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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조폭·저승사자가 우리 동네 명물? 애물단지 된 공공 조형물

by한겨레

“섬뜩하고 무서워요” 줄 잇는 민원


6m 거대 원시인·기괴한 한국 무용수


작가 의도와 달리 주민들 위화감


의견 수렴·작품 설치 규정 하나 없이


단체장 치적 홍보에 수억대 혈세가


‘세계에서 가장 큰~’ 타이틀 욕심?


광주 희망우체통 6톤에 높이 7m


기네스북 인증받고 수년째 방치


7억 쏟아부은 양구군 해시계도


기록 등재 과정에서 1억 넘게 써

한겨레

강원도 춘천시가 지난해 9월 약사천 공원에 설치한 조형물 <프러포즈> . ‘조폭’을 연상하게 하는 외모 탓에 주민들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박수혁 기자

“고백을 받아주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아요.”


이달 초 찾은 강원도 춘천시 약사천 공원. 한 시민이 2m가 넘는 남녀 형상 조형물을 가리키며 웃었다. 남자 조형물은 한층 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짧은 ‘깍두기’ 머리에 꽃무늬 셔츠, 금목걸이를 한 채 ‘일수 가방’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다. 왼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여성을 향해 꽃을 들고 있다. 불룩한 배에 험상궂은 얼굴까지 영락없는 ‘조폭’이다. 춘천시가 지난해 9월 설치한 김원근 작가의 작품 <프러포즈>다.


공원 방문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그냥 예술작품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민 쉼터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작품을 설치한 춘천조각심포지엄 김수일 사무국장은 “이 작품은 뚱뚱하고 못생긴 남자가 용기가 없어 식은땀만 흘리다 오늘은 꼭 고백하고 말겠다며 굳은 의지로 장미꽃을 내밀고 있는 순간을 표현한 것이다. 복장이 불량한 것은 촌스럽고 못생기고, 뚱뚱한 비(B)급 인생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드러낸 것이지 조폭을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라며 “이런 스타일은 작가의 상징과도 같은 것으로 국내에만 10여곳에 설치돼 호평을 받고 있다.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과 같이 처음엔 다소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예술품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 박재호(72)씨는 “이쁜 조형물도 많은데 하필이면 험상궂은 폭력배나 깡패냐”며 “주민들이 시청에 민원도 제기했다. 주민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갑자기 설치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서 공공조형물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 크고, 더 화려한 조형물을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당수가 애물단지 신세란 점이다. 단체장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손쉬운 수단으로 공공조형물이 애용되고, 전문가 검토나 주민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다. ‘보여주기식 행정’,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주민 반발과 비판 속에 결국 철거되거나 건립 계획이 취소된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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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호수공원에 설치된 높이 7m 희망우체통. 세계에서 가장 큰 우체통으로 기네스북 인증을 받았다. 설치 초기에는 엽서를 쓰는 공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내부에 쓰레기가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김용희 기자

‘이런 조형물이 왜 여기에?’ 

광주시 광산구 수완호수공원에는 무게 6t에 높이가 7m에 이르는 ‘희망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2009년 11월 광산구청이 예산 1억원을 들여 설치한 뒤 ‘세계에서 가장 큰 우체통’으로 기네스북 인증을 받기도 했다.


광산구는 우체통 내부에 엽서 쓰는 공간을 마련해 1년에 한번씩 발송하고 송년행사에 활용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방치 상태다. 내부로 들어가는 문에는 수년째 ‘점검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고, 안에는 담배꽁초가 쌓여 있었다. 광산구청 쪽은 “우체통을 관리하는 부서가 수차례 바뀌며 지금까지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관광육성과에서 맡아 우체통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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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구군이 2009년 7억원을 들여 만든 해시계 ‘앙부일구’. 그림자를 만드는 영침을 순금(2㎏)과 금도금(2.3㎏)으로 만들었다. 양구군 제공

인구 2만3천여명에 불과한 초미니 지자체인 강원도 양구군도 ‘공공조형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렀다. 지난해 12월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무분별한 공공조형물을 설치해 예산을 낭비했다며 제38회 ‘밑 빠진 독’ 상에 양구군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시민행동 조사 결과를 보면, 양구군은 2016~2018년 사이 33억원을 들여 모두 113개의 공공조형물을 설치했다. 평균 3천만원짜리 공공조형물을 3년 내내 한달에 3개 이상씩 설치해온 셈이다.


이 과정에서 양구군이 합당한 절차를 밟았는지도 의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무분별한 공공조형물 설치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고자 2014년 지자체에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라고 권고했으나 양구군은 이행하지 않았고, 그 결과 조형물 선정 관련 회의 속기록조차 존재하지 않아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시민행동은 밝혔다.


양구군은 2009년에도 7억원을 들여 순금(2㎏)과 금도금(2.3㎏)으로 만든 영침(그림자를 만드는 부품)이 포함된 해시계(앙부일구)를 만들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만든 앙부일구는 조선 세종 재위 때(1434년) 제작된 실제 앙부일구보다 20배가량 큰 지름 4m, 높이 2m짜리로 ‘세계에서 가장 큰 해시계’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등재 과정에서도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써 낭비라는 지적이 일었다. 양구군 재정자립도(최종예산규모 대비 자체수입 비율)는 6.96%(2018년 기준)밖에 안 된다. 전국 82개 군 평균(11.68%)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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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가 2018년 3월 진천동에 설치한 ‘2만년의 역사가 잠든 곳’이란 이름의 작품. 길이 20m, 높이 6m 규모의 이 작품은 깊은 잠이 든 원시인을 형상화했다. 이 작품을 놓고 인근 주민들이 철거를 요구하는 주민청원을 채택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대구 달서구 제공

대구에서는 달서구가 2018년 3월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일대를 선사시대 테마거리로 꾸민다며 2억여원을 들여 도로변에 잠든 원시인 얼굴 조형물을 마련했다. 길이 20m, 높이 6m짜리 거대 석상을 두고 일부 주민들은 “너무 커서 무섭게 느껴진다”거나 “주민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철거를 요구했다. 주민 3140명이 철거 요구 주민청원을 하기에 이르렀고, 석상 주변 경관조명 시설이 모두 파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는 비용 때문에 철거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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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인근에 설치된 ‘흥겨운 우리 가락’이라는 이름의 조형물. 이 조형물은 ‘저승사자’로 불리며 비판을 받다 설치 4년 만인 지난해 12월 철거됐다. 연합뉴스

철거되거나 창고 신세 전락도 

맥락없는 조형물 설치는 철거나 창고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2청사 인근에 설치된 조형물은 ‘저승사자’로 불리며 손가락질을 받다 설치 4년 만인 지난해 12월 결국 철거됐다. ‘흥겨운 우리 가락’이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11억원을 들여 인근에 설치된 조형물 6개 가운데 하나로 한국무용의 한 장면을 형상화했지만 작가의 의도와 달리 시민과 공무원들은 주로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괴한 웃는 얼굴이 옷차림과 어우러져 ‘저승사자’나 박수(남자 무당)를 연상하게 하고, 밤이나 날씨가 궂을 때는 조명과 차가운 금속 재질이 어우러지며 더욱 섬뜩하게 보여 ‘지나가다 보고 놀랐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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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가 2009년 3억원을 들여 포항공항 입구에 설치한 ‘은빛풍어’ 조형물. 주민 반발로 결국 철거돼 ‘고철값’에 매각됐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는 구룡포가 과메기 특구이자 경북 최대 수산물 집산지임을 알리겠다며 2009년 포항공항 입구에 조형물 ‘은빛풍어’를 설치했다. 높이 10m 크기의 스테인리스강 재질로 꽁치 꼬리를 형상화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비행기가 추락하는 듯한 형상”이라며 공항 입구에 설치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결국 3억원을 들인 ‘은빛풍어’는 지난해 11월 고철값(1426만8120원)에 매각, 철거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전도 검토했지만 옮겨가는 지역의 주민 반발이 만만찮고, 이전 비용도 적지 않아 포기했다.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하든지 사업 초기부터 주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했다.


철거되거나 창고 신세 전락


포항공항 입구 3억 들인 ‘은빛풍어’


“비행기 추락 형상” 고철값에 매각


신안 ‘황금 바둑판’ 무주 ‘태권브이’


주민 반발 거세 건립 무산되기도


비리·관리 소홀에도 우후죽순


200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


담당 부서 모호·현황 파악도 안돼


올림픽 땐 브로커에 정보 누설도


“주민참여 등 민주적 절차 보장돼야”

주민 반발에 무산되기도 

주민 반대로 조형물 설치 자체가 무산된 경우는 차라리 다행이다. 바둑기사 이세돌을 배출한 전남 신안군은 가로 42㎝, 세로 45㎝, 두께 5㎝ 황금바둑판 제작을 계획했다. 금 189㎏ 매입을 위해서는 100억원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지난해 10월 진행된 전남도 국정감사에서도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쏟아져 결국 백지화됐다. 신안군 재정자립도는 8.9%(2019년)에 불과하다.


전북 무주군은 지난해 9월 향로산 정상(해발 420m)에 72억원을 들여 33m 높이 ‘로보트 태권브이(V)’ 조형물을 설치하려다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태권도 고장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으로 연계하겠다는 취지였지만, 환경·시민단체들은 조형물이 자연풍광을 훼손할뿐더러 관광 효과도 크지 않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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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진해구에 100m 높이의 이순신 장군 타워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비만 200억원이 예상된다. 사진은 조감도. 창원시 제공

지역 랜드마크로 기대하지만 

지자체들은 특히나 큰 조형물을 선호한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해 7월 진해구에 100m 높이 이순신 장군 타워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한 사업비는 200억원 수준. 창원시는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거대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돼 큰 관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인근 통영시도 3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인 110m 높이 목조 전망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거제에서도 초대형 이순신 동상 설치 등을 포함한 3천억원 규모 이순신 테마파크 건설이 진행 중이다.


최영희 창원시의원은 “콘텐츠와 스토리는 개발하지 않은 채, 큰 조형물만 만들면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도 잘못됐다. 기대했던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소통하지 않고 주먹구구식 계획으로 공공조형물을 세우면 그저 세금만 낭비할 뿐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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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래포구에 건립 예정인 새우 모양의 대형 전망대 모습. 일명 새우타워로 불리는 이 전망대 설치를 놓고 지역의 상징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와 흉물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인천 남동구청 제공

인천에선 높이 20m에 이르는 새우 모양의 대형 전망대(일명 새우타워) 설립 계획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소래포구에 오는 6월께 들어설 새우타워 건립에는 사업비 10억원이 투입된다. 찬성하는 주민들은 ‘지역의 상징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수염까지 표현해 흉측하다’, ‘세금만 낭비하고 흉물이 될 것 같다’며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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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맞아 강원도가 세운 상징 조형물. 이 상징물에는 40억원이 투입됐지만 건립 과정에서 강원도청 공무원이 비리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강원도청 제공

이권 둘러싸고 비리도 발생 

예산 낭비나 미관을 둘러싼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강원도에선 지난해 11월 2018 평창겨울올림픽 등 공공조형물 공모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브로커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강원도청과 강릉시청 간부 공무원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김복형)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원도청 5급 공무원 최아무개씨에게 징역 1년에 벌금 300만원을, 강릉시청 4급 공무원 정아무개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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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강원도 강릉시 강릉역 광장에 설치된 강릉시 상징 조형물. 이 상징물에는 10억원이 투입됐지만 건립 과정에서 강릉시청 공무원이 비리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강릉시청 제공

2017년 3~4월 강원도청에서 평창올림픽 상징 조형물(40억원) 공모 업무를 담당하던 팀장이었던 최씨는 브로커에게 공모에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1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고 평가위원 후보 신청자 명단, 심의 결과 등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5월 강릉역 상징 조형물(10억원) 공모사업을 진행하던 부서의 과장으로 일하던 정씨는 심사위원 구성 계획, 심사위원 추천 요청 공문 발송 대학교 명단 등을 브로커에게 전화로 알려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담당 공무원 상대 로비→내부 정보 취득→평소 관리하던 대학교수들로 심사위원 구성→심사위원 상대 로비해 작품 당선→이익금 분배’라는 전형적인 공공사업 비리 사슬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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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예산 들여…건립·관리는 주먹구구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조형물 앓이’는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됐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연도별 공공조형물 건립 현황’을 보면, 1959년 이전 20점에 불과했던 공공조형물 건립은 1960년대 28점, 1970년대 45점, 1980년대 74점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1990년대 288점, 2000년대 1813점, 2010년대 4019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선거로 뽑히는 단체장들이 치적 쌓기 등 목적으로 공공조형물 건립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2019년 6월 현재)를 보면, 243개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지금껏 세운 공공조형물은 6287점, 건립비용은 1조1254억원에 이른다.


치적 쌓기용 공공조형물 난립을 사전에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민참여 등 민주적인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년 9월 전국 지자체에 공공조형물 건립 전에 설문조사 등 주민동의 절차를 마련하고 심사위원회에도 주민대표 등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 확인 결과, 전국 243개 광역·기초지자체 가운데 128곳(이행률 52.6%)만 조례 등에 주민참여 절차를 규정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태조사를 담당했던 조광현 사무관은 “권고한 지 5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대부분의 지자체가 주민 의견 수렴 등의 민주적 절차도 없이 조형물을 세워 주민들의 공감을 받지 못해 결국 철거되거나 훼손돼 흉물로 방치되는 현실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민철 함께하는 시민행동 시민참여팀장은 “일부 지자체는 아직도 기본적인 규정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공조형물 건립을 계속하고 있다. 심지어 담당 부서가 정해지지 않아 기본적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지자체도 상당수”라며 “건립과 관리 업무를 체계화해 지자체 예산 낭비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혁 기자, 전국종합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