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히트작이 열었다, 드라마·예능 ‘시즌제 시대’

카카오TV ‘며느라기2’·티빙 ‘여고추리반2’ 뜨거운 반응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디피’ ‘지옥’ 시즌2 제작 예정

전문가들 “제작사의 필요와 OTT의 특성이 만난 결과”

한겨레

지난 8일 공개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기록한 카카오티브이 오리지널 시리즈 <며느라기2...ing> 스틸컷. 카카오티브이 제공

평범한 며느리의 ‘시월드’ 분투기를 다룬 카카오티브이(TV) 오리지널 <며느라기2...ing>(이하 며느라기2)가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앞서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2>가 지난달 말 공개됐고, 지난해 메가히트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디피>(D.P.),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도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기존 지상파·케이블 드라마에서 이따금씩 선보였던 시즌제가 제작사의 필요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특성이 결합하면서 만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일 공개된 <며느라기2>가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했다고 10일 밝혔다. 1화에서는 시어머니 생신날 바쁜 아내 민사린(박하선)을 위해 생신상을 직접 챙긴 남편 무구영(권율)과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시어른들의 반응을 리얼하게 그려 며느리들의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2020년 공개된 시즌1이 주인공 민사린이 결혼 직후 맞닥뜨린 ‘며느라기’(결혼한 여성이 시집 식구에게 예쁨과 칭찬을 받고 싶은 시기를 일컬음)를 보여줬다면, 시즌2는 임신·출산·육아와 이혼을 주요 ‘문제 상황’으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수신지(본명 신지수)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유송이 작가가 극본을 쓴 창작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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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레전드로 불린 <여고추리반> 의 시즌2 스틸컷. 티빙 제공

지난달 31일 공개된 <여고추리반2>의 반응도 심상찮다. 공개 첫날 티빙 전체 콘텐츠 중 유료가입 기여 수치 1위를 기록했다. 시즌1 공개 첫날 대비 3.5배 많은 유료가입자를 모아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것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의 레전드로 불린 <여고추리반>의 새 시즌 귀환에 뜨거운 호응이 쏟아진 셈이다. 시즌2 공개와 함께 시즌1도 인기 콘텐츠 톱10에 오르는 등 역주행 조짐도 보인다. <여고추리반2>는 태평여자고등학교로 전학 간 5명의 추리반 학생들이 더욱 거대한 사건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어드벤처다. 시즌1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스케일, 탄탄해진 스토리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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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콘텐츠 최고 히트작 <오징어 게임> 시즌1의 마지막 장면. 넷플릭스 제공

시즌2 제작을 확정한 기대작들도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낳은 케이(K)콘텐츠 최고 히트작 <오징어 게임>도 시즌2와 시즌3 제작을 위한 프로덕션 작업에 착수했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달 28일 <한국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와 시즌2·3 제작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며 “돌아온 기훈(이정재)의 이야기와 기훈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 기훈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즌2의 큰 줄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1 마지막 장면이 열린 결말이어서 후속편이 나올 거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황 감독이 시즌2와 시즌3 제작을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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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디피> (D.P.) 시즌1의 마지막 장면. 넷플릭스 제공

군대 내 폭력 문제를 생생하게 다뤄 군필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던 <디피>의 시즌2도 제작된다고 넷플릭스가 지난달 14일 밝혔다.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디피) 이야기를 다룬 <디피>는 모두에게 상처를 남겼던 사건 이후 일병 계급장을 단 준호(정해인)가 부대원들과 다른 방향으로 걸으며 끝이 났다. 엔딩 크레디트 뒤로 준호의 달려가는 발소리가 한동안 이어지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증을 낳았기에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크다.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넷플릭스 <지옥>도 시즌2를 올해 웹툰으로 먼저 선보인 뒤 영상화할 예정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케이좀비의 매력을 알린 <킹덤>으로 시즌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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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 스틸컷. 티빙 제공

세포들과 함께 성장하는 평범한 직장인 김유미(김고은)의 이야기를 담은 티빙의 세포 자극 공감 로맨스 <유미의 세포들>도 시즌2 제작에 착수했다. 시즌1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원작 웹툰의 매력과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두루 살리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티빙의 효자 콘텐츠 <술도녀>도 시즌2로 돌아온다. 티빙은 지난달 15일 “배우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 최시원 등 주연 4인방의 시즌2 출연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로,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 <술꾼 도시 처녀들>이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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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스틸컷. 티빙 제공

이러한 오티티의 시즌제 봇물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작사의 필요와 스타시스템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오티티의 특성이 만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선영 티브이평론가는 “제작사 입장에서 시즌제는 기존 세계관과 배경, 인물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건 분명하지만, 기존 스타 캐스팅을 계속 이어가기 힘든 문제점으로 인해 시즌제가 잘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러나 오티티가 등장하면서 스타가 출연해야만 흥행에 성공한다는 공식이 깨진데다, 타기팅이 분명한 장르물이 인기를 끄는 오티티의 특성도 시즌제 유행에 한몫했다”고 짚었다.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의 경우 해외에서 이정재의 존재를 몰랐는데도 대박이 나지 않았냐”며 “오티티의 시즌제 본격 도입은 다양한 배우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2022.01.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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