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알몸 배추’ 본 뒤 김치가 불안하다구? 한번 담가봐!

[ESC]

알몸 배추 파동에 소비자 불안


직접 담가 먹는 ‘홈 김치’ 관심


소량 경제성·입맛 맞춤형 장점


간편한 김치 밀 키트도 인기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김치 불안.’


김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최근 에스엔에스(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알몸 배추절임’ 영상이 돌면서부터다. 중국의 식품 제조 공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한 남성이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기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로 수입되는 김치와 무관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 식탁의 필수품인 김치에 대한 불안과 불신감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소비자들이 중국산 김치에 불안해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가 먹는 상당수의 김치가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2020년 국내 김치 소비량은 약 200만 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28만 톤이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국내 김치 소비량의 약 14% 정도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중국산 김치의 비율은 꽤 높다. 지난해 한국외신산업연구원이 조사를 했더니 국내 음식점 10곳 중 6곳(60%)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었다.


김치는 한국인의 솔(soul) 푸드이자 핏줄에 흐르는 한국인의 정서 그 자체다. 당장 김치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을 꼽으라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쌀밥과 더불어 집에서도, 밖에서도 피할 수 없는 음식이 김치다. 삶의 일부분인 셈이다.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 먹는 김치에서 이제 직접 만들어 먹는 김치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공장 김치의 천편일률적인 맛은 지겹고, 재료의 품질과 위생도 보장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직접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 ‘홈 김치’가 새로운 음식 문화로 부상하고 있다.


‘김장철이면 늘 하는 김치 담그기가 무슨 대수냐’라고 여기는 이도 분명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홈 김치의 매력은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담는 경제성과 내 입맛에 맞게 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유연성에 있다. 커다란 고무 대야에 소를 넣고 허리도 못 편 채 종일 배추를 버무려야 하는 그 옛날의 김장과는 결이 다르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직접 배추를 절이거나 소를 만드는 것이 버거운 현대인을 위한 ‘치트키’도 나왔다. 요리연구가 홍신애는 최근 ‘김치 밀 키트’를 출시했다. 절인 배추와 김칫소, 양지 육수에 김치를 버무리는 김장 매트와 김치 통까지 모두 배송된다. 막상 해보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김치 담그기를 마치 하나의 놀이, 취미생활처럼 누릴 수 있도록 구성해 인기다. 홍신애씨는 “어차피 김치는 먹어야 하는 상황인데 많은 사람들이 김치 담그는 법을 몰라 안타까웠다. 간편하게 담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물”며 “직접 담그면서 ‘내 김치’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가족과 새로운 추억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신애씨의 말처럼, 김치 담그기는 단순히 먹을 김치를 마련하는 걸로 끝이 아니다. 집에서 김치를 담고, 각종 음식과 술을 곁들여 ‘나만의 파티’를 여는 것도 요즘 같은 지루한 언택트 시대 일상에 특별한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백문영 칼럼니스트 moonyoungbaik@gmail.com

한겨레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esc 기사 보기 ▶4.7 재·보궐선거 이후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1.04.20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이 되겠습니다.
채널명
한겨레
소개글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이 되겠습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