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풍광에 풍성한 즐길거리... 팔경도 모자라 이제는 구경 [박준규의 기차여행, 버스여행]

[여행]by 한국일보

기차타고 버스타고 단양 '뚜벅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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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은 수려한 자연 풍광으로 예부터 시인과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그렇다고 조용히 자연만 완상하는 풍경 여행지로 머물러 있는 건 아니다. 요즘 취향을 반영한 레저 체험시설이 곳곳에 들어섰고, 입맛을 사로잡는 지역 먹거리가 더해져 여행이 한층 풍성해졌다.


단양은 지역 소도시 치고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것이 쉬운 편이다. 청량리역에서 KTX이음을 타면 1시간 20분 만에 단양역에 도착한다. 단양역에서 농어촌버스가 평일 45회, 주말 43회 각 방면으로 운행한다. 단양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노선과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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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람만큼 시원한 풍경, 단양강잔도

단양역에 내리면 강 건너에 절벽을 이룬 아담한 산줄기가 이어지는데, 아랫부분에 목재 덱 산책로인 단양강잔도(단양 사람들은 이 구간 남한강을 단양강이라 부른다)가 설치돼 있다. 역에서 걸어 상진대교를 건너면 바로 잔도 입구다. 단양읍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상진1리(구군부대앞) 정류장에 내리도 된다. 강 위를 걷는 단양강잔도 전체 길이는 1.2km로 만천하스카이워크까지 연결된다. 발아래로 푸른 강물이 넘실대고, 시원한 강바람에 풍광까지 아름다우니 이만한 산책로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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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여행 종합선물세트 만천하스카이워크

만천하스카이워크(입장료 3,000원)는 전망대 집와이어 알파인코스터 슬라이드 모노레일 등을 갖춘 복합 레포츠 시설로 단양 여행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다. 매표소 옆 알파인코스터(1만5,000원)는 시속 40km 속도로 960m 숲속 레일을 이동하는 시설이다.


다른 체험은 전망대인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시작한다. 고갯마루에 위치한 스카이워크까지는 셔틀버스(무료)를 타고 오를 수도 있지만 모노레일(2,500원)로 느릿느릿 이동하며 단양강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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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강 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전망대로 나선형 통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 오르는 구조다. 꼭대기에 다다르면 구름 위를 걷는 듯 아찔한데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은 만천하를 굽어보듯 장쾌하다. 소백산 금수산 월악산 등 백두대간 산줄기가 우람하게 병풍을 두르고, 코앞에는 단양 읍내를 감싸 안은 채 굽이굽이 흘러가는 남한강 풍광이 압권이다.


내려갈 때 좀 더 스릴을 만끽하고 싶다면 만천하슬라이드(1만3,000원)나 집와이어(3만 원)를 추천한다. 슬라이드는 원통 미끄럼틀 속으로 들어가 매트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 내려오는 기구이며, 집와이어는 외줄에 몸을 맡긴 채 시속 50km 속도로 새처럼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험 시설이다. 단양터미널에서 만천하스카이워크 입구까지 ‘행복나드리’ 버스가 하루 6회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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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태풍과 사투, 시루섬의 슬픔과 기적

만천하스카이워크 입구에서 강변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 느림보강물길 5코스 수양개역사문화길이 이어진다. 도로 중간에 ‘시루섬의 기적’이라는 작은 안내판과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시루섬은 바로 앞 강 중간에 보이는 작은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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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가구 250여 명이 살던 시루섬은 1972년 8월 19일 태풍 베티의 영향으로 남한강이 범람하며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 불어나는 물을 피하기 위해 주민들은 섬에서 가장 높은 7m 높이의 물탱크에 올랐다. 청년들이 바깥에서 팔을 걸어 안전띠를 두른 뒤 안으로 노약자를 밀어 넣었고, 아이들은 어른 어깨 위로 올라섰다. 콩나물시루보다 더 빡빡한 압박에 새벽 1시경 돌을 지난 아기가 숨을 쉬지 못하고 엄마의 품속에서 목숨을 잃는 참극이 빚어졌다. 그러나 아이 엄마는 더 큰 사고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슬픔을 삼켜야 했다. 14시간의 사투 끝에 수많은 사람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시루섬의 기적’에는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깃들어 있다. 1985년 충주댐 완공으로 섬은 대부분 수몰되고 무인도로 됐다. 단양군은 일부만 남은 섬을 구름다리로 연결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 다누리아쿠아리움

남한강이 휘돌아가는 단양은 읍내 전체가 관광지나 마찬가지다. 읍내 중심 단양터미널 옆에 위치한 다누리아쿠아리움은 234종, 2만3,000여 마리 민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는 국내 최대 규모 민물고기 생태관이다.


입장하자마자 황갈색에 표범 무늬 반점이 독특한 한국쏘가리가 반갑게 맞이한다. 천연기념물 수조, 멸종위기종 수조에도 다양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터치풀수조에서는 직접 물고기의 감촉을 느낄 수 있고, 양서류 파충류와 남한강의 물속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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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팔경을 모티브로 제작한 여러 수조 중에서 하선암 수조에 전시된 1.6m짜리 메기가 눈길을 끈다. 쏘가리 강준치 끄리 초어 황어 누치 가물치 등이 사는 8m 높이의 석문 수조를 보면 마치 잠수함을 타고 강물 속을 탐험하는 착각이 든다. 남한강 생태도 함께 이해할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 즐기기 좋은 곳이다. 관람료는 성인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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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시장 구경이 빠지면 섭섭하다. 단양구경시장은 단양팔경만큼 구경거리가 풍성해 붙인 이름이다. 대표 특산물인 마늘을 활용한 다채로운 요리가 식욕을 돋운다. ‘단양토종마늘순대’ 식당의 마늘국밥과 마늘순대, ‘카페 인 단양’의 마늘라떼와 마늘아포가토는 단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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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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