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일본 소도시서 추억의 파노라마 찰칵
온천ㆍ미식ㆍ풍경 등 취향에 따라 선택지 다양해져
도쿄 북부 이바라키현의 히타치 해안공원은 가을이면 댑싸리의 일종인 코키아로 붉게 물든다. 이바라키현 제공. |
일본은 거리가 가깝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 등으로 꾸준하게 사랑받는 여행지다. 최근에는 저비용항공사가 다양한 지역에 취항하면서 ‘진짜 일본'을 즐길 수 있는 소도시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바라키, 일본 3대 정원 보고 500엔 버스 타고 도쿄로
도쿄 북부 이바라키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휴양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다. 그 동안 직항 노선이 없어 한국 관광객이 많지 않았으나, 지난 7월 31일부터 이스타항공이 취항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가이라쿠엔의 고분테이(好文亭) 3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이바라키현 제공. |
쓰쿠바산 명소인 쓰쿠바신사. 이바라키현 제공. |
이바라키현의 대표 관광지는 미토시에 위치한 가이라쿠엔 정원이다. 가나자와현의 ‘겐로쿠엔’, 오카야마현의 ‘고라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힌다. 가이라쿠엔은 소박한 일본 정원과 대비되는 광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정원에는 3,000그루의 매화와 진달래, 벚꽃을 심어 2~5월 내내 꽃 축제가 열린다. 정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미토번의 제9대 번주인 도쿠가와 나리아키의 별장으로 사용된 고분테이(好文亭)다. 특히 3층에서 바라보는 풍치가 일품이다. 가이라쿠엔 정원은 무료 입장이고 고분테이 입장료는 성인 200엔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쓰쿠바우주센터(JAXA)가 제격이다. 로켓과 인공위성, 우주복 등을 실물 모형으로 전시해 일본의 우주개발 역사를 볼 수 있다. 로켓광장에는 50여m의 H-Ⅱ로켓 모형도 전시하고 있다. 쓰쿠바역에서 버스로 약 1시간 거리의 쓰쿠바산(871m)은 이바라키현을 대표하는 트레킹 명산이다. 5개 코스는 각각 2km 정도로 1시간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산중턱의 쓰쿠바신사에는 수령 100년에 이르는 삼나무 거목이 볼거리다. 가을엔 관광용 로프웨이와 케이블카를 이용해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후지산과 도쿄스카이트리까지 보인다.
1991년 개원한 국영 히타치 해변공원은 이바라키현을 대표하는 자연 명소다. 특히 9~10월엔 댑싸리의 일종인 코키아가 공원을 환상적인 색감으로 물들인다. 가을 햇살이 파고든 검붉은 코키아 융단을 보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이 몰린다. 공원 인근에 유원지와 360도 파노라마를 자랑하는 대초원, 자전거 코스와 바비큐 시설까지 있어 자연 체험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공원 내 ‘기념의 숲 레스트하우스’ 카페에선 일본 유수의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바리스타가 내리는 최상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지역 특산품인 말린 고구마로 만든 타르트도 꼭 먹어 봐야 할 간식이다.
이바라키공항은 인천~이바라키 항공편을 이용해 이바라키현에 1박 이상 머무르는 여행객에게 내년 3월까지 렌터카를 48시간 동안 2,000엔에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500엔에 공항에서 도쿄역까지 가는 리무진 버스도 운행하고 있어 이바라키로 입국해 도쿄에서 출국하는 여행도 가능해졌다.
가족 구성에 따른 맞춤형 소도시 여행지
하나투어의 일본 소도시 여행 브랜드인 '리틀교토 가족여행'은 가족 구성에 따라 맞춤형 여행을 제시한다. 딸과 엄마가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 중인 가족에겐 음식과 힐링의 요소를 두루 갖춘 호쿠리쿠 지방을 추천한다. 호쿠리쿠는 동해와 접한 니가타, 도야마, 이시카와, 후쿠이현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일본의 알프스로 일컫는 알펜루트와 쿠로베협곡을 둘러보고, 게로 온천지역에서 온천을 할 수 있다. 기후현의 다카야마는 옛 교토의 모습과 독자적인 문화를 간직한 소도시다. 찻집과 갤러리, 수공예품 상점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일본 ‘3대 와규’의 하나인 히다규와 만두, 당고 등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다카야마의 자랑이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여행지다.
아오모리현 네부타마을. 하나투어 제공 |
다양한 연령대의 대가족이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자연 속에서 휴식할 수 있는 아오모리가 제격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시라카미 산지’를 품고 있다. 인근 소도시 히로사키는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져 도호쿠의 교토로 불린다. 에도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히로사키성과 사무라이 가옥, 그리고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서양식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다. 대자연 속 여유와 소도시 특유의 전통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예술의 섬으로 알려진 가가와현 나오시마. 하나투어 제공 |
가가와현 쇼즈 엔젤로드. 하나투어 제공 |
자매가 함께 일본 여행을 계획한다면 예술 감성을 자극할 가가와현의 다카마쓰와 고토히라를 추천한다. ‘예술의 섬’으로 주목받는 나오시마도 함께 둘러 볼 수 있다. 특히 고토히라는 흔히 기대하는 '일본 감성'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소도시다. 작은 역은 옛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고, 가마꾼이 직접 드는 가마를 탈 볼 수도 있다.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에서 우동을 직접 만들어 한 끼 식사를 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현대 예술작품으로 가득한 나오시마 섬 여행까지 마치고 나면, 카메라에는 어느새 ‘인생샷’이 가득 남는다.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