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현 감독의 '길복순', 또 한 번 팬덤 양산할까

[컬처]by 한국일보

'불한당'으로 영화계 팬덤 양산한 변성현 감독

신작 '길복순'으로 날개 펼까

한국일보

'불한당' '킹메이커' 등 특유의 색채를 가진 변성현 감독이 신작 '길복순'으로 날개를 활짝 펼 준비를 마쳤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 등 특유의 색채를 가진 변성현 감독이 신작 '길복순'으로 날개를 활짝 펼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2년 영화 '나의 PS파트너'로 데뷔한 변성현 감독의 대표작은 명실상부 '불한당'이다. 변성현 감독에게 '불한당'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배우 설경구를 만나게 했고 '불한당원'이라는 든든한 지원군들을 모집시켰다.


다만 변 감독은 아직 짜릿한 흥행을 맛보진 못했다. 이에 감독의 또 다른 도전, 특유의 스타일리쉬함을 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오는 31일 공개되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이 작품을 통해 변성현 감독은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독보적인 캐릭터 서사,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또 다시 내세운다.


이미 작품성은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입증됐다. 변성현 감독의 작품들은 꾸준히 해외 유수의 영화제를 통해 호평받아왔다. 지난 2017년 '불한당'은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됐으며 '킹메이커'는 2022년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불한당'으로 칸에 입성한 설경구, 또 칸 경험은 있지만 베를린 영화제에는 처음 발을 디딘 전도연에게 이번 작품은 더더욱 특별한 의미다.


과거 '무비스타 한재호씨의 메소드 연기' '해피엔드' '청춘그루브' 등 단편 영화를 만들던 변성현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다가 돌연 '불한당'을 만들어냈다. 변성현 감독은 동선을 다 정해놓고 배우들이 그 안에서 움직이길 바라는 연출자다. 콘티 작업에 굉장한 공을 들이는 것은 익히 유명한 후문이다.


아울러 변성현 감독은 특유의 독보적인 캐릭터 서사로 열성 팬덤을 만들었다. '불한당'에서 잠입 경찰과 마약 범죄 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남자의 이야기를 진득한 감성으로 풀어내면서 역주행 열풍을 만들었다. 당시 변성현 감독의 SNS 발언이 뭇매를 맞으면서 100만 관객 달성에 실패했으나 수년간 상영을 이어갈 정도로 마니아 층을 양산했다. 흔히 말하는 '덕후' 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팬덤 현상에 많은 관심이 모였고 파급력은 상당했다. 개봉 1주년을 기념하는 이례적인 행사도 개최됐다.


그런가 하면 설경구는 '불한당' '킹메이커'에 이어 '길복순'으로 변성현 감독과 세 번째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 설경구는 '불한당'으로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변성현 감독의 뮤즈이자 페르소나가 됐다. '길복순'은 사실 설경구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전도연과 설경구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로 호흡한 바 있다. 설경구는 영화 '생일' 현장에서 변성현 감독을 전도연에게 소개했다. 실제로 전도연의 오랜 팬이었던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를 매개체 삼아 전도연과 인연을 맺게 됐고 지금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여기에 전도연의 절친인 황정민까지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태면서 더더욱 짙은 완성도를 예고했다.


특히 전도연이 먼저 변성현 감독에게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변성현 감독은 그를 위한 장르 영화를 만들었고 '길복순'이 탄생하게 됐다. 여기에 변성현 감독이 킬러이자 싱글맘인 길복순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이번에도 '덕후' 양산에 성공할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2023.04.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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