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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3D 프린팅, 3층 아파트 건축에 도전

by한겨레

독일서 5가구짜리 임대 아파트 건축 시작


1㎡ 2중벽체 완성에 5분...6주 안에 인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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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3D 프린팅 분야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2010년대 중반 이후 3D 프린팅 기술로 지은 단층 주택에, 2층 건물이 잇따라 선을 보였고, 멕시코에선 수십채로 이뤄진 주택 단지가 지어지고 있다. 건물뿐 아니라 3D 프린팅 다리, 보트도 선을 보였다. 미래의 우주 기지 건축에선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이 최우선 순위로 꼽힌다.


이번에 독일의 토목기술업체 페리(PERI)가 3층짜리 아파트라는 3D 프린팅 건축 신기록에 도전했다. 페리는 덴마크 3D 프린터 제조업체 코보드(COBOD)와 함께 뮌헨 북서쪽 발렌하우젠이라는 마을에 다섯 가구로 구성된 3층 아파트를 3D 프린팅 방식으로 건축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바닥 면적은 380제곱미터다. 이번 발표는 페리 그룹이 지난 9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지역에 독일 최초의 3D 프린팅 2층 주택 건설을 시작한 지 두달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코보드는 올해 초 벨기에에서 세계 처음으로 2층짜리 3D 프린팅 주택을 지은 바 있다. 코보드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협력해 200미터 높이의 풍력 터빈 타워를 3D 프린팅 기술로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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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파트 건축에 사용되는 프린터 보드2(BOD2)는 프린터 헤드가 금속 재질의 3개 축(가로, 세로, 높이) 사이를 이동하면서 작업을 한다. 이 프린터는 길이 2.5미터의 모듈을 이어붙이는 방식이어서 필요에 따라 프린터 크기를 확장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 아파트 건축에 사용하는 프린터는 12.5x20x7.5m 크기로, 1초당 1미터의 속도로 이동하며 작업한다. 1㎡의 2중 벽체를 완성하는 데 5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시간당 최대 10톤의 콘크리트를 쌓을 수 있다. 이 회사 말로는 현재까지 나온 3D 프린터 중 가장 빠른 속도다.


3D 프린팅 과정에서 배관, 배선을 위한 공간은 비워둔다. 회사 쪽은 3D 프린팅과 동시에 배관, 배선 작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보드2는 버튼만 누르면 작동하는 자동 프린터는 아니다. 두 명의 작업자가 모니터링 카메라를 보면서 수동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건축 재료는 하이델베르그세멘트가 개발한 `i.tech 3D'라는 이름의 시멘트 혼합물질이다. 페리 그룹은 이번 아파트 건축에 총 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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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프로젝트 지나 이젠 건축시장의 일부로


사실 3D 프린팅 아파트가 처음은 아니다. 5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는 윈선이라는 회사가 6층짜리 아파트를 3D 프린팅 기술로 지어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상하이 건물은 현장에서 직접 건물을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외벽을 프린팅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었다.


3D 프린팅 건축은 이제 시범 프로젝트 단계를 지나 실제 건축 시장의 일부로 편입해가고 있다. 이번에 짓는 독일의 3D 프린팅 아파트도 완공되는 대로 시민이 직접 입주하는 임대용 아파트다. 페리 그룹은 1가구는 전시 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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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그룹의 혁신·마케팅 담당 이사 토마스 임바허(Thomas Imbacher)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3D 프린팅 건축이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갈수록 비중이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장에서 직접 아파트를 인쇄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이 대규모 주거용 건물을 프린팅하는 데도 쓸모 있다는 걸 입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3D 프린팅 건축의 장점은 크게 네 가지다. 건축 비용이 덜 들고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다양한 건축 디자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재난 발생 지역의 이재민을 위한 건축이나 벽지 서민들을 위한 주택 보급에 유용한 기술로 주목받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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