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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똑똑, 뉴구세요?

‘권력지향형’ 둘째언니 장혜영, 정의당을 확 뒤집어놓을까

by한국일보

대학 자퇴한 30대 장 당선인, 혁신위원장 인선


“정의당 혁신이란 ‘정의’를 다시 규정하는 일”

한국일보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 위원장이 올해 2월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비례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학 자퇴생, 유튜버, 다큐멘터리 감독, 장애인 동생과 사는 둘째 언니, 장애인 인권운동가, 30대 여성.


진보진영의 거물급 정치인 심상정 당 대표 대신 정의당의 전면에 설 장혜영(33) 비례대표 당선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입니다. 4ㆍ15 총선에서 정당 지지율 9.67%, 지역구 1석 포함 총 6석 확보라는 기대 이하 성적표에 ‘전략 실패’ ‘낡고 노쇠한 정당’ 등의 평가가 쏟아지자 위기의 정의당은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회를 띄우며 그를 만장일치로 위원장으로 선출했는데요.


장 위원장은 사실 ‘운동장 밖’의 인물입니다.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딘 것도 지난해 10월 정의당의 영입 인재로 입당하면서죠. 아직 국회의원 배지도 달지 않은 당선인 신분의 장 위원장은 과연 길게는 20년 진보정치, 짧게는 7년의 정의당의 이후 생존과 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SKY 자퇴생에서 감독, 정치인까지

한국일보

히딩크 감독의 팬인 혜정(왼쪽)씨는 영화에서 “네덜란드, 네덜란드” 노래를 부른다. 자매는 드디어 네덜란드 여행을 다녀왔다. 동생이 17년 동안 살았던 야산 꼭대기의 빨간 벽돌 건물을 세상의 전부라고 여길까 봐 장혜영 감독은 틈 나면 함께 여행을 한다. 사진은 ‘어른이 되면’의 한 장면. 시네마달 제공

장 위원장이 처음 주목 받은 시점은 2011년 ‘공개 이별 선언문’이라는 대자보를 써 붙이고 연세대를 자퇴하면서입니다. “여러분 학교를 사랑하십니까. 아니라면 왜 굳이 여기에 있습니까” 는 말을 남기며 명문대를 떠난 장 위원장은 당시 비슷한 이유로 자퇴한 서울대ㆍ고려대 학생과 함께 ‘SKY 자퇴생’으로 불리며 사회에 적지 않은 울림을 줬어요.


세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난 장 위원장은 이후 산골에 있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지내던 동생의 자립과 동거기를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이 되면’과 유튜브 영상, 책 등으로 만들어 사회에 ‘장애인 탈시설’의 화두를 던지는 등 새로운 영역에 끊임없이 도전했어요. 스스로를 “모든 성이 평등하다고 믿는 페미니스트”라고도 밝혔죠.


정의당에 입당하면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생각 많은 둘째언니’를 통해 이 소식을 알렸는데요. 정치권에서는 보통 외부 인사를 영입할 때 국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지만, 장 위원장은 “제 방식대로 하겠다”면서 유튜브 방송을 선택했습니다.


4ㆍ15 총선 청년선거대책본부장이던 3월에는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에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타협이 아니라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한다”면서 당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어요.

“정의당이 다시 희망의 ‘이름’ 되도록”

한국일보

정의당 류호정(오른쪽부터), 장혜영 당선인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21대 국회 의원 당선자 교육워크숍’에서 심상정 대표가 당선인들을 위해 준비한 노란색 셔츠를 입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당 쇄신은 물론 진보의 어젠다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짊어질 장 위원장은 24일 혁신위 첫 회의에서 “정의당의 혁신이란 어쩌면 정의가 무엇인지를 다시 규정하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정의당의 이름이 다시금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죠. 장 위원장을 비롯해 15명의 혁신위원들은 이제부터 새 지도부 출범을 위한 혁신안을 만들게 됩니다.


장 위원장은 앞서 정계에 입문하는 배경을 밝히며 자신을 ‘권력지향형 둘째언니’로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유튜브에서 “대답 없는 정치에 지쳤기에 국회의원이 되려 한다. 정확하게 권력을 읽고 그것을 좋은 방식으로 쓰겠다”고 포부를 알렸습니다. 당선 이후로는 유튜브 채널의 이름을 ‘장혜영’으로 바꾸기도 했죠. 정치인 장혜영으로의 새로운 시작을 강조한다는 의미였는데요. 이제부터 시작되는 21대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장혜영의 여정, 앞으로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