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아리랑에 어깨춤... 진돗개 묘기에 감탄사 연발
‘남도한바퀴’ 관광버스로 보물섬 진도 여행
진도개테마파크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진돗개 한 마리가 장애물을 넘고 있다. ⓒ박준규 |
보배로운 섬 진도(珍島)는 이름처럼 운림산방, 진도개테마파크, 진도향토문화회관, 국립진도자연휴양림, 진도관광유람선 등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그러나 거리가 멀어 직접 운전해서 가기는 부담스럽다. 전라남도에서 운영하는 ‘남도한바퀴’ 관광전용버스를 이용하면 편안하게 진도의 명소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첫 목적지는 운림산방. 조선시대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1808~1893)이 말년에 여생을 보냈던 화실이다. 운림은 수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진 산골에 아침저녁마다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숲을 이룬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첨찰산을 배경으로 백일홍이 어우러진 연못과 정원이 등장해 낯설지 않다.
첨찰산을 배경으로 아늑하게 자리 잡은 운림산방. ⓒ박준규 |
운림산방의 전시실 내부. 남종화의 대가 허련과 그 맥을 잇는 제자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박준규 |
운림산방에 전시된 남농 허건의 삼송(1977년). 왼쪽 백송은 평범한 사람, 가운데 적송은 부족함 없이 잘 살다가 한풀 꺾인 사람, 오른쪽 해송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을 표현했다고 한다. ⓒ박준규 |
소치의 화맥(畫脈)은 200여 년 동안 5대에 걸쳐 9인으로 이어졌다. 현재도 후손들에 의해 그 맥을 잇고 있으니 살아있는 미술관이다. 운림산방 전시관에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2,000원.
진도의 자랑 진도개테마파크(’진돗개‘가 올바른 표기지만, 진도에서는 ’진도개‘를 고집한다)의 공연을 빼면 아쉽다. 장애물을 뛰어넘고, 시속 40~50㎞로 질주하는 경주, 그림그리기, 줄넘기 등의 공연에 감탄사가 쏟아진다. 주인이 지시하는 물건을 냉장고를 열어 찾아오는 교감도 인상적이다. 진도개 공연은 주중 오전 10시와 오후 3시 열리며, 주말에는 오후 1시 공연이 추가된다.
진도개테마파크에서 열리는 진돗개 경주. ⓒ박준규 |
진도개테마파크에서 진돗개 한 마리가 그림그리기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박준규 |
진도토요민속여행의 진도북놀이 공연. 힘찬 북소리에 남성적인 춤사위와 섬세함이 조화를 이룬다. ⓒ박준규 |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진도토요민속여행'이 진행된다. 진도아리랑을 비롯한 흥겨운 민요와 무형문화재인 ’진도북놀이‘ 공연에 관객들 모두 어깨춤을 들썩인다.
진도관광유람선을 이용하면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사군도의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가사는 승려가 입는 법의를 의미한다. 진도 지산면 지력산 남쪽 동백사에서 수도하던 노승이 수평선 너머 은빛 노을과 새떼가 어우러진 풍경에 취해 옷을 입은 채 새떼를 쫓았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지명이다. 가사도, 장산도, 하의도, 상태도 등의 섬 이름도 이 전설과 관련이 있다.
유람선은 쉬미항을 출항해 저도, 광대도, 송도, 혈도, 주지도,양덕도, 방구도을 돌아온다.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진도군 문화관광해설사가 동승해 재미있는 해설이 곁들여진다.
쉬미항을 출항하는 진도관광유람선. ⓒ박준규 |
상투섬 혹은 손가락섬으로 불리는 주지도. ⓒ박준규 |
발가락 모양의 양덕도. ⓒ박준규 |
암사자 모양으로 보이는 광대도. ⓒ박준규 |
3개의 작은 섬으로 구성된 방구도. ⓒ박준규 |
섬마다 기암괴석이 동물의 형상을 띠고 있어 진도유람선 관광은 ’동물섬투어‘라 부르기도 한다. 광대도는 사자 한 마리가 앉아 하품하는 것 같은데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 가사도로 갈 때는 수사자였다가 쉬미항으로 돌아올 때는 암사자처럼 보인다. 섬 전체가 소나무로 덮인 혈도는 지형이 활처럼 구부러져 활목섬, 오랜 세월 거센 파도에 구멍이 뻥 뚫려 있어 공도라고도 부른다. 주지도는 섬 중앙에 바위가 봉긋하게 솟아 상투섬 또는 손가락섬이라고 부른다. 발가락 모양의 양덕도와 쌍을 이룬다.
마지막으로 스치는 방구도는 상·중·하 3개의 섬으로서 구성된다. 파도가 칠 때마다 상방구도 하단의 해식동굴에서 방귀소리가 나서 붙은 이름이다. 중방구도의 악어바위가 이채롭다. 유람선 승선료는 2만5,000원이다. 오후 1시20분 출항이 기본이지만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061-543-0300로 미리 확인할 것을 권한다.
바다와 숲, 섬이 어우러진 진도자연휴양림. ⓒ박준규 |
국립진도자연휴양림에서 연결되는 진도미르길 4구간. ⓒ박준규 |
진도의 숙박 장소로 국립진도자연휴양림을 추천한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잔잔한 섬 풍경, 울창한 수목이 어우러진 곳이다. 운동 삼아 진도미르길 4구간(굴포트레킹길)을 걸어도 좋다. 바다를 낀 오솔길이 용이 승천을 준비하는 형상이라 명명된 걷기길이다.
광주에서 전남 22개 지자체로 운행하는 ‘남도한바퀴’ 관광버스. ⓒ박준규 |
'남도한바퀴' 관광버스 여행 팁
‘남도한바퀴’는 광주에서 전남 22개 시·군으로 운행하는 관광전용버스다. 차가 없어도 전남의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진도는 매주 토·일요일 2개 코스를 운행한다. 서울 용산역에서 오전 6시31분 출발하는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내리면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①진도향토여행(토요일 운행) 코스
광주 유스퀘어(08:10)~광주송정역(08:30)~진도 운림산방과 첨찰산둘레길~진도향토문화거리(중식)~진도개테마파크~진도토요민속여행~녹진관광지~광주송정역(18:00)~광주 유스퀘어(18:25). 2만4,900원, 식사와 입장료 별도.
②진도 아름다운 섬 여행(일요일 운행) 코스
광주 유스퀘어(08:20)~광주송정역(08:50)~국립진도자연휴양림&진도미르길~남도진성~서망항(중식)~진도관광유람선~광주송정역(18:50)~광주 유스퀘어(19:15). 4만4,900원. 식사와 입장료 별도.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