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버스 내리자 “와~ 1930년대”

[시티투어버스] 군산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고군산군도.

13일 오전 9시30분 군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시티투어버스는 군산역에서 기다리던 관광객을 모두 태우고 당일코스 첫 행선지인 고군산군도로 향했다. 이날 버스는 봄철 나들이에 나선 상춘객들로 만석이었다. 박미자 해설사는 “최근 군산이 경기 침체가 이어져 힘들었는데 시티투어버스 좌석을 꽉 메운 것은 근래 들어 처음이다”며 “근대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고 섬 풍광이 아름다운 군산을 찾아준 관광객 모두 감사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코스는 군산시티투어 메인노선인 당일코스로 고군산군도와 시간여행마을로 이뤄져 있다. 버스가 출발하자 이날 둘러볼 곳 관광지에 대한 18년 경력의 베테랑 박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박 해설사는 군산을 소개하며 “군산 지명을 태동시킨 섬이 선유도인데 이 섬은 신선이 노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본래 명칭은 군산도 이었고 군산의 이름이 이곳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시티투어는 군산 앞바다에 57개 섬으로 둘러싸인 고군산군도 가운데 최근 다리가 놓여 육지와 연결된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를 여행한 뒤 시간여행마을을 둘러본다.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저작권 한국일보]군산시티투어버스 당일코스/ 강준구 기자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관광객들이 군산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시티투어버스에 오르고 있다.

천혜의 해상관광공원 고군산군도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장자도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선유도로 이동 중에 뒤로 보이는 대장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장자도에서 선유도해수욕장까지 도보여행을 하는 관광객들이 주변의 멋진 풍광을 즐기며 걷고 있다.

출발한지 20여분쯤 지나자 새만금방조제에 다다랐다. 왼쪽으로는 광활한 새만금 매립지가 펼쳐졌다. 고군산군도 입구인 신시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틀어 조금 달리니 무녀도로 이어지는 세계 최장 1주탑 현수교인 고군산대교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신시도와 무녀도에선 바지락 등을 캐며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무녀도를 지나 선유대교를 거쳐 50여분 만에 버스는 장자도 회차로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은 이곳부터 선유도를 잇는 다리를 건너 선유도 해수욕장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이곳을 걸으면 선유도를 중심으로 주변의 섬 군락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수욕장에는 짚라인이 설치돼 해질 무렵 체험하면 하늘과 바다가 모두 붉게 물들인 환상적인 장면의 선유낙조를 덤으로 만날 수 있다. 해수욕장 백사장 끝머리에는 선유도를 상징하는 망주봉이 있다. 경관 등이 뛰어나 명승으로 지정된 망주봉에선 선유8경 중 6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고군산군도 도보여행은 30~40분 정도로 짧다. 천안에서 온 김성중(63)씨는 “풍광이 뛰어난 군산 앞바다 섬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좋았다”며 “도보여행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박물관엔 근대 역사자료 한눈에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국제 무역항 군산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과 근대문화자원이 전시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관광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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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고군산군도를 둘러본 시티투어버스는 오후 1시쯤 근대역사 체험공간인 시간여행마을에 도착했다. 관광객들은 점심식사 후 2시30분부터 오후 첫 방문지인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이름 그대로 군산의 근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는 이곳은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체험관,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5년 전국 공립 5대 박물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물관 1층에 들어서자 큰 등대가 눈길을 끈다. 어청도 등대를 3분의2 크기로 축소한 모형으로 이 등대는 1912년 3월 1일에 점등해서 오늘까지 고군산군도 앞바다를 비추고 있다. 국제 무역항으로서의 군산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해양물류역사관과 어린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우는 체험관도 조성돼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군산지역 독립운동가 74분을 기리기 위한 독립영웅관이 있고 유물 기증자를 위한 전시실이 있다. 3층에는 ‘1930년대 시간 여행’을 주제로 그 당시 군산에 있던 건물을 복원한 근대생활관이 인기다. 군산역, 영명학교, 야마구찌 술도매상, 형제고무신방, 홍풍행 잡화점 등 당시 군산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제일은행 군산출장소 출근부, 창씨개명 호적원부, 토지 목록, 지적도 원본 등 귀한 자료도 살펴볼 수 있다.

일제 수탈 흔적 건축물 곳곳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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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군산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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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미술관(옛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과 뒷쪽에 현재 북카페로 활용 중인 옛 미즈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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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용도나 기능을 확인할 수 없는 건축물이었으나 해방 이후 위락시설로 사용하다 2013년 보수ㆍ복원해 현재 예술전시공간으로 활용 중인 장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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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나오면 일제강점기 수탈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옛 군산세관 본관이 자리한다. 1908년 대한제국의 자금으로 건립된 건물이다. 서양식 단층 건물로 완공 당시 부속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헐리고 본관 건물만 남아 있다.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일제강점기 무역회사로 사용했던 옛 미즈상사 건물이 보였다. 일본인이 식료품과 잡화를 수입ㆍ판매했던 회사로 한때 은행 건물로 사용하다 해방 이후 검역소로 이용했다. 현재 복원해 북카페로 활용중이다. 이곳을 나오면 근대미술관으로 바뀐 옛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이 서 있다. 숫자 18은 은행설립인가 순서를 말한다. 일제강점기에 대부업을 하며 인천과 군산 등에 지점을 차려 성업했다고 한다. 일제의 조선 곡물 수탈을 상징하는 장미동 곡물 창고도 지금은 장미갤러리로 바뀌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1922년 설립된 은행 건물인 옛 조선은행군산지점은 경술국치를 추념하기 위한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바닷가 쪽으로 걸어가면 세계 최초의 함포 해전으로 기록되는 진포대첩의 현장에 전시된 육해공 퇴역 군장비가 눈에 들어온다. 근대 건축물 투어의 끝 코스는 일제 때 지어져 1969년부터 2005년까지 중화요리집 용문각으로 운영하다 탈바꿈한 군산화교역사관이다. 관광객 박광현(76)씨는 “화교 역사와 문화를 처음 접하고 중화요리집에서 자장면을 먹던 옛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군산 근대항 9곳을 모두 둘러보고 스탬프를 모으면 기념품도 준다. 시티투어 이용객은 무료입장 혜택이 있다.

시간여행마을 1930년대 가옥 즐비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배우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유명한 초원사진관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일제강점기 월명동에 조성된 일본식 가옥을 복원, 나라를 잃고 서러웠던 시대의 아픔을 되새길 목적으로 2012년 건립한 숙박체험관 여미랑. 5개동 28실 다다미방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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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군산시티투어버스 시간여행코스/ 강준구 기자

시간여행마을로 들어오면 골목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을 만난다. 전형적인 일본식 2층 목조 가옥으로 건립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신흥동 히로쓰가옥이 있다. ‘ㄱ’자 모양으로 붙은 건물이 두 채 있고 건물 사이로 일본식 정원이 있다. 영화 타짜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이 가옥이 있는 신흥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군산시내 유지와 부유층이 거주한 지역이라고 한다. 일본식 가옥을 체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인 여미랑은 하룻밤 숙소로 인기가 많다. 숙박 체험을 통해 당시 아픔을 되새기며 새로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다. 우리나라에 남은 유일한 일본식 절인 동국사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본식의 벚꽃 문양이 새겨진 기와를 볼 수 있으며 특히 전쟁을 사과하는 일본 불교의 참회문과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인상 깊다.

선유도 가는 길 굽이굽이 해안절경…

[저작권 한국일보]군산시티투어 시간여행마을 도보코스/ 강준구 기자

낭만적인 사진을 연출하고 싶다면 초원사진관도 좋다. 1998년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로 군산의 대표 관광명소로, 영화 속 옛날 시골 동네 사진관 분위기가 향수를 자극한다. 호남평야 지역 수탈의 역사적 증거로 일제강점기 식량 가격 및 유통량을 조절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와 1930년대 전북과 충남지역에 전력 공급을 위해 만든 남조선전기주식회사 건물도 볼 수 있으며 일제의 식민통치 정책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로에 자리한 이성당은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자점을 해방 직후 한국인이 인수해 지금껏 이어오는 빵집으로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다. 야채빵과 단팥빵이 유명하다. 정은화(58)씨는 “해설사의 유쾌하고 지루할 틈이 없는 소개와 역사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세세한 설명으로 즐거웠다”며 “빡빡한 일정 때문에 시간여행마을 전체를 둘러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 다음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꼭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5개 코스 매주 토ㆍ일요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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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군산시티투어버스 코스 1박2일 B코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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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군산시티투어버스 코스 1박2일 A코스/ 강준구 기자

군산관광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구도심의 시간여행마을이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준다면 고군산군도는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시간여행마을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도시 전체가 근현대사 야외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곳곳이 역사의 현장이고 그만큼 둘러볼 곳도 많다. 고군산군도는 천혜의 해상관광공원이다. 군산 시티투어버스는 5개 코스가 있다. 메인코스인 당일코스(고군산군도~시간여행마을)와 1박2일 2개 코스(연중 운영하는 금강여행~경암동철길마을~시간여행마을~월명동일원~고군산군도~새만금수산시장 코스와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하는 금강여행~경암동철길마을~시간여행마을~은파호수공원~새만금~고군산선상유람~섬여행~비응항), 시간여행코스(임피역~이영춘가옥~경암동철길마을~시간여행마을~수산물종합센터~채만식문학관), 군산-서천코스(근대역사박물관~호남관세박물관~근대건축관~부잔교~진포해양공원~서천국립해양생물자원관~서천국립생태원~서천한산모시관)다. 모든 코스는 시외버스터미널과 군산역에서 출발하고 다시 돌아온다. 이용요금은 5,000원이며 1박2일은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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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군산시티투어버스 군산~서천코스/ 강준구 기자

군산=글ㆍ사진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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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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