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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위성정당 논란, 공천·막말 파문…총선 레이스 ‘결정적 10장면’

by한겨레

한겨레

숨 가쁘게 달려온 4·15 총선 레이스가 종착점에 이르렀다. 역대 어느 총선과 견줘도 결코 빠지지 않을 만큼 예측 불허였던 지난 90일. 이 가운데서도 뺄 수 없는 장면 10개를 추렸다.


①미래통합당, 위성정당 창당


2월5일. 설마 했던 ‘비례위성정당 창당’이 현실이 됐다. 미래통합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훼손하고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비판에도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통합당은 비례대표인 조훈현 의원을 제명하고 한선교, 김성찬 의원 등을 한국당으로 이적시켰다. 창당대회에는 오태양 미래당 대표가 연단에 올라 “가짜 정당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다 쫓겨나기도 했다.


②비판 칼럼 고발한 민주당


2월13일. 더불어민주당이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교수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편협함을 드러내며 ‘반민주적 민주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이 커지자 민주당은 고발을 취하했지만, 그 과정에서 임 교수가 ‘안철수 캠프 이력이 있다’며 궁색한 변명을 달았다.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에 이어 나온 실책이었다. 임 교수 고발을 주도한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2주 뒤 코로나19 관련 ‘대구 봉쇄’를 언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퇴했다.


③민주당도 위성정당 합류


3월8일. 1당을 뺏기고 말 것이란 공포에 휩싸인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닷새 뒤 비례정당 참여가 결정됐다. 민주당은 친문 단체와 손잡고 18일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하면서도 ‘위성정당’이 아니라 소수정당이 참여하는 ‘플랫폼 연합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또한 민중당·녹색당을 향해 “이념·성소수자 문제 등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당과 연합은 어렵다”며 퇴행적인 태도를 보였다.


④미래한국당 공천 파동


3월16일.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하자 모체 정당인 미래통합당이 발칵 뒤집혔다. 통합당이 영입한 인사들이 줄줄이 당선권 바깥으로 밀린 탓이다. 황교안 대표가 ‘격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선교 한국당 대표는 사흘 뒤 최고위에서 비례 후보 명단이 부결되자 사퇴했다. 곧바로 원유철 의원이 새 대표로 추대됐다. 통합당의 노골적인 공천 개입으로 한국당 비례 후보 명단이 대거 교체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큰 흉터를 남겼다.


열린민주당 비례 후보 공개


3월23일.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가 공개됐다. 18대 국회에서 활동했던 김진애 전 의원을 비롯해 검찰에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친문 인사들이 포함됐다. ‘경제전문가’로서 주목받으며 6번을 받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의 음주운전 논란도 불거졌다. ‘여당의 위성정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지지를 호소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제로섬 게임’의 막이 올랐다.


⑥​ 김종인 이번엔 통합당으로…


3월26일.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곡절 끝에 영입했다. 8년 전에는 박근혜 캠프에서, 4년 전에는 민주당에서 선거를 지휘한 그가 다시 당을 바꿔 선거판에 등장했다. 통합당은 서울 종로 선거구에 발목 잡힌 황교안 대표를 대신해 전국을 다니고 중도층 표심을 설득할 중심이 필요했다. 김 위원장은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론’을 집중 부각하는 선거 전략을 취하며 선거운동 기간 내내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집중 공략했다.


⑦코로나19로 국정지지도 상승


3월27일. 코로나19 사태 속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55%를 기록했다. 1년4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처가 세계적 호평을 받으며 나타난 여론 변화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대란’으로 추락했던 대통령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민주당 지지도까지 덩달아 상승했다. 야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은 희미해졌고, 여당은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발판으로 국난 극복을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차명진 ‘세월호’ 망언


4월8일.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방송 토론회에서 세월호 유족이 텐트에서 문란한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 망언이 알려졌다. 제명이 아닌 탈당 권유라는 어정쩡한 징계를 했던 통합당은 여론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뒤 닷새 만에 그를 제명했다. 같은 당 김대호 후보가 30·40세대와 노인을 비하하는 발언 탓에 제명된 직후였다. 급기야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가급적 입을 닫고 있으라”며 함구령까지 내렸다. 그러나 투표일 하루 전날, 차 후보는 법원이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통합당 후보’로 기사회생했다.


유시민 ‘범진보 180석’ 발언


4월1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마저 “1당은 확보했다. 과반 만들어달라”고 했다. 야당은 일제히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통합당 선대위원장은 “지금껏 180석 운운한 당 중에 성공한 당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느냐”며 차단에 나섰다. 유 이사장은 “범진보는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민생당까지 다 포함한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역대 최고치 찍은 사전투표율


4월11일. 총선 사전투표율이 26.7%를 찍었다. 2014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뒤 최고치였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유권자들의 분산투표라는 해석도 있지만 본투표에서도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서울 종로, 동작을 등 격전지에선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여야는 모두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당에 유리하다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다. 사전투표 열기가 4월15일 본투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