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만듦새를 갖춘 플래그십, 기아 더 K9

[테크]by 한국일보
좋은 만듦새를 갖춘 플래그십,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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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K9를 경험했을 때를 돌이켜 보면 참 좋은 요소들을 한 곳에 모아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이나 감성적인 부분, 드라이빙의 쾌감 그런 수치적으로 구현되지 않는 것은 모두 제외하더라도 차체, 엔진, 변속기, 소재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명시할 수 있는 요소들은 분명 여느 플래그십 세단과 직접 경쟁을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었다.


2018년, 새로운 모습으로 만난 더 K9은 어떤 모습일까?

웅장함, 그리고 거대한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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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세단이라고 한다면 역시 거대한 체격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K9는 이를 명확히 드러낸다. 5,12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1,915mm의 전폭 그리고 1,490mm의 전고는 여느 플래그십 세단들과 비교를 해도 부족함이 업는 모습이다. 게다가 휠베이스는 3,105mm에 이르며 AWD 시스템을 얹으며 공차 중량은 2,085kg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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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K9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웅장하고 거대하다


거대한 차체에 큼직한 디자인 요소들이 적용되어 클래식하면서도 웅대한 모습이다. 자칫 올드한 느낌을 줄 수 있을 수도 있었지만 기아 고유의 디테일을 더하며 노년층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한 모습이다.


전면은 우람한 이미지가 잘 드러난다. 거대한 프론트 그릴과 날렵하면서도 미래적인 디테일의 헤드라이트, 그리고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가 적용된 전면 범퍼를 더하면서 거구의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여기에 완만한 라인을 더해 볼륨감을 강조한 보닛 역시 좋은 디자인 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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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인적으로는 어딘가 아쉬움이 든다. 사실 기아의 K 시리즈, 그리고 최근에 데뷔한 스팅어는 모두 젊고 감각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초대 K9 역시 젊은 감성을 강조하며 BMW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더 K9은 자신의 스타일보다는 보편적으로 돌아선 ‘타협’의 디자인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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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의 디자인은 긴 전장과 휠베이스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볼륨이 돋보이는 차체 라인에는 추가적인 라인을 더하면서 더욱 길어 보이는 효과를 추구했다. 네 바퀴에는 화려한 스포크 디자인이 돋보이는 알로이 휠이 더해졌고 도어 패널 하단의 크롬 가니시 역시 긴 자체를 한껏 강조하며 차량의 성격을 드러낸다.


후면 디자인은 헤드라이트와 비슷한 디테일을 가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로 차량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보수적지만 균형감을 갖춘 트렁크 디자인을 적용해 플래그십의 여유를 드러냈다. 하지만 기아, 그리고 K만의 디자인이 확실히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로운 공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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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K9의 실내 공간은 고급스럽고 또 여유롭다. 랩어라운드 방식의 디자인과 곡선을 더한 대시보드의 구성으로 프리미엄 세단의 감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역시 소재에 대한 부분이다. 가죽과 우드,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탑승자로 하여금 만족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한 모습이다.


물론 센터페시아나 대시보드를 보고 있자면 거대한 공간을 100%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은 구성이 느껴지는 편이지만 어쩌면 그런 디자인이 실내 공간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하는 반전의 트릭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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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상단에는 BMW에서 가져온 것 같은 팝업 스타일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자리한다. 기능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부분이다. 여기에 센터페시아의 각 부분에 맞춰 알맞게 배치된 각종 버튼 및 다이얼 들은 모두 고급스럽게 다듬어져 사용 시에 만족감이 정말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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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론이 없다. 넉넉한 휠베이스, 거대한 체격 덕에 탑승자의 체형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한다. 게다가 고급스러운 가죽을 씌운 시트는 안락함은 물론이고 주행 모드에 따라 운전자의 몸을 조금 더 견고하게 잡아주는 센스까지 갖추고 있으니 미워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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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를 위한 2열 공간도 마찬가지다.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은 물론이고 2열 시트 조절 기능과 2열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춰져 장거리 주행은 물론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탑승감을 제시할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기준으로 보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다만 차양막이 수동 조작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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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세단은 차량 내에 다양한 기술과 장치를 더하기 때문에 되려 적재 공간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더 K9 역시 비슷하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470L에 이르는 적재 공간으로 일상적인 활용성을 보장하며 트렁크 게이트의 크기도 큼직하여 부피가 큰 짐도 쉽게 적재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370마력을 내는 V6 터보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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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K9은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70마력을 내는 V6 3.3L 람다 2 터보 GDI 엔진이 자리한다. 출력은 물론이고 52.0kg.m에 이르는 토크까지 갖추고 있어 만족스러운 주행을 예고한다. 참고로 이 엔진은 스팅어 V6 터보 사양과 G70 등에도 적용된 엔진이다.


여기에 8단 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거쳐 노면으로 출력을 전한다. 이를 통해 복합 기준 8.1km/L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7.0km/L와 10.1km/L을 달성했다. 아무래도 2톤을 훌쩍 넘기는 육중한 공차중량의 영향이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풍부한 주행 감성, 그러나 공허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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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체격을 뽐내는 더 K9의 독특한 컬러를 보고 있으니 초대 K9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당시를 기준으로 브랜드를 제외하고, 차량과 주행, 그리고 실내 공간이 선사하는 감성을 제외하고 본다면 최고의 세단이라 해도 무방한 K9이 또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어쩌면 설렜을지도 모른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거대한 공간이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는 것이 보인다. 랩어라운드 기법이나 곡선의 대시보드 구성을 통해 고급스러운 감성을 연출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다시 한 번 ‘어느 부분이 K 시리즈의 혈통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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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건 후 플래그십 세단의 정숙함에 만족하며 기어 레버를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기 전, 주행 모드를 바꾸니 모드에 따라 계기판의 테마가 변화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스포츠 모드에서는 시트 사이드에 힘을 줘 탑승자의 몸을 잡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쨌든 370마력과 52.0kg.m의 토크는 2톤이 넘는 플래그십 세단에게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제시한다. 낮은 RPM부터 풍부한 토크가 전해지는 만큼 더 K9은 단 번에 속도를 높여 원하는 만큼 달리고 또 가속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정숙성 부분에서도 탁월해 한껏 출력을 발산해도 탑승자의 귀는 심심하게 느껴진다. 참고로 8단 변속기는 주행 중에 아무런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여유로운 변속을 과시하며 주행의 한 부분으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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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D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 무게감이 느껴지거나 답답한 건 아니다. 되려 고급스럽게, 다양한 소재를 절묘하게 활용한 스티어링 휠을 쥐고 흔드는 것도 제법 즐겁게 느껴졌다. 물론 이러한 조향에 따라 제법 능숙하게 움직이는 차체와 하체는 역시 플래그십 세단에 들어가는 정성이나 소재의 우수성은 분명함을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차량의 무게가 상당한 편이라 출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브레이크 시스템이 더해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있게 차량을 세울 수 있었다. 다만 그 지속성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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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이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차량은 경쾌한 드라이빙의 매력을 느끼긴 어렵지만 그 무게감과 존재감을 과시하는 드라이빙으로 또 다른 매력을 전한다. 무언가 더 K9만의 강점이라고 언급할 수 있는 명확한 성격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노면의 충격을 훌륭하게 걸러주고 또 탑승자를 보다 쾌적하게 하는 하체의 조율을 통해서 도로 위 다른 차량들 그 이상의 가치를 제시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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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승을 하며 더 K9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유로 36분 동안 총 49.8km를 달린 더 K9은 공인 연비는 물론이고 10.1km/L의 고속 연비까지 크게 앞지르는 14.3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하며 2톤이 넘고, 370마력을 내는 프리미엄 세단으로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기록했다. 터보 엔진과 8단 변속기의 성과라고 하지만 공인 연비를 크게 웃도는 수치는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1. 좋은점: 완성도 높은, 그리고 다양한 기술을 담은 합리적인 플래그십
  2. 아쉬운점: K 시리즈 만의 확실한 어필 포인트가 없는 존재감

잘 만든 더 K9, 그 이상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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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K9는 정말 잘 만든 차량이었다. 차체나 엔진, 브레이크는 물론이고 다양한 안전 사양도 돋보였다. 하지만 초대 K9이 그랬던 것처럼 기아 K 시리즈, 기아 플래그십만의 어필 포인트가 존재하지 않은 '하나의 기술 시연장'과 같은 차량처럼 느껴졌다. 다시 말하지만 만듦새와 차량에 적용된 기술, 장치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동안 기아차가 K 시리즈를 통해 선 보인 것이 무색무취의 매력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2018.07.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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