목받을 것”이라 전했다.
크로셰 조직의 반소매 블라우스 /에잇세컨즈 |
에잇세컨즈는 빈티지한 크로셰 조직의 반소매 블라우스와 민소매 원피스 착장을 통해 베이지 컬러의 시밀러 룩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산뜻한 컬러와 기하학, 플라워 패턴이 조합된 크로셰 니트 베스트와 뷔스티에, 귀여운 포인트를 주는 크로셰 니트 가방과 모자 등으로 간편하면서도 포인트를 주는 코디를 추천했다.
2022 여름 패션 트렌드 /에이블리 |
패션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도 이번 여름 패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그물'을 선정했다. 주로 겨울에 사랑받는 니트 상품이 이번 여름 대표 상품이 될 거라는 전망을 내비추며, 그 중심에 코바늘로 뜨개질한 듯한 느낌의 크로셰 패션을 꼽았다. 실제 5월, 에이블리 ‘니트’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 대폭 증가했으며 코바늘로 뜨개질한 듯한 크로셰 패션을 중심으로 니트웨어 트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코티지코어 패션에 빼놓을 수 없는 크로셰 /flickr |
니트는 대개 가을이나 겨울 옷장에서 핵심이지만 가벼운 니트는 봄과 여름에도 입을 수 있다. 또 크로셰 패션은 꼭 겨울에만 입는 것도 아니게 됐다. 성긴 느낌으로 실을 엮어 만든 크로셰 니트 같은 경우는 가볍게 입기도 편하고 시원함도 느껴지기 때문에 이제 여름에도 자주 찾는 아이템 중 하나가 되었다. 에이블리 측은 “크로셰는 여름철 대표 소재인 린넨보다 크고 성긴 짜임새로 뛰어난 통기성을 자랑해 한여름 더위에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