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 싶었던 그 집, 빗장이 풀린다
13~21일 ‘오픈하우스서울 2018’
개인·기업 소유 집·건축물 개방
‘실력있는 건축가가 지은 좋은 집’이란 소문은 파다해도 개인·기업 소유라 직접 들어가볼 수 없어 아쉬울 때가 많다. 일반 시민들에게 건물을 개방해 도시의 문턱을 낮추고 소통을 꾀하는 ‘오픈하우스 서울 2018’이 13~21일 서울 일대에서 열린다. ‘뛰어난 건축물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1992년 런던에서 시작한 오픈하우스 행사는 미국 뉴욕·시카고 등 여러 도시로 확산돼 서울에서도 2014년 첫 행사를 열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오픈하우스 서울’에선 정해진 시간에 건축가나 전문가들의 안내로 건축물 79곳을 둘러보고 최욱·조병수·김승회·승효상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의 스튜디오 16곳을 찾아 건축가들로부터 직접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김용미 건축가가 설계한 은평한옥마을 라온재. 박영채 사진작가 |
올해 스페셜 테마로는 전통과 현대의 균형과 조화, 건축의 공공성 등을 화두로 작업해온 황두진의 대표작(목련원·취죽당·노스테라스 등 13~21일 사이)을 살펴보는 프로그램과 현대 한옥 주택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김용미 건축가의 은평한옥마을 만희재·다락재·라온재(17일) 방문이 마련됐다.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성북동·한남동 주택 2곳은 27일에 별도로 손님들을 맞는다.
건축가 최문규가 설계한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남궁선 사진작가 |
독특한 미감과 문화적 프로그램을 지닌 건축물로 주목받는 현대카드의 쿠킹·뮤직·트래블 라이브러리는 평소 회원들에게만 개방되지만 16~17일엔 일반 시민들에게도 문이 열린다. 연희동 제이(J) 스튜디오 하우스(13일·건축가 서승모), 부암동하우스(14일·최두남), 솔로하우스(15일·김범준), 남녀하우스 ‘지금’(20일·서재원+이의행) 등 평소 구경하기 어려운 개인 주택들도 개방된다.
폐쇄적인 숙박시설의 문법을 깬 소설호텔(15일), 전통 사찰의 관념을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제따와나 선원(21일),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기술연구원 ‘미지움’(20일) 등은 ‘건축팬’들에겐 놓치기 아쉬운 기회다. 평화문화진지(13일), 세운베이스먼트(20일), 수락행복발전소(16일),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17일)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공건축물들도 일별할 수 있다.
최두남이 설계한 부암동 주택. 김종오 사진작가 |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한남동 이기남주택. 김태동(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오픈하우스서울의 임진영 대표는 “좋은 건축물이란 무엇인가를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로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아직 행사 규모가 작지만 해마다 참여 건축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ohseoul.org)에서 회원 가입을 한 뒤 3일 오후 2시부터 참가를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지만 ‘노 쇼’를 막기 위해 예약금을 결제한 뒤 행사 당일 환불해준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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