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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이재익의 아재음악 열전

유승준은 왜 돌아오지 못할까?

by한겨레

유승준 (1)

유승준은 왜 돌아오지 못할까?

며칠 전 유승준이라는 이름이 또 뉴스에 등장했다. 단신이라고 할 만한 짧은 기사였다. 기사를 보기도 전에 내용을 알 것 같았다. 또 컴백 시도하려다가 실패했나? 기사 내용을 확인해보니 역시나. 새 음반을 국내에 유통하기로 했던 계획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대체 그는 왜 이토록 돌아오고 싶어 할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유승준 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할까? 그보다 먼저 유승준은 대체 누구인가?


1976년생인 그는 서울 잠실에서 태어나 13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로 이민을 떠났다. 널리 알려진 대로, 가족 모두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갖고 있었던 그는 꾸준히 연습하고 데모 테이프를 제작해 주변에 돌리곤 했다. 자신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도 찍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가능성을 제일 먼저 알아본 사람이 신철이었다. ‘디제이 철이’로도 활동하고, ‘너는 왜’로 유명한 ‘철이와 미애’의 그 신철 맞다. 제작자로 변신해 디제이 디오씨를 발굴해 대박을 터뜨린 신철은 그 다음 타자로 유승준을 점찍고 한국으로 불러들인다.


맹연습 끝에 데뷔 음반 <웨스트 사이드>로 가요계에 등장한 해가 1997년. 타이틀곡 ‘가위’는 단숨에 방송 3사 순위프로그램 1위를 싹쓸이하며 유승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그야말로 자다 깨보니 슈퍼스타가 된 셈. 그는 반짝 스타로 끝나지 않고 이듬해인 1998년에 2집 음반을 발표하며 더욱 위상을 드높인다. ‘가위’의 뒤를 잇는 히트곡은 ‘나나나’.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성공에 취해있을 법도 한데, 쉬지도 않고 이듬해인 1999년에 3집 음반을 발표한다. 이번에도 대성공. 타이틀 곡 ‘열정’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히트곡 퍼레이드를 이어간다. 세기말의 가요계에서 그는 단연 최고의 아이돌 스타였다.


그 시절의 다른 댄스곡들과 비교해 볼 때 유승준의 노래는 확실히 완성도가 높았다. 한껏 물이 올랐던 제작자 신철의 총 지휘 아래 윤일상, 이승호, 이현도 등 뛰어난 작곡가들이 참여한 결과다. 물론 유승준 본인의 재능이 대단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받은 팝음악의 세례도 한 몫 했을 거고, 노력과 의지도 대단했다. 데뷔 이래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는 그의 몸 상태를 보면 집념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유승준은 가수에 머물지 않았다. 노래, 춤, 랩, 심지어 연기까지 섭렵한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최고 인기 게스트였는데, 특히나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바른생활 청년의 이미지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원래 미국 영주권자였음에도 본인이 직접 입대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팬들의 지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요즘으로 치자면 근육질 이승기랄까?


승승장구를 하던 그에게 문제가 터졌다. 군대에 두 번 간 싸이 사건과 함께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병역 스캔들이라고 할 수 있는 유승준 스캔들. 그 서막은 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던 2002년 초에 열렸다. 본인이 공언한 대로 신체검사를 받고 군 입대가 확정되었는데 막상 입대 날짜가 다가오자 갑자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버린 것이다. 자동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되어 버렸고, 당연히 군 입대는 불가능해졌다. 군 입장에서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셈. 분노한 병무청은 즉시 법무부에 입국금지요청을 했고 법무부 역시 이견 없이 신청을 받아들였다. 2002년 이후 유승준은 출입국관리법에 의거하여 입국이 금지된 상태다. 그는 한국에 오고 싶다며 소송을 해보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입국금지는 풀리지 않은 상태다.


현재 유승준은 중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활동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컴백 시도가 무산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이번에 발표하려고 했던 노래 ‘어나더 데이’의 내용 역시 유승준이 과거를 반성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2015년에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무릎을 꿇고 엉엉 울기까지 했다. 법적으로 입국 제한조치를 풀 수 없다면 대중의 마음을 먼저 움직여보겠다는 의도 같은데, 무슨 짓을 해도 대중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현직 피디로서 느끼는 대중의 반응은 딱 이거다. 유승준은 절대 안 된다.


여기서 의문이 들 법도 하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 중에 누구는 다시 컴백을 하고 누구는 안 되고. 그 기준은 뭘까? 필자는 과거에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과 같이 일해 본 경험이 많다. 이름을 열거하긴 민망한데, 배우와 개그맨,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내 경험상으로도 그렇다. 비슷한 죄를 저질렀다 할지라도 대중의 잣대가 다른 것이 사실이다. 똑같이 도박을 해도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돼. 똑같이 마약을 해도 누구는 용서하고 누구는 용서 못해. 똑같이 음주 운전을 해도 누구는 받아주고 누구는 영구 매장.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에이(A)는 왜 안돼? 비(B)는 어떻게 컴백에 성공했어? 기준이 뭐야?

 

유승준은 왜 돌아오지 못할까?

대답 못 할 질문이라고? 아니다. 답이 있다. 다음 화에 답을 적도록 하겠다.


이재익 에스비에스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