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참, 레저 맛집이네… 초보 카누잉 ABC

카누와 카약은 무엇이 다른가요

카누와 패들은 어떻게 생겼나요

국내에서 카누는 어디서 타나요

개인용 카누 가격은 얼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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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의암호에서 카누 타는 사람들. 사진 춘천물레길 제공

강원 홍천강, 춘천 의암호, 경남 하동 섬진강. 국내에서 카누를 빌려 탈 수 있는 곳이다. 개인용 카누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업체들도 있다. 카누의 유래와 종류, 장비와 기술, 안전 주의사항, 관련 업체 등을 정리했다. 강원 홍천강 카누 교육·대여 업체 ‘캐나디언 카누클럽’ 이재관(63) 대표, 춘천 의암호 카누 제작·대여 업체 ‘춘천 물레길’ 임병로(42) 대표, 경남 하동 섬진강에서 카누를 대여하는 ‘협동조합 노리터’ 이환민(32) 이사, 충북 옥천 카누 제조업체 ‘라온보트’ 옥병철(38) 대표에게 도움말을 구했다. 입문자를 위한 ‘카누잉(카누 타기) 에이비시(ABC)’ 되겠다.

카누 타기 전 이건 알자

카누와 카약


외날 패들(노)로 젓는 게 카누, 양날 패들로 젓는 게 카약이다. 레저용 카누는 느림을, 카약은 속도와 급류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춘천물레길 임병로 대표는 “카누는 물에서 자연을 천천히 느끼도록 만든 것”이라며 “노를 천천히 저으면 속력은 보통 시속 3~5㎞로, 사람 걷는 속도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캐나디언 카누클럽’ 이재관 대표는 “카누로는 하루에 길어야 15~20㎞ 거리를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카누 형태는 북미 인디언들이 수렵·이동용으로 만든 배 모양에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카약은 과거 에스키모인들이 사냥용으로 제작한 배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카누의 종류


용도에 따라 생존 카누(수렵·이동), 스포츠 카누(경기), 레크리에이션 카누(레저)로 나눈다. 타는 장소와 방법 등에 따라선 크게 화이트워터(급류) 카누와 플랫워터(물이 잔잔한 구역) 카누가 있다. 보통 여가 생활을 목적으로 타는 카누는 레저용 플랫워터 카누다. 카누 선체 재질은 나무, 폴리에스테르,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FRP), 알루미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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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 ‘라온보트’에서 우든(나무) 카누를 제작하는 모습. 사진 라온보트 제공

카누 장비


카누 선체는 앞뒤 선형이 동일하다. 단 카누마다 전체 선형은 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카누 길이는 2인용 기준 16피트(4.88m) 안팎이다. 무게는 재질에 따라 20~30㎏대로 제각각이다. 카누 내부는 크게 보 시트(앞좌석), 보 캐링 스워트(앞쪽 가로바), 스턴 시트(뒷좌석)로 구획한다. 앞쪽 내부 공간(앞좌석과 뱃머리 사이)이 뒤쪽 공간(뒷좌석과 선미 사이)보다 넓다. 패들은 호두나무, 체리 나무, 물푸레나무, 플라스틱 등으로 제작한다. 무게는 약 0.5~1㎏이다. 패들 부위는 크게 그립(손잡이), 샤프트(허리), 블레이드(날)로 나눈다. 이재관 대표는 “패들마다 길이, 모양, 두께가 모두 다르다”며 “블레이드가 크면 젓기 힘들지만 힘이 좋고, 작으면 힘은 약하지만 오래 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쉬엄쉬엄, 카누 노 젓기

준비물


안전사고를 대비해 구명조끼는 반드시 입고 출발해야 한다. 분실을 대비해 패들을 하나 더 챙긴다. 물에서 신는 샌들이나 아쿠아슈즈는 출항 또는 정박 시 얕은 물에 들어갈 때 유용하다. 햇볕이 따가운 계절에는 모자, 긴소매 상의 또는 토시, 선크림을 챙긴다. ‘방수 백’에는 여벌 옷, 구조용 재킷, 식기, 음식 등을 담는다. 라온보트 옥병철 대표는 “카누를 타고 가다 보면 풀이 많은 곳에서 내려야 할 때가 있는데, 그땐 긴 장화가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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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보트 우든 카누. 사진 라온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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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 오르는 법


카누는 보통 두 명이 탄다. 혼자 타거나, 어른 두 명과 어린이 두 명, 어른 셋이 같이 탈 수도 있다. 더 여러 명이 타는 대형 카누도 있다. 2인용 카누의 경우, 앞쪽에 앉을 사람이 먼저 카누에 오른다. 이때 다른 한 사람은 카누가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 준다. 이어 카누를 물 쪽으로 밀면서 올라탄다. 카누 안에선 한쪽으로 힘이 쏠리면 기울어지기 쉽다.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려 엉금엉금 기어가듯 자리 잡길 권한다. 카누 바닥에 어깨너비로 무릎을 꿇고 발목을 편 채 앉는 게 원칙이다. 초보자들은 무릎이 카누 옆면에 닿을 정도로 다리를 벌리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다.


노 젓는 법


그립 맨 위쪽을 한 손으로 움켜쥐듯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샤프트(패들 허리 부위)를 잡는다. 포워드 스트로크(앞으로 가기)는 앞쪽 직선 방향 45도 각도로 블레이드(날)를 물에 밀어 넣고 뒤로 당기는 방법이다. 백 스트로크(뒤로 가기)는 뒤쪽 직선 방향 45도 각도로 블레이드를 넣고 앞으로 민다. 앞뒤 두 사람이 같은 쪽(왼쪽이나 오른쪽)을 포워드 스트로크로 저으면 카누는 그 반대쪽으로 방향을 튼다. 뒷사람이 패들을 옆쪽 수평으로 뻗어 당겨도 그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포워드 스트로크나 백 스트로크를 하면 카누가 일직선으로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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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 ‘캐나디언 카누클럽’에서 카누 장비와 기술을 설명하고 있는 이재관 대표. 정용일 기자

제이(J) 스트로크는 똑바로 전진하는 방법이다. 포워드 스트로크로 패들을 몸 쪽까지 잡아당긴 뒤, 패들을 서서히 90도 회전해 그립을 잡은 엄지손가락이 아래를 향하도록 한다. 그리곤 블레이드를 물 밖으로 반원을 그리듯 들어 올려 다시 앞쪽으로 보낸다. 초보자들이 제이 스트로크에 익숙해지는 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재관 대표는 “패들 그립을 90도 회전한 채 약 4초간 물에 담가두어도 카누가 똑바로 나아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에 담가 둔 블레이드가 카누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제이 스트로크는 북미 인디언들이 사냥할 때 사용한 ‘인디언 스트로크’에서 파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인디언 스트로크는 제이 스트로크 방법으로 물을 저은 뒤 블레이드를 물 밖으로 빼지 않는다. 날을 세워 물속을 통해 앞으로 보낸다. 인디언 스트로크는 물방울이나 거품 없이 조용하게 카누를 전진하는 방법으로 ‘사일런트 스트로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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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섬진강에도 카누 타는 곳이 있다. 사진 협동조합 노리터 제공

카누, 모험심 쑥쑥!

카누 타기의 매력


카누는 모험심을 자극한다. 이환민 협동조합 노리터 이사는 “카누는 동력선으론 갈 수 없는 얕고 좁은 곳까지 강을 구석구석 모험하듯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 연인, 친구와 독립된 공간에서 자연을 즐기는 맛을 꼽는 이도 있다. 임병로 대표는 “카누 타기를 시작한 건 나만의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며 “뭍에서 보는 세상과 물 위에서 보는 세상은 정말 다르다”고 설명했다. 카누는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재관 대표는 “카누는 정적이며 진정한 쉼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카누 스트로크 기술을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한다. 옥병철 대표는 “카약은 양쪽 날로 저어서 속도 내기 수월하고 패들링이 단순한데, 카누는 한쪽으로만 노를 저어 방향을 제어하다 보니 기술이 다양하고 재밌다”고 했다.


안전 주의사항 카누 타기에서 음주와 심한 장난은 금물이다. 자신의 체력과 실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동력 보트가 지나가면 물결이 일어 카누가 균형을 잃을 수 있다. 이때 카누 뱃머리를 물결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카누 옆면으로 물결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뒤집힌 카누에 갇혔을 땐 빨리 카누 밖으로 나와야 한다. 주변 카누들은 뒤집힌 카누 주위로 신속하게 모여 물에 빠진 이들이 카누 뱃머리나 선미를 잡도록 해야 한다. 그 뒤 전문 구조자를 기다린다. 초보 구조자가 물에 빠진 이를 끌어 올리려다가 카누가 뒤집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카누 어디서 타요?

  1. 캐나디언 카누클럽 : 강원 홍천강 마곡유원지~배바위 원점 회귀 코스를 카누를 빌려 타고 여행할 수 있다.(6㎞·2시간 이상 소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레크리에이션 카누협회’에서 발급하는 카누 인스트럭터 자격증을 딴 이재관 대표가 카누아카데미도 운영한다. 당일 투어는 카누 한 대 기준 15만원(부가세 별도), 1박 2일 캠핑 투어는 20만원. 카누 한 대에 최대 성인 2명과 어린이 2명, 또는 성인 3명이 탈 수 있다. 대여 시간대는 오전 9시~오후 6시(하절기 기준)다.(강원 홍천군 서면 마곡길 113-28/010-3969-9000/예약은 3일 전 필수)
  2. 춘천물레길 : 춘천 의암호에서 카누 여행을 할 수 있다. 초급자는 스카이워크 길(3㎞·1시간 소요), 중급자는 붕어섬 길(4㎞·1시간30분 소요), 상급자는 중도 길(5㎞·2시간 소요)을 우든(나무) 카누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대여 시간대는 오전 9시~저녁 8시,(하절기 기준·매주 화요일 휴무) 1인당 1만5000원(할인가 1만원)이다. 최소 2차례 이상 이용자에 한해, 카누를 1박 2일(7만원) 빌려주기도 한다. 적삼목으로 직접 제작한 카누 판매도 한다.(한 대당 300~500만원) ‘춘천물레길’ 외에 의암호 주변엔 카누 대여 업체가 3개 이상 있다. (강원도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113-1/033-242-8463/mullegil.org)
  3. 협동조합 노리터 : 섬진강에서도 카누 여행을 할 수 있다. 초급자는 경남 하동 화개장터 주변 원점회귀 코스(1시간·1인당 2만5000원), 중급자는 여울 한 곳을 지나는 화개장터~피아골~궁도장 코스(1시간30분~2시간·3만5000원), 상급자는 여러 여울을 지나는 화개장터~궁도장~평사리 코스(3시간 이상·7만원)를 카누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대여 시간대는 오전 10시~오후 4시다.(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720-4/055-882-2237/hadongplay.com/하루 전 예약 및 2인 이상 예약 필수)
  4. 라온보트 :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우든 카누 제작·판매업체다. 적삼목으로 직접 제작한 카누를 판매한다.(한 대당 300만 원대 초반~400만 원대 중반) 패들, 나무 컵, 캠핑용 식기류도 제작·판매한다. (충북 옥천군 금강로 64/인스타그램 @raoncanoe)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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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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