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맛집, BTS 성지… ‘완전한 고을’의 가을길 완주! [ESC]

[여행]by 한겨레

삼면이 숲에 폭 싸인 전북 완주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세

노을과 억새 아름다운 만경강길

휴양림 로컬푸드 축제도 기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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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소양면의 오성한옥마을에 있는 한옥스테이 소양고택. 허윤희 기자

완전한 고을이라는 뜻을 지닌 전라북도 완주군. 전북 북부 중앙에 위치하며, 전주시를 둘러싸고 있다. 진안군, 김제시, 익산시 등 7개 시·군과 맞닿아 있다. 여러 지역과 이어지는 길목 같은 이곳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조화로운 풍경이 빼어나다. 삼면이 산지로 둘러싸여 있고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는 만경강이 흐른다.


완주는 ‘방탄소년단(BTS) 성지’로도 불린다. 2019년 방탄소년단이 ‘비티에스 2019 서머 패키지 인 코리아’ 뮤직비디오와 화보를 촬영한 장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물론 일반 관광객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오성한옥마을, 위봉산성 등을 찾아가는 방탄소년단 성지 순례 코스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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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예술열차에서 본 해 질 녘 풍경. 허윤희 기자

가을 분위기 물씬, 웨딩촬영 성지

산과 강, 방탄소년단 성지 등 가볼 곳 많은 완주에는 가을에 걷기 좋은 코스도 다양하다. 걷기 여행은 완주를 완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난 1일, 걷기 코스 중 하나인 만경강길의 시작점인 동상면 발원샘(밤샘)으로 향했다. 입구에 돌을 쌓아놓은 작은 샘에서 맑은 물이 흐른다. 이 물이 고산면, 봉동읍, 삼례읍을 거쳐 인근 시군인 익산, 김제, 군산을 지나 서해로 흘러간다. 물길을 따라 만든 길이 만경강길. 동상면 발원샘부터 삼례읍 해전마을까지 약 52㎞ 구간이며 총 7개 코스가 있다. 1코스 밤샘길(동상면 밤티마을~밤샘), 2코스 굽잇길(밤티마을~거인마을), 3코스 창포길(창포마을~고산면 세심정), 4코스 세심정길(세심정~봉동읍 상장기공원), 5코스 생강길(상장기공원~봉동교~회포대교), 6코스 신천습지길(회포대교~하리교~삼례교~비비정), 7코스는 비비정길(비비정~해전마을)로 이어진다.


만경강길을 따라 걸으면 완주를 구석구석 볼 수 있다. 6코스는 ‘만경강의 허파’라 불리는 신천습지 등이 있어 생태여행 하기 좋다. 노랑어리연꽃, 가시연꽃 등 수생식물 300여종이 서식하고 노랑부리저어새, 수달 등 10종의 멸종위기종도 살고 있다.


가을에 걷기 좋은 코스는 7코스다. 기러기가 쉬어간다는 뜻의 정자 비비정에서 삼례읍의 해전마을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걸어서 왕복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7코스의 시작점인 만경강변 언덕에 있는 정자 비비정에 오르면 낡은 만경강철교(국가등록문화재 제579호)가 보인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일제가 호남평야의 곡창지대에서 수확한 쌀의 수탈 통로로 활용했다. 2011년 전라선 복선화 사업으로 교량이 새로 건설되면서 철교가 폐쇄됐고 현재 폐철교 일부 구간에 새마을호 폐객차 4량을 개량해 만든 비비정예술열차(카페 겸 복합문화쉼터)가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해 질 녘에 비비정을 찾으면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만경강과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하늘의 노을과 강물에 비치는 노을, 두 개의 노을을 동시에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이현귀 완주군 문화관광해설사는 “만경강길 7코스는 가을에 노을과 억새 풍경이 아름다운 길이다. 감성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분들이 걸으면 좋은 코스다. 길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많아 멀리서 웨딩 촬영을 하러 올 정도로 인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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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길 7코스에 있는 정자 비비정은 일몰 명소로 유명하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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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때 만들어진 만경강철교.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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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화보 촬영지로 유명한 오성한옥마을. 허윤희 기자

산속 한옥마을 고즈넉한 풍경

고풍스러운 한옥이 모여 있는 소양면의 오성한옥마을은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기 좋은 곳이다. 오성은 5명의 성인이 태어나는 좋은 땅이라는 뜻으로, 예로부터 풍수 명당으로 유명했다. 종남산과 위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이곳에는 한옥 고택 등 전통한옥 20여채와 한옥 고택 등을 활용한 작은 갤러리와 카페 등이 있다. 방탄소년단이 머물렀던 아원고택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비탈진 산자락에 있는 오성한옥마을에는 낮은 흙담과 오래된 한옥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고택의 전통양식인 들창, 넓은 대청마루, 잿빛 기와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옥 구조와 건축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자연과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화를 이루는 한옥의 역사 깊은 이야기도 흥미롭다. 한옥스테이를 할 수 있는 소양고택은 호남 지역에 있던 철거 위기에 놓인 전통한옥 3채를 이축해 조성한 것. 소양고택의 안채는 전남 무안군 원호리에서 이축한 일자 형태의 한옥으로, 조선시대 무안의 마지막 고을 원님이 살던 관사였다. 일제강점기에는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소양고택 근처에 있는 아원고택은 경남 진주에서 250년 된 고택을 옮겨 만든 한옥이다. 한옥스테이, 뮤지엄 등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성한옥마을에 있는 특별한 문화공간도 들러볼 만하다. 소양고택 옆에 있는 완주의 1호 독립책방인 플리커. 책방 역시 한옥이다. 에세이, 소설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작가 북토크, 오픈 플리마켓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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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8경’ 중 하나인 대아저수지의 전경. 완주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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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와일드&로컬푸드 축제’가 열리는 고산자연휴양림의 정원. 허윤희 기자

휴양림에서 열리는 로컬푸드 축제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고산자연휴양림도 가을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다. 안수산 자락에 있는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느낌이 드는 휴양지이다. 180여종의 무궁화를 심은 무궁화테마식물원, 어류와 수서곤충 등을 관찰할 수 있는 만경강 수생생물체험과학관 등 시설이 있다. 휴양림 곳곳 한적한 산책길이 많다. 특히 휴양림 위쪽에는 고산저수지 둘레길(4㎞)이 있는데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에 특히 걷기 좋다.


가을에 고산자연휴양림은 축제장으로 변한다. 완주의 대표 축제인 ‘완주 와일드&로컬푸드 축제’가 오는 30일부터 10월2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생강 등 완주 특산품을 이용한 로컬푸드 경연대회, 청소년 광끼 페스티벌, 구이구이 로컬푸드 맛보기, 오세득·천상현 셰프 등이 참여하는 로컬푸드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10월1일에는 <한국방송1>(KBS1)의 ‘전국노래자랑’ 본선 녹화가 진행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완주를 여행하고 싶다면 완주군의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할 만하다. 완주군은 방탄소년단 화보 촬영지를 중심으로 한 가을 시티투어버스를 11월19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운영한다. 시티투어버스는 오전 9시20분 익산역을 출발해 삼례문화예술촌과 위봉산성, 소양면 오성한옥마을 등을 둘러보고 오후 6시에 종착지인 익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운영된다. 투어 예약을 하면 코레일 열차 이용객은 5~10% 열차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투어 비용은 3000원(성인 요금)이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전 코스에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을 소개한다. 참가 신청은 완주군관광마케팅지원센터 누리집, 코레일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완주/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2022.10.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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