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푸드 ]

북엇국과 순댓국…영원한 아침 ‘킬포’

by한겨레

한겨레

무교동북어국집의 북어해장국. 백문영 제공

아침 식사를 집에서 하고 나오면야 좋겠지만, 바쁜 아침이라면 그마저도 녹록하지 않을 터다. 이럴 때 아침밥을 파는 식당이 얼마나 고마운지 경험해 본 이라면 안다. 서울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아침밥 맛집 두 곳에 다녀왔다.

한겨레
서울시청과 광화문 인근 직장인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는 ‘무교동북어국집’은 아침밥 맛집으로 유명하다. 1974년부터 서울 중구 다동 골목에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꾸준히 불을 밝히고 손님을 맞고 있다. 아침 7시부터 평일은 저녁 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하는, 그야말로 아침 식사에 최적화된 식당이다. 물론 메뉴는 북엇국 단 한 가지다. 자리에 앉자마자 김치와 새우젓, 물김치, 그리고 주문할 필요도 없이 큰 대접에 담은 북엇국이 자리에 놓인다. 패스트푸드점보다도 빠르게 돌아가는 이곳의 주문 시스템이 부담스럽거나 불친절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오래된 경력과 노하우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 때문이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 안에는 설렁탕처럼 뽀얀 북엇국 국물과 무심하게 손으로 찢은 커다란 북어 조각, 두부와 부드럽게 푼 달걀이 들었다. 진하고 뽀얀 국물은 입안에서 묵직하지만 시원하게 퍼진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간, 적당한 온도 덕에 수저를 뜨는 손에 속도가 붙는다. ‘북엇국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들부들한 북엇국에 밥을 착착 말아 입안으로 퍼 넣는 순간 여기가 왜 유명한지를 알게 된다. 오천년 묵은 숙취도 씻어 내려줄 시원한 맛이다. 북어해장국 8천원, 서울 중구 을지로1길 38, 02-777-3891
한겨레

숙취 해소에 으뜸인 순댓국밥. 백문영 제공

해장음식으로도, 저녁에 술 한잔 곁들이기에도 훌륭한 안주가 되는 순댓국이야말로 한국인의 솔 푸드 중 하나다. 속이 허한 아침, 혼자서 간단하게 한 그릇 뚝딱 하기에도 순댓국만한 것이 없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박서방순대국밥’은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 한복판에서 싸고 맛있는 집으로 유명하다.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지만 직장인들이 몰아치기 전, 아침 10시에 방문하면 느긋하고 호젓한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인 메뉴는 순댓국이지만, 모둠 순대, 머릿고기, 새끼보 같은 ‘한국식 샤르퀴트리(샤퀴테리·육가공품)’도 판매한다. 아침이니 간단하게 순댓국 한 그릇만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


팔팔 끓는 뚝배기에는 순대 세 알, 각종 부속 고기와 머릿고기까지 가득 들었다. 밥도 미리 말아져서 나오니 그저 새우젓 간을 해 떠먹기만 하면 된다. 들깻가루 향이 물씬 나는 순댓국 국물은 맑고 깨끗하다. 잡내 없이 잘 삶은 고기들도 부드럽게 씹혀 아침 식사로 부담 없다. 문제가 있다면 아침부터 자꾸 술 생각이 난다는 것. 평일 아침과 점심시간에 소주를 주문하면 맥주 글라스에 소주를 가득 따라 가져다주니 티 안 내고 술타령하기에도 제격이다. 순대국밥 8천원, 모둠순대(소) 20,000원,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520, 02-568-9205


백문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