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 없어진다는데... 충성고객들은 어디로

[테크]by 한국일보
한국일보

올해 8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사용해보는 장면. 안하늘 기자

회사원 김모(58)씨는 자칭 '갤럭시노트 마니아'다. 2012년 갤럭시노트2를 시작으로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10까지 노트 시리즈만 4개 모델을 연거푸 써왔다. 노트 시리즈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대화면과 'S펜' 때문이다. 급한 메모를 쓸 때나, 둔탁한 손가락으로 누르기 힘든 버튼을 펜으로 쉽게 누를 때 느끼는 편리함은 다른 제품에선 경험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런 김씨에게 최근 들려온 '갤럭시노트 단종설'은 충격에 가까웠다. 김씨는 "노트 시리즈는 유난히 마니아층이 두터워 '쓰던 사람은 계속 노트만 쓴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이젠 굳이 삼성전자 제품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아날로그 감성의 S펜 등으로 인기를 모았던 삼성전자의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단종설에 누리꾼들이 술렁이고 있다.


2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 단종을 의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이나 내후년 등으로 단종 시점만 미정일 뿐 갤럭시노트는 사라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패블릿(태블릿PC+폰)'이란 새로운 유형으로 인기를 누렸던 갤럭시노트 시리즈 단종 소식에 네티즌들 사이에선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국일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포함된 S펜. 삼성전자 제공

이에 업계에선 일단 갤럭시노트 단종 소문을 '예상된 수순'이란 반응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올 초 선보인 갤럭시S20 시리즈가 6.9인치 크기 울트라 모델까지 총 3가지로 출시되면서 사실상 갤럭시노트20 울트라와 크기 구분이 없어졌다. 여기에 성능도 갤럭시S20울트라에 들어간 '100배 줌' 기능이나 '심도측정(ToF) 카메라'가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선 모두 빠지면서 다운그레이드 논란까지 휩싸였다. 기존에는 S시리즈 대비 '대화면·고성능' 우위를 확실히 점하던 노트 시리즈가 애매한 위치에 놓인 셈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갤럭시노트20은 전작 대비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S펜이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없앤다고 해도 애플과 구분되는 삼성전자만의 강점인 S펜까지 날리기엔 아깝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현재로선 내년 하반기 발표될 갤럭시Z폴드3에 S펜이 탑재될 것이란 추측이 우세하다. 갤럭시Z폴드2 기준으로 펼쳤을 때 화면이 7.6인치에 달하기 때문에 S펜 효용성도 높아질 수 있다. S펜이 지원된다면 사실상 스마트폰보다는 '접어 다니는 태블릿PC'로 기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관건은 내년까지 충분한 내구성과 기술 수준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있다. 기존 갤럭시노트 충성 고객들을 이끌기엔 200만원 중반대 가격도 부담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1 시리즈에 S펜을 지원하는 모델을 추가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노트 시리즈를 S시리즈에 속하는 한 가지 모델로 축소해 편입함으로써 기존 노트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팬들은 '갤럭시노트'라는 이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쉽다는 반응이다. 갤럭시노트5 때부터 꾸준히 노트 시리즈를 사용해 올해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구매한 한 이용자는 "그 동안 단순히 갤럭시를 쓴다는 게 아니라, '갤럭시노트'를 쓴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있었다"며 "어떤 식으로든 노트 정체성이 남아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2020.12.01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